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 속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일을 하는 ‘오지라퍼’ 비타민 B는 피부 건강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B2~B7이 핵심 역할을 한다.
B2(리보플라빈)는 콜라겐 수치를 유지시켜 건강한 피부와 머릿결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돕는다. 결핍 시 피부 노화를 가속화한다. B3(나이아신)는 세라마이드 합성을 촉진해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표피의 수분 소실을 줄인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미백, 항노화에 효과적이다. 체내에 충분할 때 여드름 완화에도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B5(판토텐산)는 코엔자임의 필수 구성 성분으로 콜레스테롤, 필수지방산 등을 합성하는 데 쓰인다.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주며 트러블 개선에 도움을 준다. 부족하면 모낭을 약화시켜 모발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B5와 마찬가지로 여드름 완화에 효과적인 B6(피리독신). 피부 저항력을 높여주며 피지를 조절해준다. 모발과 손톱에 수분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B7(비오틴)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건강한 피부와 모발을 위해 꼭 필요한 비타민. 비타민 H로 불리기도 한다. 손톱과 모발의 성장을 높이는 케라틴 생산에 관여하기 때문에 탈모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
화장품 성분에 관심이 많다면 나이아신아마이드, 판테놀과 같은 이름을 들어봤을 터. 나이아신아마이드는 B3(나이아신)의 유도체, 판테놀은 B5(판토텐산)의 유사체로 화장품에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비타민 B다. 특히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 피부 장벽 강화와 항염, 보습제로도 뛰어난 역할을 한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미백 기능성 성분으로 국내 화이트닝 제품 70% 이상에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아신이 체내에선 에너지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면 피부에서는 멜라닌 세포의 이동을 방해합니다. 멜라닌 세포가 생성한 검은색 색소가 표피 주변과 각질층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죠.” 퓨어피부과 전문의 이수현은 다른 미백 성분과 비교해 자극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전한다. 토너, 로션, 앰풀 등 단계적으로 중복해서 바르면 효과가 증대될 수 있다.
판테놀은 재생크림에 많이 사용된다. 코엔자임 A의 구성 성분으로 피부 섬유아세포를 증가시켜 상처 치유와 재생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피지 분비를 줄여 지성, 여드름 피부에도 효과적이다. 판테놀은 종류가 두 가지인데, 덱스판테놀이 더 유효한 효과를 낸다. 따라서 성분표에 덱스판테놀이라고 기재된 제품을 추천한다고 현무열피부과 전문의 현무열은 전한다.
“비타민 B는 비타민 C나 A에 비해 열과 빛에 안정적입니다. 따라서 아침에 발라도 무관하죠.” 포레피부과 전문의 이하은의 설명. 단, 제품은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해야 한다. 그 밖에도 전문가들은 비타민 B를 효과적으로 바르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먼저 피부에 흡수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진 뒤 다른 성분의 화장품을 바를 것. 피부의 pH 환경이 급변하면 흡수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가 민감하다면 고함량 비타민 C나 레티놀, 자극적인 각질 제거 성분과는 함께 사용하지 않는다.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면 알부틴, 비타민 C 유도체 등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먹는 비타민 B와 병행해 사용하면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