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걸 먹어야 건강하고 살이 빠질까? 김소형 한의사는 이를 두고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이야기했다. 현미밥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건 모두 알지만, 현미밥에 스팸, 고추장을 잔뜩 넣고 맵고 짜게 비벼 먹으면 살이 빠질까? 당연히 아니다. 이처럼 어떤 걸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는 더 중요하다는 사실.
음식의 칼로리와 종류만 따져 먹는 것은 하수의 다이어트. 김소형 한의사가 살찌는 원리를 고려해 다이어트에 먹으면 안 될 열 가지를 꼽았다. 그냥 감자튀김이 아니라, 감자튀김을 토마토 케첩이나 치즈 소스 듬뿍 뿌려 먹는 것. 재료를 기름에 튀기면 칼로리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GL(GLycemic load : 당부하지수. 각 제품별 실제로 먹는 ‘1인분의 양’을 기준으로 혈당 상승 속도를 측정한 것)이 뛰어오르는데, 여기에 당분이나 염분이 가득 담긴 소스를 찍어 먹으면 그야말로 다이어트 실패의 지름길이다.
식탁에서 보글보글 끓여 라면을 곁들인,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바로 그 김치찌개.
김치찌개는 그 자체로 염분 보유 챔피언이다. 펄펄 끓이며 먹으면 뜨거움 때문에 짠맛을 잘 못 느끼는데, 심지어는 끓일수록 졸아들어 점점 더 짜진다. 여기에 라면까지 넣으면? 과식으로 가는 특급 열차.
칼로리, 염분, GI, GL지수까지 모든 부문에서 최고. 김밥, 떡볶이, 라면, 순대. 환상의 김떡순 조합!
탄수화물에 탄수화물을 곁들여 먹는 놀라운 조합이다. 밥을 꽉꽉 눌러 담은 김밥과 떡, 염분을 팍팍 넣은 매콤달콤한 떡볶이와 당면으로 가득 찬 순대까지.
눈물 나지만 절대 금지해야 하는 식단.
겉으로는 건강식처럼 생겼는데,
사실은 설탕 범벅인 음식의 대표 격. 설탕과 식초를 듬뿍 넣은 단촛물에 버무린 밥이 문제다. 비슷한 결로 드레싱 가득한 샐러드, 케첩 가득 뿌린 계란말이 등도 ‘먹는 방식의 문제’로 피해야 할 메뉴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중간에 절대 멈출 수 없는 단짠의 어우러짐. 짠맛은 감칠맛을 불러 식욕을 끌어올리고 단맛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이 좋아지도록 한다.
우리가 단짠을 좋아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 포도당과 나트륨은 생존에 꼭 필요한 성분이고 전해질 균형과 에너지 생성에도 관여한다. 게다가 짠맛은 단맛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단짠의 조합은 가히 유혹적이다. 하지만 한식 자체가 나트륨이 높은 편이고, 주식인 밥에 당분이 많은데 과자까지 즐기게 되면 다이어트는 포기해야 한다.
매일 삼겹살, 매일 라면을 즐기다 갑자기 다이어트 한다고 샐러드와 녹즙으로 식단을 바꾸는 경우. 갑작스러운 음식 변화가 오히려 장 트러블을 일으키고 다이어트를 실패하게 만든다. 특히 녹즙은 사실 모든 사람에게 건강한 음식은 아닐 수 있다. 모든 식물에는 음양의 기운이 있는데,
녹즙은 대부분 찬 성질의 채소를 모아 만든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70%는 몸이 찬 음성 체질을 가지고 있는데
찬 음식을 갑자기 먹으면 설사나 속 답답함, 부기, 컨디션 저하 등을 느낄 수 있다.
한때 유행한 와플 기계. 가격도 저렴하고 모든 것을 구울 수 있으니, 집에 한 대씩은 있는 필수 가전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단백질과 당분을 고온에 가열하게 되면 당 독소, 최종당화산물이 만들어지는데 와플은 이 조건에 딱 부합한다.
당 독소는 우리 몸에 흡수되면 분해되거나 빠져나가지 않고 혈액이나 조직에 쌓여 체내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노화를 가속한다. 활성 산소를 만들어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실 와플만의 문제는 아니고 고온에서 조리한 음식, 특히 120도 이상의 직화 구이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또,
건강상의 문제뿐 아니라 식욕이 급상승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하기도. 약간의 기름에 옥수수를 튀기면 통곡물의 일종으로 다이어트에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버터와 소금을 추가하는 순간 다이어트의 적으로 돌아선다. 특히 영화관 팝콘은
하루 당분과 나트륨 섭취량의 절반을 넘어선다. 캐러멜 팝콘은 더 심각하다. 일반 팝콘보다 무려 134배 높은 당 함량을 자랑하기 때문. 게다가 팝콘의 주재료인
옥수수는 대표적인 음성 식품이다.
음기가 강한 식재료는 몸에 저장이 잘 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살이 찔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소형 원장의 조언이다. 풀을 먹는 소보다 옥수수를 먹는 소가 두 배 빠르게 살찌는데, 칼로리나 GI, GL 지수는 다른 곡물과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나 몸이 냉한 경우에는 재료의 냉기와 충돌해 몸이 해독 매커니즘에 돌입하도록 만드는데 이
해독 메커니즘은 알레르기 반응과 비슷해서 세포의 수분함유량을 높이고 몸을 붓게 만든다. 다이어트 한다면, 팝콘은 세상에 없는 음식으로 취급하는 게 좋다.
시중에 판매하는 주스의 영양 정보를 살펴보면 당류가 상당히 높은 비율로 함유되어 있다.
액체로 섭취하는 당분은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고, 저장 호르몬인 인슐린의 분비량도 많아진다. 지방 세포에 저장되는 포도당이 많아지며 급격히 배가 고파질 수밖에 없다. 또,
씹지 않고 그대로 삼키는 것도 문제. 우리 뇌는 씹는 과정에서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에 과일을 먹을 때는 스무디나 주스보다는 생과일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알코올은 1g당 7kcal의 열량을 내는 고칼로리 음식. 하지만 술을 마신 후에는 심한 공복감이 느껴지는데,
알코올이 우리 몸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방해하고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막기 때문이다. 글리코겐을 고갈시켜 마실수록
탄수화물이 먹고 싶어지고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양을 30% 떨어뜨린다. 또 알코올의 대사를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함께 먹는 안주는 모두 몸에 저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