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을 부르는 영양제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Beauty

숙면을 부르는 영양제

다음 날 가벼운 몸으로 기상할 수 있다고 말하는 수면영양제. 정말 수면의 질을 높여줄까?

BAZAAR BY BAZAAR 2022.10.28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긴장을 완화해 숙면을 돕는 수면 영양제, 사실일까? 
 
잠을 자도 피곤한 이를 위한 영양제
올해 초 방영한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보면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며 매일 4시간을 길에서 보내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의 얘기였다. 10시까지 강남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기 위해선 7시 전에 일어나야 하고, 그러려면 적어도 새벽 2시 이전에는 잠들어야 했다. 나의 하루 수면 시간은 평균 5시간.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성인 기준 수면시간이 하루 7~9시간인 것에 비하면 부족한 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공개한 ‘2021 알아두면 도움되는 건강생활 통계정보’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이 2016년 54만 명에서 2020년 65만 명으로 증가했다. 매년 그래프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올해는 그 꼭지점이 70만 명을 찍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제약회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수면영양제를 선보이고 있다. 매일 섭취해도 안전하며 얕은 수면으로 늘 피곤한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 제품에 붙은 설명. 강제로 뇌파를 졸리게 만드는 수면제와 달리 수면영양제는 자연스러운 수면을 유도해 정상적인 수면 궤도에 들도록 하는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해외에서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주스나 젤리에 넣어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멜라토닌 2mg만 함유해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며 구입 시 처방전이 필요하기에 직구도 불가능하다. 멜라토닌을 대체할 수 있는 수면영양제의 성분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식약처에서 인증했다
수면영양제의 주성분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효능은 같지만 그 원리가 다르다. 원재료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영양제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한다. 모든 원료는 공통적으로 임산부와 수유 여성에게 권하지 않는다. 또한 임상과 연구는 대부분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결과인 만큼 12세 이하 어린이는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감태추출물 수면에 관여하는 가바수용체를 활성화해 숙면을 유도한다. 해조류에서 추출돼 요오드, 칼륨과 같은 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갑상선, 위장관 질환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요오드 과섭취가 될 수 있으니 해조류나 어패류를 섭취할 때도 신경쓸 것. 일일 권장 섭취량은 500mg.
 
락티움(유단백가수분해물) 긴장을 완화하고 뇌 기능의 균형을 맞춰 평온한 컨디션을 만든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사 노바렉스에서 개발하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인체적용시험까지 완료했다. 우유에서 추출했기 때문에 우유 및 유제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일일 권장 섭취량은 300mg.
 
쌀겨주정추출물 항히스타민제와 유사한 작용을 하며 긴장을 완화해 숙면을 유도한다. 쌀겨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입면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검증받았다. 알레르기비염 약이나 피부과 약을 복용한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일일 권장 섭취량은 1g.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 뇌 조직에 존재하는 수면 관여 물질 가바를 외부에서 보충할 경우,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서 착안해 가바와 동일한 구조로 만든 성분이다. 화학조미료의 주성분인 L-글루탐산나트륨을 유산균 발효시킨 원료로 아모레퍼시픽에서 자체 개발했다. 혈압약이나 항우울제와 같은 약과 함께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일일 권장 섭취량은 375mg.
 
L-테아닌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춰 긴장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불면증을 개선한다. 차와 홍차에서 추출하며, 신경이 과도하게 흥분되는 것을 막아 공황장애에도 효과적이다. 카페인 음료와 함께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일 권장 섭취량은 250mg.
 
수면영양제는 치료제가 아니다
아무리 영양제라도 수면과 관련된 카테고리인데 이렇게 쉽게 복용해도 되는지 의아했다. “수면영양제는 수면제가 아닙니다. 밥을 매일 먹으면 내성이 생겨 두 공기, 세 공기를 먹어야 하나요? 포만감이 사라지는 부작용이 생길까봐 식사 시간에 휴지기를 갖는 사람은 없죠. 수면영양제는 건강기능식품입니다. 내성, 중독성, 의존성, 금단증상 등이 생기지 않으니 안심하세요.” 장안제일약국 약사 오정석은 수면영양제의 정체성에 대해 명쾌한 답을 보내왔다. 또한 ‘식품’이기 때문에 ‘치료’의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인다. 가나안약국 약사 김정은 또한 수면영양제는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앞당기는 데 도움을 주는 보조제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즉, 수면영양제를 복용하면 수면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불면증, 수면장애를 개선할 수는 없는 것.
그럼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꿀잠’의 영역에 들 수 있는지 〈바자〉 에디터가 각각 다른 종류의 수면영양제를 먹어봤다. 얼마전 팀에 합류해 초긴장 상태로 매일을 보내고, 침대에 누워서도 내일 할 일을 생각하느라 평소보다 오래 뒤척이던 나의 경우 쌀겨주정추출물이 함유된 영양제를 복용했다. 이틀째부터 복용 후 15분쯤 지나면 살짝 몽롱한 기운이 느껴졌는데, 30분 내로 잠들지 않으면 사라졌다. 평소보다 깊게 잤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알람 한 번에도 쉽게 잠을 깰 수 있어 구체적인 비교를 위해 수면측정 앱을 사용했다. 마감 기간이라 총 수면 시간이 짧았던 것 대비 실질적으로 숙면을 취한 시간은 낮지 않다는 걸 수치로 확인했다. 반면 가바분말과 락티움이 함유된 영양제를 복용한 다른 두 에디터는 일주일의 짧은 복용기간 때문인지 크게 개선의 효과를 느끼지 못했다. 늦게 잠들었는데도 아침에 몸이 가벼웠고, 평소보다 덜 피곤한 것 같은 느낌은 들었지만 수면영양제의 영향인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비타민을 먹는다고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듯 수면영양제 역시 꾸준히 섭취해야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 또한 기능성 원료의 인체적용시험은 4주 이상 섭취했을 때 기준이니 적어도 한 달 이상 복용해야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감기약을 먹은 것같이 몽롱하고 몸이 늘어지는 느낌을 기대했다면 다시 생각하길 바란다. 수면장애의 치료와 예방의 목적이 아닌, 건강보조제의 역할로 수면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는 얘기다.
 
※  에디터의 수면 영양제 한 달 복용 후기는 11월 7일 〈바자〉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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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박경미
    사진/ 정원영
    도움말/ 김정은(가나안약국), 오정석(장안제일약국)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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