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목재'로 만들어진 문화재가 많은 우리나라는 집중 호우나 태풍 때문에 훼손되는 경우도 많지만, 최근엔 흰개미떼로 인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높아진 탓에 봄이 빨라져 봄철에 번식하는 흰개미가 더 빨리, 많이, 넓게 활동하기 시작했기 때문.

운림산방 / 진도군청 홈페이지 캡처

운림산방 / 진도군청 홈페이지 캡처
수백 년을 견뎌온 문화유산도 기후위기에 따른 '흰개미' 습격에는 맥을 못추는 상황이다. 목재 문화유산은 한번 훼손되면 복구하기도 어렵다. 전남 진도에 위치한 국가지정문화재 운림산방은 흰개미가 목재를 먹어치우는 바람에 건물 안정성에도 영향을 끼치게 됐다고. 서울 경복궁과 종묘, 조선왕릉 등 곳곳에서 흰개미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해외도 예외는 아니다. 19세기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감을 준 갈라파고스제도의 명물 ‘다윈의 아치’ 바위도 최근 무너졌다. 지난 5월 에콰도르 환경부는 갈라파고스제도의 다윈섬에서 1㎞쯤 떨어진 바다에 솟아 있던 이 암초의 아치 부분이 붕괴됐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무너지기 전의 다윈의 아치 모습 / gettyimages
엘리뇨 현상으로 최대 4만5000년 전 그려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석회동굴 고대벽화들도 표면이 벗겨지고 있다. 고고학자 질리언 헌틀리 연구팀은 지난 5월 네이처지를 통해 동굴 벽화에 '염정작용(haloclasty)'이 발생해 최근 수 십 년간 빠른 속도로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엘니뇨 현상이 가뭄을 더 심하게 했다가 우기에는 장맛비·습도를 더 높여 (석회동굴의) 염정작용에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