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뷰티 신 풍경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Beauty

코로나가 바꾼 뷰티 신 풍경

전염병이 덮친 세상 속 뷰티 뉴노멀.

BAZAAR BY BAZAAR 2021.03.09
 
 

PREVIEW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On-Tact)
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모두를 지키는 거리두기는 뷰티 시장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고객과의 멀어진 거리를 좁히기 위해 브랜드는 생존전략을 고심했고, 집으로 화장품이 배달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코로나 이전부터 즉시 배송을 선보이던 올리브영은 고객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3시간 내 당일 배송을 넘어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제품을 수령할 수 있다. 로라 메르시에는 백화점 방문이 쉽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 서울 백화점에 한해 홈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행했다. 가까운 매장으로 전화 주문을 한 후 안내 받은 계좌로 입금하면 오마이걸 아린이가 바른 진저 블러셔가 집 앞으로 배송된다. 일시적으로 운영되긴 했으나 언제든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브랜드는 전한다. 데싱디바도 서울 한정 당일 배송 서비스의 호응이 좋아 전국 당일 배송을 고려 중이다.
 
로드숍 중에는 늦은 출발이지만, 아리따움 역시 작년 12월부터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몰과 모바일앱에서 주문하면 낮과 밤으로 나뉘어 4시간 내에 제품을 손안에 넣을 수 있다. 그 밖에도 랄라블라는 요기요, 토니모리는 배달의 민족과 손잡고 신속 배달을 목표로 고객을 만난다. 작년 6월에 오픈한 비대면 매장 아모레스토어는 앞으로 나아갈 뷰티 스토어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QR코드로 제품 설명을 확인하고 AR로 메이크업을 체험하며 매장과 상품을 ‘도슨트 서비스’로 안내받을 수 있다. 랑콤과 러쉬는 한 발 더 나아가 가상 공간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는데, VR 기술로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리얼하게 재현했으며 ‘디지털 피부 진단 체험’, ‘제품 구매’를 가능케 했다. 반응이 뜨거워 랑콤은 3월 중 새로운 가상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글로벌 뷰티 트렌드 구독 회사인 뷰티 스트림스의 한국 대표 진정임은
 
온라인 세상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확장되어왔지만, 오프라인 세계가 멈춰버린 틈을 타 발전 속도가 가속화되었죠.
 
라고 말한다. 이러한 변화에 에디터들도 색다른 경험을 마주하고 있다. 얼마 전, 구찌 뷰티가 진행한 뷰티 클래스를 회의실에 다 같이 모여 참석했다. 민낯으로 모니터를 마주하고 설명에 이끌려 메이크업을 하고 있자니 열심히 온라인 강의를 듣던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채팅 창에 질문을 남기면 메이크업 아티스트 토마스 드 클루이버가 실시간으로 답변을 해주었는데 비행기로 반나절이 넘게 걸리는 거리가 무색하게 느껴졌다.
 
커다란 홀에서 디너를 먹으며 진행되던 신제품 론칭 행사는 이제 집에서 라면을 먹으면서도 즐길 수 있다. 입생로랑은 SSG닷컴 ‘쓱라이브’를 통해 마블 팩트를 최초 공개했으며, AHC는 ‘유스 래스팅 리얼 아이크림 포 페이스’의 론칭 이벤트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브랜드 앰배서더인 김혜수, 오연서, 조보아와의 랜선 인터뷰는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인-코스메틱스 등 화장품 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전시회도 온택트로 전환되고 있다.
 
나아가 실시간 방송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일명 ‘라방’은 이제 브랜드의 필수 마켓으로 떠올랐다. 매장을 방문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방문해도 테스트를 해볼 수 없으니 써보고 느끼는 리얼한 사용감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라이브 방송이 온택트 소비의 창구가 된 것.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거대 쇼핑 플랫폼은 물론 11번가,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시코르와 올리브영 등도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립’이라는 국내 첫 라이브 커머스 앱도 부상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홈쇼핑과 비슷해 보이지만, 양방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MZ세대를 제대로 겨냥했다. 전문가들은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지 않고도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VR과 AI 등의 기술력이 온라인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
 
 
클린 뷰티, 대세 뷰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친환경 트렌드도 강화되었다. 이유는? 온라인 마켓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진실성과 신뢰, 윤리성 등이 주요 가치로 자리 잡은 것. 성분의 안전성과 투명성은 지금보다 훨씬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연히 누리는 것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속가능성이 피부 깊이 와 닿게 되었다.
 
