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E
CUT

하지만 첫 번째 도전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 과감함이 한 꼬집 부족한 탓으로 옆머리 양을 적게 냈더니 “앞머리 기르는 중?”이라는 질문을 받기 일쑤. 눈썹을 다듬으러 간 숍에서 층을 낸 옆머리까지 앞으로 끌어와 헤어롤을 말아주는 순간엔 실패를 직감했다. 그렇게 쓰라린 경험을 토대로 대담함을 더한 재도전은 나름 성공적. 전문가들은 히메 커트의 성공 여부는 옆머리 기장과 무게감에 의해 결정된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에디터처럼 좌절을 맛보고 싶지 않다면 얼굴형에 맞는 길이와 양을 찾는 게 먼저다.
동그랗고 넓은 얼굴형을 가졌다면 옆머리를 턱선에 맞추고 머리숱은 많지 않게 연출한다. 달걀형으로 입체감 있어 보이는 착시 효과를 줄 수 있다. 긴 얼굴은 특히 길이가 중요한데, 커트 라인이 너무 짧아지면 얼굴이 더욱 길어 보이기 때문. 입꼬리에 맞추거나 그보다 조금 짧게 자르는 것이 좋다. 시선을 중간에서 끊어주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단, 턱이 길다면 아랫입술과 턱선 중간이 적당하다. “긴 얼굴은 앞머리로 이마를 가려주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어요. 단, 풀 뱅은 이미지가 강해 보일 수 있으니 옆 커트 라인을 C컬로 살짝 말아주세요. 부드러운 인상은 물론 얼굴이 작아 보이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답니다.” 순수 청담 헤어 아티스트 순이의 조언. 또 모발의 양이 많을 경우 얼굴 폭이 좁아 보여 단점을 부각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얼굴에 각이 많다면? 히메 커트를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지만, 그럼에도 도전하고 싶다면 턱선보다 살짝 밑으로 잘라줄 것. 더불어 모발의 양을 줄이고 가볍게 층을 내는 것이 좋다. 위드뷰티살롱 헤어 아티스트 효정은 단발머리라면 두께감이 넓지 않도록 조절하고 길이는 위의 설명보다 짧게 연출하라고 전한다.
히메 커트는 뒷머리와 기장 차이가 클수록 매력이 부각된다. 또 옆머리를 층 없이 무겁게 잘라주는 것이 포인트다. “단발머리 특유의 앳되고 소녀스러운 감성과 긴 머리가 주는 여성스러움, 또 원렝스 커트의 시크함까지 동시에 가지고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헤어 아티스트 순이의 설명. 하지만 관리하기에는 난이도가 꽤 높은 편이다. 귀밑 머리가 잘 뻗치기도 하고 옆 라인을 지속적으로 커트해야 하기 때문. 또 윤기가 흐르는 스트레이트 헤어로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해 꾸준한 트리트먼트 역시 놓쳐서는 안 된다. 참고로 에디터는 두 번의 히메 커트 도전 후 관리가 쉽지 않아 옆머리를 기르는 중이다.
최근에는 히메 커트 역시 진화하고 있다. 좌우의 양과 길이를 다르게 자르거나 여러 층을 내는 스타일로 변형되는 중. 우선 헤어 아티스트 최고는 좌우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도 좋다고 전한다. 또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층을 내어 내추럴하게 연출하는 것도 추천한다. “MZ세대에게 크게 유행하고 있는 투 톤 염색을 접목시켜도 특별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어요. 앞머리와 사이드 블록에 포인트 컬러로 블리치를 넣거나 투 톤으로 나눠 컬러를 입히면 개성 강한 룩을 선보일 수 있죠.” 헤어 아티스트 순이의 말.
이제 젠지세대에게 유행을 좇는 것은 유행이 아니다. 히메 커트 역시 자로 잰 듯 똑같은 스타일은 어울리지 않는 법. 유행에 관계 없이 하고 싶은 대로 자신만의 개성을 더한다면 장발과 단발의 장점을 동시에 누리면서 단점은 보완하는, ‘얼태기’ 따위 없는 최적의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