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에르메스는 장인정신이 곧 미래성이라고 믿는다
드디어 서울에! 에르메스의 순회 전시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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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은 에르메스가 전 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선보이는 팝업 전시로, 에르메스의 장인정신과 최신 기술, 그리고 창의성이 얼마나 긴밀한 조화를 이루며 지속되어왔는지 증명한다. 60여 개 공방을 다 둘러보지 않아도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날아온 11명 장인들의 작업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전시를 여행 체험 혹은 체험 여행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전시는 티켓 오픈 첫날 이미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대중의 관심까지 챙겼다. 서울에서 만난 에르메스 6대손이자 그룹에서 생산 및 투자 부문 총괄을 맡고 있는 기욤 드 센느 부회장과의 대화. 그는 “에르메스에서는 모든 게 변하지만 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퍼스 바자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은 2021년 코펜하겐을 시작으로 토리노, 디트로이트, 싱가포르, 교토, 릴, 시카고, 방콕, 멕시코시티에서 개최되었고 열 번째 도시로 서울에서 선보입니다. 이를테면 시카고는 20세기 중반 자동차를 비롯한 현대 디자인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서울은 어떤 의미인가요? 서울은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의 아트 허브로 거듭나며 가장 최신의 미적 트렌드를 만날 수 있는 도시입니다.
기욤 드 센느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은 전 세계 어디서든 열릴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전시는 큰 의미를 갖습니다. 첫 번째는 한국 시장이 저희에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고요. 두 번째는 에르메스에서 9년째 진행하고 있는 ‘궁궐 복원’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시카고는 디자인과 건축 면에서 흥미로운 도시입니다. 이번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은 ‘장인정신’을 주제로 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에르메스는 매년 커뮤니케이션과 창작을 위해 하나의 테마를 정합니다. 올해 에르메스의 테마는 ‘포부르의 정신(Spirit of the Faubourg)’으로 100주년을 맞은 역사적인 포부르 매장을 기념합니다.
하퍼스 바자 혹자들은 이번 전시를 ‘여행 체험’ 혹은 ‘체험 여행’이라고 표현하더군요. 프랑스와 스위스 곳곳에 위치한 60여 개의 에르메스 공방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장인들의 작업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처음에 이 전시를 기획한 의도가 궁금합니다.
기욤 드 센느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의 전신은 2011년에 열린 ‘페스티벌 데 메티에(Festival des Metier)’입니다. 원래는 그 해에만 열릴 계획었습니다만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가 있었고 한 해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은 그 전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적으로도 의미적으로도 개선되었죠. 내년에도 중국을 포함한 다른 도시에서 전시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저는 이 전시가 에르메스가 무엇에 의미를 두는지, 어떤 기업인지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거든요. 전시의 핵심은 장인들을 데려오고 대중이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시 기간 내내 장인 옆에 반드시 통역사가 함께하도록 합니다. 장인의 작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인이 관람객에게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관람객이 장인에게 어떤 질문이든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물론 별도로 준비된 답변은 없어요. 장인들 또한 자신의 생각대로 자유롭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 전시의 가장 특별한 점입니다.
하퍼스 바자 전시를 관람하는 대중과 실제 에르메스를 구매하는 소비층은 꽤 다르지 않습니까?
기욤 드 센느 물론 모든 관람객이 바로 소비자로 이어지진 않겠죠. 하지만 10년 뒤에 그분들이 에르메스를 기억하고 특별한 날 향수나 주얼리, 스카프를 구매할 수도 있잖아요. 방문한 어린이나 학생들이 “나도 수공예 작업을 해보고 싶다”라는 꿈을 갖게 되고 에르메스가 아니더라도 그런 길을 가게 될 수도 있고요. 전시가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들이죠. 때문에 저는 이런 전시가 보다 광범위하고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퍼스 바자 장인들 한 명 한 명의 존재감이 매우 돋보이는 전시였습니다. 어떤 면에선 그들이 연예인처럼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에르메스가 장인을 선발하는 기준과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기술적인 면 외에 어떤 것을 염두에 두는지 궁금합니다.
