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출산 커뮤니티에 항상 등장하는 '유산방지주사'에 관해 서울라헬여성의원 김태연 원장에게 물었다.
유산방지주사의 정체는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이라는 호르몬입니다. 프로게스테론은 배란이 된 후 황체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배란 후 자궁내막을 두껍게 하여 수정란의 착상을 돕고, 착상된 이후 자궁내막을 안정되게 하여 임신을 유지시켜 줍니다. 임신 약 10주까지 황체에서 분비되며 임신 7-10주에 태반으로 옮겨져 분비되므로 프로게스테론을 사용하는 경우는 통상 임신 8주-12주까지 사용하게 됩니다. 임신 초기에 프로게스테론이 부족한 경우 유산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 주사제제(근육주사,피하주사), 경구약, 질정제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보조생식술(인공수정, 체외수정)을 받은 경우에는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하는 황체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프로게스테론의 보충이 필요합니다.
모든 산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가요? 어떤 경우에 맞을 수 있나요?
착상기에서 임신 초기에 프로게스테론이 부족한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배란 이후 다음 생리가 시작될 때까지의 기간을 황체기라고 하는데, 이 기간이 10-12일보다 짧은 경우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하는 황체의 기능이 부족한 ‘황체기 결함’을 의심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유산방지주사 (혹은 경구약, 질정제)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보조생식술을 받은 경우에도 필요합니다. 임신 초반기에 질출혈이 있고 자궁내 살아있는 태아가 보이는 ‘절박유산’인 경우 프로게스테론 보충의 효과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임상적으로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산에도 완전유산, 불완전유산, 불가피유산, 계류유산, 절박유산 등 다양한 유산종류가 있다고 들었어요. 각 유산의 차이점과 ’유산방지주사’가 도움을 주는 경우는 어떤 건가요?
자연유산이란 임신 20주 이전에 태아가 사망하여 임신이 종결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임상적으로 확인된 임신의 약 12-15%에서 발생하며, 자연유산의 약 80%는 임신 12주 이내에 발생하고 그 이후에는 급속히 감소합니다. 여성의 연령에 따라 위험도는 증가하며 30대 이전에는 7-15%이나 35세 이후는 17-28%, 40세 이상인 경우 34-52%까지 보고 되고 있습니다. 유산의 분류는 완전유산, 불완전유산, 불가피유산, 계류유산, 절박유산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완전 유산이란 임신 산물이 모두 자궁 밖으로 배출된 경우이며, 태아나 태반의 일부가 자궁 내에 남아 있는 경우를 불완전 유산이라고 합니다. 불가피 유산이란 자궁경부가 열려 있으나 임신 양막이 파열된 채 임신 산물이 자궁 내에 남아있는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서 불완전 또는 완전 유산으로 진행됩니다. 위에 설명한 유산들은 대부분 복통과 질출혈이 동반됩니다. 계류유산은 자궁경부가 닫혀있는 상태로 사망한 태아가 자궁 내에 남아 있는 경우를 말하며, 아기집을 확인하고 일정 시기 이후에 초음파상 난황낭 또는 태아를 확인할 수 없거나 태아의 심장박동을 확인하였으나 이후 초음파에서 태아심정지를 확인한 경우 진단할 수 있습니다. 불완전유산, 불가피유산, 계류유산인 경우 더 이상 임신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유산방지주사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임신 산물을 배출시켜 임신을 종결 시켜야 합니다. 이때 자연적으로 배출을 기다리거나 약물치료 또는 자궁내소파술 등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절박유산은 질출혈이 있으나 자궁내 태아의 심박동이 확인되고 자궁경부가 닫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약 20%의 임신에서 일어날 수 있고 대부분 만삭까지 임신이 유지될 수 있으나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전치태반 등의 산과적 합병증 발생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안정이 권장되고 유산 방지 주사를 사용해볼 수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에서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알아차릴 수 있는 유산의 전조 증상이 있다면?
대부분의 유산은 질출혈과 복통을 동반하게 되므로 임신 초기에 이같은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근육주사인 경우 엉덩이에 주사를 맞으며 용량에 따라 매일 맞거나 1-2주 간격으로 맞기도 합니다. 피하주사인 경우 하루 1-2회 복부에 맞습니다. 질정인 경우는 종류에 따로 한번에 하루 1-3회 1개씩 질내에 삽입하며 경구제제인 경우는 하루 1-3회 1알씩 복용합니다. 보조생식술을 통한 임신이나 자연임신에서 황체기 결함을 진단받은 경우는 시술일 혹은 배란일부터 시작하여 임신 8-12주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절박유산에서의 사용은 개인의 상태마다 다르기 때문에 담당의사와 상의를 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육주사인 경우, 기름에 녹인 프로게스테론을 주사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한 편이며 통증이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사 후 주사부위를 잘 문질러 주면 통증 해소뿐만 아니라 약물 흡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