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차박 계획이 있다면? 무조건 이 곳으로!

여행 전문기자가 추천하는 차박 코스.

BYBAZAAR2021.10.29
덕적도에서 ‘차박’ 어때?
노을 지는 바다 앞마당에서 ‘물멍’하고, 쏟아지는 별빛 아래 꿈을 꾸고, 자주 먹고, 많이 웃었다.

 
#진주의바깥생활 #쿠루야어디가  
 
 
섬의 협소한 길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레이캠핑카

섬의 협소한 길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레이캠핑카

덕적도의 신비로운 해변 3곳

섬의 협소한 길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레이캠핑카

섬의 협소한 길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레이캠핑카

섬의 밤과 낮을 만끽할 수 있는 차박 캠핑

섬의 밤과 낮을 만끽할 수 있는 차박 캠핑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에 올라 1시간 10분. 한숨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덕적도다. 제 몸의 반만 한 배낭을 멘 젊은 백패커들과 비조봉을 오르려는 등산객, 그리고 장비를 단단히 채비한 뱃사람들이 배에서 우르르 내려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지고 선착장은 순식간에 다시 적막이다. 남쪽에서 듣던 영롱한 바다와 흔한 미식 자랑 하나 없이 섬은 수평선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하지만 1950~1970년대 덕적도는 그 어느 지역보다 기운생동하고 역동적이던 바닷가 마을이었다. 여름 보양으로 유명한 민어 어장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덕적군도의 또 다른 섬인 굴업도가 ‘민어 파시’의 성지로 가장 유명했고, 태풍으로 소실된 굴업도의 민어 파시가 이동한 지역이 덕적도였다. 잘 나갈 때는 이 작은 섬에 유동 인구가 2만 명에 달했다고. 지금은 500명 남짓한 주민이 살고 있지만 말이다. 당시 덕적도 북동쪽에 있는 북리항에는 민어잡이 배 수십 척이 빼곡했을 것이다. 상설극장과 술집, 요정집이 줄지어 문을 열고, 돈을 벌기 위해 섬으로 몰려든 피난민과 뱃사람들로 복작거리던 섬은 이제 한적한 어촌 풍경으로 남았다.

 

덕적도가 백패킹으로 유명한 이유  

덕적도가 캠핑, 특히 백패킹 장소로 유명한 이유는 필요한 요소들을 섬 내에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장작을 제외한 대부분의 캠핑 장비와 음식을 구할 수 있는 대형 마트가 선착장 바로 앞에 있고, 가까운 거리에 주유소를 지나며, 지도에 표시된 해변에는 잘 관리된 샤워장과 화장실이 나란히 있다. 한 마디로 섬 안에서 필요한 물품 대부분을 구할 수 있다는 것. 솔깃한 장점이다.
 
이번 섬 여행에서는 인천 모빌리티 사업협동조합을 포함한 지역 사업체 4곳이 함께 운영하는 ‘인섬’의 레이캠핑카로 덕적도 구석구석을 달렸다. 루프톱 텐트, 어닝을 설치한 레이캠핑카 안에는 미니멀 캠핑 장비가 구비되어 있어 사실상 몸만 가면 된다. 차박(차 안에서 잠을 자는 캠핑)을 하고 싶지 않다면, 섬을 자유롭게 이동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카크닉’만 즐겨도 된다. 
 
소나무 너머로 물멍하기 좋은 밧지름 해변

소나무 너머로 물멍하기 좋은 밧지름 해변

인적이 거의 없는 밧지름 해변의 풍경

인적이 거의 없는 밧지름 해변의 풍경

해송 숲에서 백패킹을 하기 좋다

해송 숲에서 백패킹을 하기 좋다

덕적도 주민의 추천으로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밧지름해변. 소나무 숲이 끝내주게 아름다운 황금빛 모래 해변이다. 포물선을 그리는 백사장 앞에 방풍림으로 조성한 소나무 600여 그루가 멋스럽고, 오염되지 않은 바다는 남해의 말간 옥빛을 닮았다. 한 백패커가 해송 사이에 텐트 피칭을 하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다. 명당이다. 
수백 년 된 해송과 나란한 서포리 해변

수백 년 된 해송과 나란한 서포리 해변

솔숲 속에 조성된 서포리 웰빙 산책로

솔숲 속에 조성된 서포리 웰빙 산책로

 
덕적도의 대표 해변인 서포리는 밧지름보다 규모가 크고 초록의 수초들이 모래를 뚫고 나와 거대한 잔디 구장을 이룬다. 나이가 200년은 훌쩍 넘은 해송숲과 폭신한 잔디는 해변 피크닉을 하기 완벽한 장소. 
 