기욤 드 센느 우선 수공예, 수작업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어야겠죠. 사실 에르메스 장인으로서의 삶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특히 가죽 분야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나의 제품에 몇 시간이나 매달릴 만큼 굉장히 높은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최고의 품질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죠. 하지만 장인들은 본인의 이름이 적힌 인장을 자신이 만든 제품에 넣는 만큼 자부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높은 집중력과 일에 전념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하퍼스 바자 저는 이번 전시에서 켈리 백을 통해 엄마를 추억하는 일본인 여성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 작업이 인상 깊더라고요. 당신의 삶에서 장인정신을 강하게 느낀 사적인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기욤 드 센느 어린 시절에 공방에 방문하고는 했습니다. 파리 포부르 생토노레(Faubourg Saint-Honore)에 있는 공방이었습니다. 현재는 여성 장인도 많지만 당시에는 거의 남성 장인이었어요. 공방 관리자는 흰색 블라우스를, 나머지는 회색 블라우스를 입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죠. 그렇게 공방에서 견습생으로 3일을 보냈는데, 결과적으론 최악이었어요. 제가 정말 손재주가 없거든요. 손은 바늘에 찔려서 상처 투성이었고 바느질도 삐뚤빼뚤했죠. 그때의 경험으로 장인들을 더 존경하게 됐습니다.
하퍼스 바자 이토록 모든 게 바삐 돌아가는 기술집약적인 시대에 노동집약적으로 물건을 만드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이것이 에르메스의 정신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요?
기욤 드 센느 에르메스는 장인정신을 보편적 가치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보편적 가치는 오늘날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는 주제이고요.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의 성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전시는 세계 어디에서 개최되든 언제나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관람객은 하나의 제품과 그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큰 감동을 느낍니다. 저는 거기에 강력한 의미가, 미래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르메스가 하는 일은 단순히 과거의 것, 옛것에 머물지 않고 이를 통해 현대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퍼스 바자 9년째 아름지기의 ‘궁궐 복원’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전통 문화와 기술을 보존하고 전수를 돕는 일이야말로 전통에서 미래성을 발견하는 일일 것입니다. 또 어떤 사회 공헌 활동이 있습니까?
기욤 드 센느 에르메스 재단에서는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기술의 전수, 특히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합니다. ‘메뉴팩토(Manufacto)’라는 활동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에르메스 장인이나 다른 가구 장인 등이 방문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들이 하나의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전 이 활동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손재주가 좋은 아이들이 반드시 수학이나 역사 성적이 높은 건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이 작업들은 결코 혼자 해낼 수 없죠. 아이들은 서로 도움을 요청하고 받아들이며 협업합니다. 단지 멋진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 이상의 좋은 경험일 것입니다.
하퍼스 바자 ‘전통공예의 미래를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토크에서 에르메스의 행보에 대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전통과 미래라는 두 다리로 선다”고 말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궁극적으론 이 균형이 오늘날 에르메스의 생존전략이자 성공의 비결일 텐데요.
기욤 드 센느 전통과 현대의 균형은 에르메스의 일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변하고 있습니다. 20년 전엔 한국과 중국 시장이 지금처럼 큰 시장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10년간 디지털 생태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죠. 사람들의 행동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넥타이 같은 제품은 점점 더 사용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에르메스는 항상 강력한 창의성, 탁월한 품질, 뛰어난 장인정신, 특정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통과 미래가 대립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극히 일상적인 현실이죠. 저는 종종 청중을 대상으로 에르메스에 대해 말할 때 10년 전에 사용했던 광고 문구를 소개하곤 합니다. “에르메스에서는 모든 게 변하지만 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Credit
- 사진/ 에르메스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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