와인피부과 전문의 김홍석은
 
과거에는 피부에 유해하지 않은 안전한 성분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환경까지 생각하는 친환경 패키지, 동물실험 배제, 공정무역 등 폭넓은 개념의 클린 뷰티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제품의 기획, 제조, 폐기의 전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에 힘쓰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죠.
 
라고 전한다. 뷰티 스트림스에서 주최한 오픈스트림스(글로벌 뷰티 인더스트리 서밋)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관계자 4백 명 중 73%가 지속가능성을 우선시 해야 하는 과제로 꼽았다. 이러한 의식 변화는 실제 ‘가치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셀렉트 숍 29CM에서 주최한 뷰티 어워즈에서 비건, 친환경 패키지, 자연 유래 원료 등을 내건 브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올리브영은 클린 뷰티를 주력 카테고리로 선점, 매장에 신설한 클린 뷰티 코너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클린 뷰티’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 전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에게 잔인한 슈퍼 바이러스는 지구 환경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이 팔린 스킨케어, 적게 팔린 메이크업
모든 것이 달라졌다. 코로나19로 화장품 주가에도 일명 ‘쪽박주’와 ‘대박주’가 갈렸는데 매번 대박을 치던 메이크업이 스킨케어에게 자리를 내주는 기이 현상이 일어났다. 인사이트 컨설팅 회사 칸타코리아 조사 결과, 15~34세의 메이크업 제품 구매액은 전년(2019년 1~9월) 대비 22% 감소한 반면 스킨케어는 9% 상승했다. 매년 뷰티 트렌드를 예측하는 피부과 전문의 김홍석 역시
 
오픈서베이 리포트에 따르면 2040 여성들의 스킨케어 이용 개수는 그대로인 반면 메이크업은 베이스와 색조 모두 개수가 줄었습니다.
 
라고 전한다. 그중에서도 립과 블러셔는 사용률이 가장 크게 떨어졌다. 나름 선방한 분야도 있다. 화상 통화나 면접, 회의 등이 잦아지면서 인상을 또렷하게 만드는 마스카라와 아이브로는 판매량이 증가한 것. 더불어 음영을 더하는 컬러의 아이섀도도 선전했다.
 
스킨케어는 클렌저와 마스크팩의 판매가 두드러졌으며 마스크네(마스크로 생긴 여드름)로 인해 더마 화장품의 주목도가 높아졌다. 특히 MZ세대의 유입이 두드러지는데 “더마 화장품으로 갈아타겠다”는 답변이 2년 새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로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동국제약 센텔리안24 화장품사업부문 상품기획팀 박송희는
 
제약사나 병원의 검증이 된 기능성 더마 화장품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근본적인 피부 개선에 도움을 주는 마이크로바이옴 성분이 각광받고 있는데,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최적의 피부 환경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라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화이트닝 역시 인기가 급증했는데 메이크업이 줄고, 피부과 시술이 예전만큼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출 기회가 감소했으니 샴푸나 샤워 젤의 사용량도 줄었을까? 이러한 예측도 있었으나 실제로 보디케어의 전반적인 판매량은 올랐다. 헤어 제품 역시 마찬가지인데 재미있는 건 보디 스크럽, 헤어 트리트먼트와 같이 공과 시간을 들여 사용해야 하는 제품들의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난 것. 김홍석은
 
코로나가 장기화 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홈케어 제품의 매출이 증가했어요.
 
라고 소개한다. 같은 맥락으로 셀프 염색제와 네일, 태닝, 제모제 등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넝마주’들이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뷰티 디바이스도 보다 다양해졌다. LED 마스크 열풍을 일으킨 LG 프라엘 관계자는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관리를 원하는 수요에 따라 LED 마스크가 지배적이던 제품군이 얼굴, 목, 눈가, 두피 전용 디바이스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 개인 위생 관리가 중요한 루틴으로 자리 잡으면서 초음파 클렌저의 판매량은 두 배에 달하였죠.”라고 전한다.
 
