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안 먹어봄? 평양 냉면 신흥강자 좌표 공유함
평양냉면 전성시대, 단순한 '새로움'이 아니다. ‘평냉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꼭 들러야 할 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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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여름 같은’ 음식, 한 그릇 뚝딱 비우게 하는 평양냉면. 평양냉면 전성시대, 단순한 '새로움'이 아니다. ‘평냉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꼭 들러야 할 네 곳.
맵지도, 달지도 않지만 은은한 육향이 기분 좋게 퍼지고, 면은 쫀쫀하지 않아도 매력적이다. 맑은 육수에 메밀면과 소고기 편육, 무절임, 달걀지단 등의 고명이 어우러져 전통적인 풍미를 자아내는 담백한 한 그릇이 세련된 미식으로 받아 들여지면서, 평양냉면의 계보에도 변화의 바람이 계속해서 불고 있다.
평양냉면의 계보를 큰 흐름에서 보면, 6·25 전쟁 이후 월남한 실향민들이 서울에서 평양냉면집을 연 것이 1세대, 제자들이 가게를 물려받거나 분점을 낸 곳이 2세대라 할 수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오픈한 신흥 냉면집을 3세대 혹은 뉴웨이브로 분류해볼 수 있겠다. 이들은 1·2세대에게 배운 바 없는 다른 신의 인물이거나, 혹은 노포 출신이라 해도 완전히 새로운 가치관을 도입해 독자적인 색을 띠기에 흥미롭다. ‘옥’으로 끝나는 반면에 서령, 향동가, 율평, 대엽 등의 이름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름이 어떻든 간에, 이들 신흥 강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평양냉면의 맥을 잇고 있으면서도 진화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새로운 냉면, 왜 인기일까?
첫째, 소비자 경험의 확장이다. 맛뿐 아니라 제조 공정과 스토리, 공간 감성 전반까지도 치밀하게 설계하는 모습이다. 두 번째는 다양한 페어링과 곁들임 음식에서의 재치와 독창성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 때문일 테다. 옥돌현옥과 같은 업장은 냉면 한 그릇도 와인과 즐길 수 있다는 경험 자체를 충족해 준다. 이처럼 콜키지를 적극 권장하고 냉면과 술은 안 어울린다는 규칙을 깨부수는 곳이 많아지는 추세다. 특히 2030이 주력해 평양냉면의 계보와 맛의 차이를 정성들여 비교하며 소비하는 풍경에 착안해,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거나, 비주얼적으로도 매력을 갖추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신기한 것은 계보를 중시하는 평양냉면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흐름은 인정받는 분위기다. 신흥 맛집들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견해도 생겨난다. 우래옥, 을지면옥, 필동면옥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노포들의 향수를 간직한 세대는 반신반의했지만, 이유가 있는 곳에 가서 먹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고. 온라인 상 리뷰에는 “평양냉면의 본질은 지키되 불필요한 요소는 덜어냈다”거나 “메밀향은 오히려 더 풍부하다”는 식의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평냉 신흥 강자 스폿 4
육수의 깊은 맛이나 감칠맛이 아무리 특색 있어도, 올라간 고명이 화려하고 맛나도 면이 맛이 없다면 결코 맛있는 냉면으로 볼 수 없다는 ‘평냉 마니아’들의 혹독한 기준에 의거해 가봐야 할 네 곳을 골랐다. 참고로 면의 맛을 좌우하는 요소는 익힘 정도와 수분을 머금은 정도다. 면 안의 수분이 낮으면 버석버석 입 안 촉감이 겉돌고, 수분이 과하면 질척거린다. 익힘이 덜하면 딱딱하고 익힘이 과하면 푸석하게 된다.
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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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령 업체 SNS 제공

사진/에디터 제공

사진/ 서령 업체 제공

사진/ 서령 업체 SNS 제공
남대문역 근처에서 시작한 서령은 강원도 막국수의 장인 DNA가 스며들어 있다. 100% 순메밀 자가제면이라 거칠지만 부드럽게 부서지며, 밀도 높은 메밀 향이 곧장 올라온다 약 7~8시간 고아내는 맑은 한우 양지 육수는 담백하지만 은은한 풍미를 자랑한다. 순수 메밀 본연의 맛을 살리고, 심플한 공간과 정갈한 그릇으로 초심자도 부담 없는 경험이 가능하다. 오픈 1년 만에 미쉐린 빕 구르망 선정이 되었다. 최근 잠실 롯데월드몰에 분점을 내서 본점의 웨이팅을 피해 시도해봐도 좋겠다.
PIN-POINT 순메밀 자가제면, 항정제육 수육, 백김치의 완벽한 삼합. “항정살 수육은 분위기 전환용 뮤즈가 아닐까.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소월로 10 1층
영업시간 매일 11:00-21:00
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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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디터 제공, 사태 수육

