영화 '어쩔 수가 없다'가 어려워? 5명의 캐릭터 해석만 보면 끝!
영화 '어쩔 수가 없다'가 어렵다는 이들을 위해 시네필들이 내놓은 캐릭터 해석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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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박찬욱 감독의 힘을 입증 중인 영화 <어쩔 수가 없다>가 개봉 일주일만에 123만 관객을 돌파하며 스산했던 극장가를 북적이게 만들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에 명배우들까지 합세한 이 영화를 하루라도 빨리 보겠다고 모인 관객들은 특유의 미장센과 스토리의 힘에 끌리지만 해석이 다소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현 시대를 거울처럼 비춘 사회적 메시지와 이를 끌고가는 세련된 블랙 코미디, 여전한 미장센에 박수를 보내는 관객이 적지 않지만, 전 작 보다 더 많아진 스토리 레이어와 캐릭터 해석이 어렵다는 관객도 다수 다. 이를 위해 해석을 내놓은 시네필들의 ‘썰’을 모았다.
(이하에는 영화 내용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수가 노리는 모든 캐릭터는 만수다
」
영화의 주인공인 만수(이병헌)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 제거해야 할 인물들로 구범모(이성민), 고시조(차승원), 최선출(박희순)을 지목한다. 만수는 엉뚱하고 논리에 맞지 않는 이상한 신념아래 그들을 없애면 자신이 직장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스스로를 세뇌한 뒤 이들을 제거해 간다. 하지만 각 인물의 이야기를 짚어가는 과정에서 이들은 모두 만수와 묘하게 겹쳐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시네필들은 이들이 단지 만수와 같은 업을 하는 직장인들이 아닌 만수의 또다른 자아라는 흥미로우면서도 설득력있는 해석을 내놓았다.
구범모
」

만수가 처음 제거하려 하는 인물이자, 가장 제거하기 힘들어하고 오래 걸렸던 인물. 허술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강한 캐릭터로 나타난다. 그는 만수에게 있어 가장 원초적이고 순박한 자아의 투영으로 비춰지며, 아직 생존 경쟁에 완전히 물들지 않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만수는 그를 제거함으로써 자신에게 남아 있던 마지막 인간적 연민과 본질적 선함마저 지워버린다. 이는 그가 스스로의 내면을 더욱 잔혹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출발점이 된다.
고시조
」
고시조는 외적으로 세련된 이미지와 교양적 취향을 드러내며 만수의 또 다른 욕망을 대변한다. 첼로나 분재처럼 표피적이고 장식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그는, 만수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경멸하는 ‘사회적 자아’의 얼굴이다. 만수가 그를 제거하는 과정은 구범모때와 달리 빠르게 진행된다. 결국 허울뿐인 이상과 공허한 욕망을 벗어 던지는 것은 생존의 문제를 앞에 둔 만수가 가장 버리기 쉬운 자아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선출
」
만수의 제거 대상인 세 인물 중 가장 힘있는 존재로 조직 내 권력과 지위를 쥔 인물이다. 그는 만수가 미래에 도달하고자 했던 권력적 자아로서 형상화된다. 또한 동시에 본능적으로 가장 두려워하는 또 다른 자신과 미리가 싫어하는 모습을 닮아 있기도 하다. 최선출을 제거하려는 과정에서 만수는 자신의 욕망의 끝자락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이 둘의 대립은 생존을 위해 타인을 죽이는 행위가 곧 자기 내부의 욕망을 파괴하는 과정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결론을 보여준다.
미리
」
만수의 아내인 미리는 가정을 지지하는 기둥 같은 인물이다. 극 전반에서 만수의 행동의 동기임과 동시에, 그의 무너져가는 정체성을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만수와 달리, 생존의 위기를 받을 때도 감정적으로 무너지기보다 현실적인 방법을 찾고 가정의 안정감을 유지하려 한다. 불안정한 만수와 대비되는 안정성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거듭되는 남편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쌓이지만, 결국에는 가족의 존속을 택하는 캐릭터로 그녀 역시 ‘어쩔 수가 없는’ 선택을 하는 인물로 비춰진다.
리원
」
영화의 원작 소설 <액스(The Axe)>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영화에서는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딸 리원은 내용과 정서를 암시하는 가장 중요한 인물. 단편적인 단어로만 말하고, 첼로를 연주하지만 부모에게는 절대 들려주지 않는 소통이 단절된 세대를 상징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극 중 리원이 내뱉는 “뿌리부터 썩어버렸어”라는 대사는 가정의 균열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대사로 회자된다. 리원은 만수의 가정이 무너지고 있음을 드러내는 무의식적 목소리이자, 만수가 되돌릴 수 없는 단절을 형상화하는 캐릭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Credit
- 사진/ 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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