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콜 프리, 근데 취해!
맥주 캔을 들고 웃는 이들 사이에서도 더는 외롭지 않다. 흥을 돋울 정도로 맛있는 도수 0% 알콜 프리 음료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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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는 싫지 않지만, 취하는 건 원치 않는다. 이제는 소수 의견도, 건강을 지나치게 생각하는 고루한 취향도 아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번지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라이프스타일은 음주 문화 자체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흐름.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방식, 그 중심에는 '논알콜(Non-alcohol)', 더 나아가 알콜이 하나도 없는 무알콜(alchol-free) 음료가 있다.
Part 1 ‘헬시플레저’ 시대의 뺄셈
이같은 변화는 수치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은 2014년 약 81억 원에서 2021년 200억 원을 넘어섰고, 2024년에는 약 6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기업 주류 브랜드뿐 아니라, 편의점과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도 ‘0.00%’ 표시가 붙은 제품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등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낮은 도수의 저알코올 제품부터 완전히 알코올을 제거한 무알코올 제품까지, 선택의 폭도 굉장히 넓어졌다.
이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 역시 매우 다양하다. ‘저속 노화’ 유행으로 건강 관리는 물론, 다음 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나, 어색하고 불필요한 자리를 피하고 싶다는 사회적 피로감 회피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사회 초년생이 많은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층은 회식 문화를 부담스러워하고, 저녁이 있는 삶과 자기관리의 균형을 중요시한다. 많은 회사가 저녁 회식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것은 이상한 흐름이 아니다. 논알콜 음료는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삶을 선택하는 방법이자, 적극적 태도의 표현인 셈이다.
Part 2 무알콜, 논알콜, 제로…어떻게 고를까?
논알콜 음료를 선택할 때 혼란을 겪는 이유는 용어가 워낙 다양하고 가끔은 혼동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무알콜(Alcohol Free)’, ‘논알콜(Non-alcoholic)’, ‘제로 알콜’은 법적 기준과 실제 성분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무알콜은 알코올이 0.00%로 완전히 제거된 음료를 뜻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가 세운 기준상 한 방울의 알코올도 포함되어선 안 된다. ‘하이트제로 0.00’가 대표적이다. 반면 논알콜 또는 비알콜은 1% 미만의 소량 알코올이 들어있는 경우로, 법적으로는 음료로 분류된다. 제품 라벨에는 0이 하나 빠진 ‘0.0’ 표기된 제품들이 해당한다. 하이네켄 0.0, 버드와이저 제로, 스텔라 아르투아 0.0 등이 있다. 완벽한 무알콜을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제로 알코올 맥주 역시 주로 마케팅 용어로 쓰이며, ‘제로’를 강조하지만 0.05% 이내 미량의 알코올이 포함된 경우도 있어 잘 살펴봐야 한다. 칼로리를 낮추고 당류를 제거하는 제로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면밀히 성품 표기를 확인해야 하는 필요가 생겼다. 라벨 위 표시된 0의 갯수를 확인하는 것이 임산부나 알코올에 민감한 이들에겐 특히 필요하다.
Part 3 기존 카테고리를 넘어선 음료들
무알콜 맥주는 이미 주류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도 상품이 별도로 진열되는 풍경을 어색하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이트제로 0.00’, ‘카스 0.0’, ‘기네스 0.0’, ‘하이네켄 0.0’ 등 국내외 대표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선택지 또한 눈에 띄게 늘었다. 라거, IPA, 흑맥주 등 기존 맥주의 카테고리를 그대로 반영한 다양한 풍미가 무알콜 버전으로 구현된다.
한편, 눈여겨 볼 점은 와인을 대체할 만한 스파클링 티와 같은 무알콜 음료의 세계가 빠르게 확장 중이라는 사실이다. 프랑스의 ‘르 쁘띠 베레(Le Petit Beret)’는 와인의 향과 구조를 정교하게 재현한 대표 무알콜 와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내에서는 논알콜 스파클링 티와 발효차 기반의 음료가 와인을 대체하는 음료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소규모 양조장(마이크로 브루어리)에서 제조하는 경우가 많아,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등 업장에서만 맛볼 수 있기도 하다. 알코올 없이도 다채로운 풍미를 구현한 음료들은 원래 와인 향미보다 더욱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아, 전에 없었던 자기만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Part 4 ‘목테일’과 논알콜 바