사진/에디터 제공

사진/율평 제공, 국내산서리태콩으로 만든 100% 메밀콩국수
철원에서 막국수집을 하다가 서관면옥의 냉면 맛을 보고, 업종을 평양냉면 집으로 바꾸어, ‘철평(철원 평양냉면)’으로 불렸던 곳이 분당 율동공원으로 이전 오픈했다. 메밀을 자가제분·제면해, 굵고 탱탱하며 곡물 향이 진하다. 한우 암소 육수로 뽑은 국물은 감칠맛 있게 진하고 염도가 있는 편이다. 메밀로 직접 빚어 만든 만두도 수준급이고, 김치와 밑반찬이 맛있다. 친절한 응대에 많은 사람들은 모든 요소가 완벽한 ‘육각형’ 평냉 맛집이라는 평이 자자하다.
PIN-POINT 위에 올라간 고명이 촉촉해서 거친 식감의 면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 걸쭉한 서리태 콩국수도 별미. 율동공원 산책 후 맛보는 평냉은 왠지 모를 미묘한 여운이 오래간다.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문정로 154 1층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20:30 라스트오더), 목요일 휴무
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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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디터 제공

사진/에디터 제공

사진/에디터 제공
‘남영동양문’, ‘고씨네고추장찌개‘ 등의 브랜드를 런칭한 고석현 셰프의 업장이다. 많은 시간을 메뉴에 공을 들인 피땀눈물과 대중적 니즈를 파악하는 센스가 느껴진다. 점심시간에는 젊은 직장인들로 만석을 이룬다. 보통 쪄먹거나 국에 넣어 먹는 평양 손만두를 군만두로 내는 식의 기발함이 엿보인다. 성수동이 본점이지만, 최근에 을지로3가역 11번 출구 바로 앞에 분점을 냈다.
PIN-POINT 냉면을 다 먹고 나면 찬밥을 조금 준다. 남은 냉면육수에 말아 먹으면 별미다. 이 때 같이 내주는 김치와 함께 한 입 해보자. 냉면 외에도 어복쟁반, 불고기, 수육 무침 등 안줏거리가 다양하다. 콜키지는 딱 한 병만 무료이고 두 병째부터 2만원 추가된다. 선주후면 (술 먼저 마시고 냉면 먹기) 하기에 좋다는 평이 자자한 곳.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2길 36 1층 3호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 (15:00 - 17:30 브레이크 타임)
온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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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디터 제공

사진/에디터 제공
기본 반찬으로는 무 절임과 열무, 보리열무 김치가 나오는데 깔끔하면서 시원한 맛이다. 근처의 협동식당 달고나에서 면장으로 있던 주인이 2024년 독립해 연 따끈따끈한 식당으로, 메뉴가 다양한데도 대부분이 평양냉면과 스지곰탕을 먹는다. 짭쪼름한 고기 국물 향이 물씬 나는 냉곰탕면 스타일의 육수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극악한 웨이팅을 견뎌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 번 쯤은 꼭 들러볼 만한 곳임이 분명하다.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33 1층 온랭
영업시간 화요일-일요일 11:30- 16:00
PIN-POINT 호불호 없이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이다. 이곳의 매력은 스지곰탕에 있기는 하다. 따뜻한 음식과 찬 음식을 낸다는 이름처럼 말이다. 바 테이블석이라서 면뽑는 과정을 직관할 수 있어서 재미도 있다. 직접 빚은, 러프한 느낌의 손만두는 달짝지근해서 곁들이기에도 부담 없다.
평냉 신흥 강자들의 부상은 시대의 요구다. 미식에 대한 대중의 안목이 높아지고, 과거의 것을 지키기도 하고, 반대로 허물기도 하며 새로이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지금이다. 평양냉면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거침없는 진화의 길을 택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전통의 계보 위에서 해석하고, 경계를 무너뜨리며 미식 경험을 재설계하는 곳이 더욱 더 늘어나기를 기대해봐도 좋겠다.
Credit
- 사진/각 레스토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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