그렇다면 2021년 뷰티 주가 지수도 동일할까?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장기화됨에 따라 억제되었던 화장품 소비가 일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 초반에는 손 소독제, 마스크와 같은 안전 용품에 대한 수요가 높았어요. 그리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킨케어나 헤어케어에 집중했죠. 이제는 코로나 공존 시대를 살아감에 따라 단조로운 생활에 활력을 찾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넷플릭스 콘텐츠에 열광하고 새로운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이유예요. 소비 심리도 마찬가지예요. 작은 사치를 위한 메이크업의 희귀가 예상되며 웰빙 제품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뷰티 스트림스 진정임의 전언이다.
 
 
#오하운, 홈트레이닝의 진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 요즘처럼 진심인 적이 또 있을까? ‘건강’이 최고의 가치임을 몸서리치게 느끼는 때. 하지만 실내 체육시설의 운영이 제한된다면? 헬스장을 집으로 옮기는 수밖에. 운동을 싫어하는 에디터조차 유튜브를 통해 몸을 움직일 만큼 이제 홈트 앱이나 유튜브는 없어서는 안 될 운동 필수품이 되었다.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센터에서나 볼 법한 홈트레이닝 기구를 들이는 홈트족도 늘고 있다. 러닝머신, 리포머, 로잉머신과 같은 대형 기구들의 판매가 상승하고 있는 것. 본격적인 홈트레이닝의 서막을 알린다.
 
코치와 수강생을 연결하는 전문가 매칭 서비스를 찾는 이들도 많다. 생활 서비스 매칭 앱 ‘숨고’의 건강, 스포츠 분야는 집단 감염이 이어진 2020년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11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숨고 PR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박태희는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비대면 서비스를 추가한 데 있습니다. 원격으로 운동 레슨을 받고자 하는 니즈를 잘 캐치한 결과이죠.
 
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운동 열풍이 코로나19의 영향만은 아니다. 운동으로 성취감을 찾고 자신을 드러내는 MZ세대의 특성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현상. ‘트렌드 코리아 2021’이 올해의 트렌드로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을 선정할 만큼 MZ세대의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자리한 것.
 
활동 자체를 넘어 패션, 인증, 챌린지 형태로 범위를 넓히고 크루, 커뮤니티를 통해 관계를 확장해간다. ‘원마일웨어’를 입은 ‘혼산러’가 증가하고,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가 낮아졌으며, 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줍깅’의 인기가 이를 증명한다.
 
골프 레슨은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187.4% 이상 성장했습니다. 또 골프 레슨을 요청한 고객은 35~44세가 36.5%, 25~34세 고객이 28.5%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숨고 박태희의 설명. 최근 야나두는 운동 콘텐츠와 사이클을 연동한 홈트레이닝 서비스 ‘야핏 사이클’을 선보였다. 이는 야나두 영어와 같은 동기 부여 프로그램을 접목한 것이 강점. 단순한 운동기구를 넘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 게이밍 라이딩 등을 결합해 놀이하듯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순위 경쟁을 할 수 있는 ‘레이싱 모드’를 통해 ‘함께’의 가치를 제공한다.
 
야나두 피트니스 본부 강민규는
 
상반기 중 라이브와 케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추가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제 홈트레이닝은 오프라인 피트니스의 일부가 아닙니다. 새로운 시장의 탄생이죠.
 
라고 전한다.
 
#오하운, 운동은 일상이며, 일상을 즐겁고 가치 있는 일로 채우는 시대. 팬데믹 속 우리의 일상은 오늘도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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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정혜미
    도움말/ 진정임(뷰티 스트림스),김홍석(와인피부과),
    도움말/박송희(센텔리안24),김지영(데싱디바),
    도움말/박태희(숨고),강민규(야나두)
    어시스턴트/ 주효정
    웹디자이너/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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