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2022 패션쇼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Beauty

디올 2022 패션쇼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디올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 & 이미지 디렉터 피터 필립스가 들려주는 비하인드 스토리.

BAZAAR BY BAZAAR 2022.05.27
 
2022년 4월 30일, 최근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꼽히는 서울에서 디올의 2022 가을 패션쇼가 열렸다. 긴 코로나 팬데믹 끝에 열린 오프라인 이벤트에 패션업계는 들썩거렸고 SNS 피드는 디올 쇼 얘기로 가득 찼다. 이화여자대학교 ECC에는 거대한 스케이트 파크가 등장했고, 곽민지, 하시에 등의 한국 스케이트보더들의 퍼포먼스로 쇼가 시작됐다. 교복, 스포츠웨어에서 영감받은 다양한 룩을 타탄체크와 디올의 시그너처 컬러로 풀어낸 쿨하고 힙한 피스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개인에서 커뮤니티로, 스포츠에서 쿠튀르로, 절제와 대담함을 아우르며 디올 하우스의 헤리티지와 창의성에 집중했다. 서울의 수많은 장소 중에서도 기업 사회 책임 프로그램 파트너십을 맺은 이화여대를 베뉴로 정하고, 디올 하우스 주트 백에 있는 엠블럼을 ‘단합을 통한 힘(L’union fait la force)’으로 변형하여 선보인 것은 새로운 여성 공동체와의 협업을 기념하고, 시스터후드(#SISTERHOOD)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이화여대 점퍼를 입고 런웨이에 나온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모습은 의미 있는 행사에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다.
단일화된 트렌드에 여성상을 끼워 맞추기보다 개개인이 가진 고유의 개성과 아름다움에 집중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했다. 이는 의상뿐 아니라 뷰티 룩에서도 엿볼 수 있었는데, 강렬한 블랙 아이라인의 경우 모델의 눈매에 따라 길이와 두께를 다르게 표현했다. 그래픽적으로 표현된 아이 메이크업 덕분에 런웨이의 모델들은 한껏 파워풀하고 각자의 매력이 잘 발산되는 듯 보였다. 쇼가 끝난 다음 날, 북촌의 한 한옥에서 디올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 & 이미지 디렉터인 피터 필립스를 만나 그날의 뒷이야기를 들었다.
 
백스테이지에서 메이크업 중인 피터 필립스.

백스테이지에서 메이크업 중인 피터 필립스.

이번 쇼의 메이크업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요?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와 나눈 대화에서 실마리를 찾았어요. 마리아는 특히 아이 메이크업을 좋아하는데(짙은 블랙 아이라인은 그녀의 시그너처!) 이는 디올 하우스와도 연결 고리가 있죠. 디올이 가진 우아함이라는 코드를 다양하고 독특한 아이 메이크업의 변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완성된 이번 메이크업의 콘셉트를 단어로 표현하자면 ‘스트리트(street)’와 ‘스마트(smart)’라고 할 수 있어요.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여성들의 스포티한 요소를 스트리트에 연결시켰고, 디올 하우스의 시크한 쿠튀르적 요소는 스마트한 메이크업으로 나타냈죠. 블랙 컬러의 아이라인은 중간 부분이 끊어진 형태로 연출해 그래피티처럼 표현했고요. 아이라인의 위아래 부분과 중간에 끊어진 부분, 총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스모키 메이크업은 각 모델들의 눈이나 얼굴의 형태에 따라 다르게 연출했어요. 여성이 가진 저항정신(rebel)과 우아함이 교차되도록 독특한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했어요. 
 
그래피티를 연상케 하는 아이 메이크업.

그래피티를 연상케 하는 아이 메이크업.