사진/ 스마도리 바 시부야_suntory 제공
바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칵테일을 논알콜로 재현한 ‘목테일(Mocktail)’은 칵테일의 맛과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알코올을 제거한 대안으로 인기다. 단순히 토닉 워터나 주스에 시럽을 섞는 단계를 넘어, 허브 추출물, 오크 숙성 음료, 향미 강화 시럽 등으로 바디감을 구현하는 주조 기법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술이 아닌 분위기를 마신다는 감각을 선보이는 곳들도 늘어난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주류 회사 산토리가 앞장서 ‘스마트 드링킹’을 의미하는 일본식 조어인 ‘스마도리’ 캠페인을 펼치며 2022년 시부야에 ‘스마도리 바’라는 이름의 바를 열기도 했다. 스마도리 바는 국내 최초로 서울 성수동 마를리에서 팝업을 열고 오는 7월 19일부터 31일까지, 13일간 운영될 예정이다.


자신을 지키며 즐기고 깊게 대화하는 법을 배우며 새로운 음주 문화를 열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방증은 아닐까. 알콜-프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에디터가 마셔봤다! 강력 추천 논알콜 음료 5
인튜이션(@intuition.nowhere)의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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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튜이션 인스타그램(@intuition.nowhere)
한국 차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옥인다실의 스파클링 티 브랜드, 인튜이션(Intuition)의 제품. 와인의 감각을 차로 완벽하게 재현했다. 라벤더, 수레국화, 허브를 블렌딩해 0.0% 알코올과 무가당임에도 고급스러운 샴페인을 마시는 듯하다. 캠핑 중 구운 고기와 서촌 두오모에서 파스타와 함께 먹었을 때의 페어링을 잊을 수 없다. 오렌지빛의 우아함과 함께, 탄산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며 허브 향이 길고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스마트스토어 를 통해 구매하거나, 매주 수요일엔 현장 방문 구매도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참조할 것.
제주맥주(@jejubeerofficial)의 제주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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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만의 알코올이 함유된 크래프트 비알콜 성인용 음료로, 맥주 특유의 풍미를 살렸다. 맥아의 은은한 단맛과 홉의 쌉싸름한 풍미가 조화롭다. 탄산은 부드럽고 상쾌하며, 제주 햇감귤피의 산뜻함이 어우러지고 균형 잡힌 밀도감이 느껴진다. 일반 맥주보다 보다 크리미하고 IPA 라고 착각할 정도다. 작년에는 시리즈로 부드럽고 달콤상큼한 망고 맛을 출시했다. 제주맥주 공식몰이나 일부 편의점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SE 코펜하겐 스파클링 티 컴퍼니(@copenhagensparklingtea)의 블로 B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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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블로_코펜하겐 스파클링 티 제공
재스민, 캐모마일, 다즐링 등 13가지 유기농 차를 블렌딩한 스파클링 티. 여름에 생각나는 맛과 향을 가졌다. 플로럴한 아로마에 부드러운 그린티 베이스, 깔끔한 기포감이 특징으로 처음으로 논알콜 와인도 좋은 음식과 충분히 훌륭한 페어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게 해준 음료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와인 바 애시드하우스가 제안하는 북유럽 스타일 브런치와 매우 잘 어울리니, 꼭 업장을 방문해 마셔볼 것을 권한다.

사진/ 코펜하겐 스파클링 티 제공
여왕의 논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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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왕의 논아르_가주유통 제공
한 밤중 집에서 혼자 딱 와인 한 잔 마시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찾게되는 음료. 칠레산 포도로 만들어졌으며, 레드, 화이트, 로제 세 종류가 있다. 레드는 장미 꽃향과 블랙커런트·체리 노트, 미세 탄산과 깔끔한 산미가 어우러지고 화이트는 복숭아·파인애플·망고의 열대과일 향, 깨끗한 기포감이 청량한 편. 캔으로 되어 있어 병 와인보다 부담이 홀짝 홀짝 마실 수 있다. 손님 맞이용으로 구비해 두기에도 좋다. 컬리에서 판매 중이다.

사진/ 여왕의 논아르_에디터 제공
효하우스(@hyo.house)의 효 프리미엄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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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효하우스 인스타그램(@hyo.house)
강렬한 인상과 무게감이 확실하다. 콤부차를 504시간 한국 토종 누룩균과 유산균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발효하고 168시간 숙성해서 병입하는 방식으로 1년에 단 3000병 한정으로 생산한다고. 6대 다류 모두를 사용해 스파클링 티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현재 세 가지 시리즈를 전개한다. 청차는 은은한 꽃향과 특유의 산뜻함, 흑차는 묵직한 풍미, 홍차는 떫은 탄닌과 단맛의 균형이 돋보인다. 온라인에서 구매하거나 권숙수, 밍글스 등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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