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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안 볼 거야? 우리를 극장으로 이끄는 올가을 기대작 5

SF부터 스릴러, 가족극까지 영화의 축복이 끝이 없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맛본 개봉 예정작들을 소개한다.

프로필 by 정지윤 2025.10.17

영화인들의 가슴을 뛰게 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달 막을 내렸다. 영화제의 묘미 중 하나는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영화를 먼저 볼 수 있다는 것. 올해 부국제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내 개봉을 앞둔 각국의 작품들이 앞다퉈 줄을 섰다. 올가을, 어떤 작품을 보러 극장에 가야 할까? 현장을 누빈 다섯 명에게 후기를 들어봤다.





1. 국보, 이상일 감독


11월 19일 국내 개봉

지난 6월 일본에서 먼저 개봉했다. 전후 시대를 배경으로 국보급 가부키 배우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남자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화려한 가부키 극과 그와 대비되는 이면의 고통을 함께 다뤘다. 일본에서는 이미 한국인 감독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크게 흥행했다.

“어떻게 3시간 내내 재밌을 수 있지? 자국의 전통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질투난다…”
-박OO, 27세, 회사원




2. 미러 NO.3,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


10월 1일 국내 개봉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원소 3부작’ 중 마지막 작품. 교통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로라’가 자신을 구조해 준 여성인 ‘베티’와 얽히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미스터리 영화다. 86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인물들의 심리와 감정선을 담백하게 조명한다.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 역시 담담하게 느껴진다. 엄청난 반전이나 자극적인 서사 없이도 상실과 위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최애 감독의 신작인데 기대만큼 좋았다. 메인 테마곡의 작곡가도 좋아하는 분이라 기쁨이 두 배!”
-이OO, 24세, 대학생




3. 사람과 고기, 양종현 감독


10월 7일 국내 개봉

<사람과 고기>는 노인 빈곤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주인공 세 노인의 일상은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는 것이다. 자식들에게 외면당하고 사회에 설 곳 없어진 이들은 어느 날부터 함께 고깃집 무전취식, 일명 ‘삼겹살 나들이’를 즐기기 시작하고, 관객은 점점 노인들의 불법 행위를 응원하게 된다. 사회의 문제를 신랄하게 꼬집지만 웃음과 감동을 포기하지 않은 영화.

“맛깔나는 대사, 세 배우의 티키타카가 재밌어서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진OO, 29세, 회사원




4. 르누아르, 하야카와 치에 감독


하반기 국내 개봉

제78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오른 유일한 일본 영화. 11살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상실과 아픔을 담았다. 주인공 ‘후키’는 투병 중인 아버지와 일에 치이며 사는 어머니 사이에서 어른들의 세계를 서서히 배워간다. 하야카와 치에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절제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죽음이 궁금한 주인공 후키와 달리 죽음이 그저 무서운 나. 어린 아이의 시선은 항상 솔직하다는 말에 힘을 실어주는 영화 같다.”
-허OO, 30세, 디지털 에디터




5. 부고니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11월 5일 국내 개봉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되었으며 장준환 감독의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가 원작이다. 엠마 스톤이 여주인공이라는 소식이 발표되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외계인의 지구 침공설을 믿는 두 남성이 대기업 CEO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예측 불가능한 서스펜스가 특징이다. 원작의 코미디 요소는 줄고 스릴러적 면모가 커졌다.

“정말 미친(positive) 영화. 원작보다 정제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충격적이다.”
-김OO, 25세, 웹매거진 운영자


Credit

  • 사진/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