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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더 베어4, 굿보이의 공통점은?

요즘 드라마 특징

프로필 by 최강선우 2025.07.13

실패와 갈등을 숨기지 않고, 그 안에서 신뢰와 성장을 이뤄낸 팀을 그리는 지금 방영 중인 드라마 셋. 갈등 없는 팀은 오히려 적신호다. 팀워크란 함께 부딪히고 과정을 견디며, 마침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치고 받으면 더 단단해져요 FX 드라마 <더 베어4>

사진/더 베어4_f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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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최근 전편 공개한 시즌4는 시즌은 레스토랑 더 베어가 시카고 트리뷴의 악평으로 인해 위기를 맞으며 시작한다. 오픈 당시의 열기를 식혀버렸고 레스토랑 팀 전체에는 긴장과 좌절이 감돈다. 혹평과 쌓여가는 부채에 직면한 더 베어는 반등하기 위한 시간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늘 그렇듯 과정은 멋지지도 매끄럽지도 않다. 고함이 오가는 것은 일상. 실망과 서로에 대한 의심, ‘레스토랑에 속해 있는 게 맞나’ 하는 고민도 한다. 매 시즌 이어질수록 괴팍하지만 천재적인 셰프 카르멘 카미 베어제토(제레미 앨런 화이트 분)을 필두로 한 팀원들의 성숙하고 단단해진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주인공 카미는 매일 메뉴를 바꾸겠다는 고집을 내려놓고 수셰프 시드니(아요 에데비리 분) 가 직접 디자인한 요리를 선보일 수 있도록 신뢰하고 자신이 쥐고 있던 리더십과 책임을 팀원들에게 나누고 내어주기 시작한다. 시드니는 어엿한 주방의 중심축으로, 멘붕에 빠진 모두를 추진력 넘치게 이끄는 역할을 하며 레스토랑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서로에게 가하는 상처, 서로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주방의 풍경을 통해 가족은 친구와 동료에게까지 확장될 수 있으며, 사랑스럽고 동시에 힘들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지! tvN 드라마 <서초동>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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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한다는 건 기대를 조금씩 잃어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싫어도 시키면 해야 하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벼리고 단련해 나간다. 변호사고 다르겠는가. 안주형(이종석 분), 강희지(문가영 분), 조창원(강유석 분) 배문정(류혜영 분), 하상기 (임성재 분)로 구성된 서초동 법조타운의 어쏘 변호사 5인방 어변저스(어벤저스+변호사)로 분한다. 드라마는 경쟁 구도나 정치 게임, 악인과 선인의 대결 등을 보여주지 않는다. 치열한 법정과 팀 내 감정선 사이에서 짧지만 강한 공감과 애정의 순간들을 보여주며 팀워크를 두텁게 쌓아간다. 서초동 법조타운의 맛집을 장악하는 ‘밥리더’의 리드로 아무리 바쁜 날에도 다섯 명 다같이 모여 맛집을 탐방하고, 먹기 전에 음식 인증샷을 찍는 걸 기다려준다. 유달리 밥심이 강조되는 드라마인 이유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일이 팀워크의 핵심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일 것이다.


함께 싸우는 이유를 찾자 JTBC 드라마 <굿보이>

사진/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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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거침없이 막으며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는 인성경찰청 강력특수팀 어벤저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절대 악인 민주영(오정세 분)과 대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똘똘 뭉치는 이상적인 팀워크를 보여준다. 동주(박보검 분)는 터널에서의 대접전 끝에 납치당한 한나(김소현 분)를 구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추격에 나섰고 마침내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종현(이상이 분)이 총상을 입고 물에 빠지자, 동주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몸을 던져 그를 구해내 뜨거운 동료애를 드러낸다. 물론 초반에는 이들은 개성이 너무 강해서 흩어져 도무지 뭉칠 순 없는 모래알처럼 겉돌았다. 사연도, 성격도, 일하는 방식도 다르고, 사랑과 질투 등 개인적 감정이 섞이기도 했다. 그런데 사건 해결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서로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 물론, 시련없는 팀 없다고 징계로 인한 팀 해체의 아픔을 겪지만, 후반부 다시 뭉치게 된 이들은 두터운 신뢰 위에서 어떤 것도 두려울 것이 없어지는 용감한 팀으로 거듭난다.


팀워크는 결국 ‘관계의 기술’

‘좋은 팀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엔 사실상 정답이 없다. 하지만 ‘불완전한 관계를 지속하려는 의지’는 있다. 서초동 어쏘 변호사들은 감정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서로 조용히 곁을 지키고, 더 베어의 주방은 귀가 아플 정도로 고함을 치며 갈등을 겪어도 결국엔 각자의 자리로 돌아온다. 굿보이의 형사들은 투닥대지만, 누구보다 깊이 서로의 아픔과 마음을 살핀다. 이처럼 모든 팀워크에는 그들만의 리더십이 있다. 세 팀은 그 방식도 각기 다르다. 리더가 명확한 팀도 있고, 리더가 없기에 모두가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팀도 있다. 허나 공통적으로 이들은 자신의 실패를 숨기지 않고, 갈등을 외면하지 않으며, 책임을 ‘나누는 일’로 여긴다. 결국 중요한 건 ‘누가 리더인가’보다 ‘어떻게 함께하느냐’다. 리더십은 명령이 아니라 조율이고, 팀워크는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다. 감정과 논리를 오가며 만들어지는 불완전한 동맹은 그, 어떤 매끄러운 성과보다 오래 갈 수 있게 된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리얼한 팀의 모습이 바로 그 증거다. 완벽하지 않아도, 완성되지 않아도, 서로를 기다리고 끌어안는 팀이야말로 진짜 ‘일 잘하는 팀’이란 사실을 알게 한다. 동료와 함께 일 잘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당장 세 편의 드라마들을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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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각 방송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