아이 메이크업을 ‘각각 다르게’라고 표현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번 쇼에 선 90명의 모델들이 각자 가진 개성을 표출할 수 있도록 아이라인을 맞춰 그렸다면 이해하기 쉬울까요? 메이크업 팀에서 전체 룩을 위한 베이스 메이크업을 완성한 후 내게 모델들을 보내주면 각각의 얼굴과 눈썹 형태에 따라 아이라인을 강조하거나, 더 길게, 혹은 더 짧게 그리면서 밸런스를 맞췄어요. 패션쇼에서는 통일된 룩을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모델 개개인이 가진 개성에 맞게 디테일을 살려주는 것도 분명히 필요해요. 그래야만 모든 여성이 스스로 가진 매력을 발산할 수 있고, 더욱 아름답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죠. 쇼 오프닝을 맡았던 스케이트보더들도 모델들과 같은 메이크업을 했지만, 동시에 각자가 가진 고유의 개성이 돋보이는 룩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어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미끄러지는 여성들의 모습이 하이힐을 신고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만큼 멋지게 보일 수 있도록요.  
 
이번 패션쇼 메이크업은 우아함과 여성성을 동시에 표현했다.

이번 패션쇼 메이크업은 우아함과 여성성을 동시에 표현했다.

이번 룩을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개성을 일반화하여 팁을 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한 가지를 꼽자면 기본적인 피부 표현에 공을 들여서 얼굴을 완벽한 캔버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거예요. 완벽한 피부가 완성되면 어떤 메이크업이든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거든요. 그 다음은 어떤 모습으로 나를 표현하고 싶은 지 파악하는 거죠. 아이돌이나 K-팝스타, 좋아하는 아티스트 같은 유명인일 수도 있고, 자신의 어머니, 친구와 같은 주변인의 모습을 참고할 수도 있겠죠. 혹은 그저 나 자신으로서 개성을 표출하고 싶을 수도 있고요. 메이크업을 놀이로 생각하고 시도해보세요. 아이섀도도 마음껏 발라보고, 특히 눈썹은 얼굴의 전반적인 느낌을 잡아주는 중요한 부분이니 다양하게 농도를 조절하며 표현해 보는 것이 좋아요. 한 여성의 개성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을뿐더러 나이가 들수록 함께 성장한다는 걸 잊지 말아요. 메이크업도 그에 맞게 진화해야 합니다.
어제의 쇼는 서울에서 열린 첫 디올 패션쇼이기도 했고, 이화여대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성사되었다고 들었어요. 디올과 서울이라는 도시는 어떤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생각하나요?
수차례 서울을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한국 여성들은 뷰티 그리고 스킨케어에 정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생생하게 느껴요. 그래서 한국 여성들이 어떤 뷰티 트렌드에 관심을 갖는지 늘 주시하며 제품 개발에 참고하죠. 그런 의미에서 디올과 서울은 뷰티, 혹은 뷰티 컬처라는 연결고리를 공유한다고 생각해요.
 
디올 어딕트 립스틱 #100 누드 룩을 바르는 모델 박희정.

디올 어딕트 립스틱 #100 누드 룩을 바르는 모델 박희정.

그렇다면 파리에서의 디올과 서울에서의 디올은 어떤 점이 같고 어떤 부분이 다르다고 느끼나요?
어제의 쇼는 이미 파리에서 한 번 열렸고, 같은 콘셉트로 수많은 촬영과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가장 큰 차이점은 글로벌 캐스팅에 있었던 것 같아요. 일부 외국인 모델도 있었지만 대부분 한국 모델들로 캣워크가 채워졌는데, 한국 여성들이 강한 개성을 드러내며 디올 패션을 소화하는 맥락이 흥미로웠어요. 워킹만 보더라도 파리에서 본 모델들은 ‘쇼를 위한 워킹’을 한다는 느낌이 강한 반면, 한국 모델들은 두려움 없는 여성이 터프함과 강인함을 표출해내는 모습을 연상시켜서 대단히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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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과 사진/ 양보람(프리랜스 에디터)
    에디터/ 이지영
    사진/ 이종일, ⓒ Christian Dior Beauty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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