 
공룡알처럼 큼지막한 몽돌들. 능동자갈마당

공룡알처럼 큼지막한 몽돌들. 능동자갈마당

능동자갈마당의 기암괴석

능동자갈마당의 기암괴석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을 빼앗긴 해변은 덕적도 북서쪽에 있는 능동자갈마당이다. 공룡알을 닮은 크고 매끈한 몽돌이 뻗어있어 파도가 밀려오고 빠지는 소리가 거창하다. 입구의 갈대군락지를 지나 해변에 들어서면 한쪽에 기기묘묘한 형태로 남은 화산암 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하늘을 향해 기이하게 솟은 기세가 불꽃처럼 맹렬하다. 아쉽게도 코로나로 일부 해변 캠핑이 어려운 상태. 현재 밧지름 해변에서만 캠핑이 가능하다. 피칭이 어렵다면 이름 없는 작은 해변이나 방파제에서 차박 또는 차크닉을 즐겨보자. 날씨 좋은 날이면 어디에서나 환상적인 노을과 별무리를 만날 것이다.
 
* 덕적도 가는 길 인천여객터미널에서 덕적도 선착장까지 코리아나 쾌속선이 매일 3회 운항(1시간 10분 소요, 덕적도 발은 2회 운항), 요금 23,750원(성인)
 
* 인섬 레이 캠핑카 여행 24시간 99,000원(11월 30일까지 17% 할인가), 예약 1811-9632
 
 
 

아기자기한 소야도의 발견

간조 시간이 되면 떼뿌리 해변의 모랫길이 1.3km나 펼쳐진다

간조 시간이 되면 떼뿌리 해변의 모랫길이 1.3km나 펼쳐진다

떼뿌리 해변의 곱고 단단한 모래는 달리기를 하기에도 좋다

떼뿌리 해변의 곱고 단단한 모래는 달리기를 하기에도 좋다

 
2018년 덕적도와 소야도를 잇는 해상대교가 생기면서 육지에서 소야도로 가는 길이 빨라졌다. 육로가 생기면서 오히려 육지와 소야도를 잇는 뱃길은 끊겼는데 여객선 운항 재개를 희망하는 현수막이 띄엄띄엄 보인다. 소야도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신 너른 천연백사장이 잘 보존되어 있고, 오염되지 않은 생태 자원이 지천이다. 남쪽 끝에서 만난 떼뿌리 해변은 코로나 이전만 해도 인천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 캠핑장이었다. 띠풀(떼뿌리)이 깔린 잔디는 캠핑과 피크닉을 즐기기 좋고, 간조 시간이 되면 고운 모랫길이 1.3km나 펼쳐져 눈부신 풍광을 뽐낸다.
 
펍 아일랜드 소야

펍 아일랜드 소야

펍 아일랜드 소야

펍 아일랜드 소야

펍 아일랜드 소야

펍 아일랜드 소야

남동쪽의 발견은 펍 카페 아일랜드 소야다. 큰길에서 페인팅한 목재 푯말을 따라 해안 깊숙이 내려가면 그리스의 작은 비치 펍을 닮은 파란 건물이 나타난다. 너른 테라스나 루프톱 선베드에 앉아 앞마당의 암초 바다를 바라보며 ‘물멍’ 하기 좋다. 블루스와 재즈 음악의 취향 가득한 선곡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근처 선촌항 선착장에서 ‘소야도의 기적’이라 불리는 신비로운 바닷길을 걷는 경험도 놓치지 말 것! 간조 시간이면 갓섬, 간뎃섬, 물푸레섬이 하나의 바닷길로 이어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조개와 석화가 쌓인 길은 자연이 만든 거룩한 조각 같다. 서해안이지만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 아일랜드 소야 1am~7pm, 아메리카노 5,000원, 파스타 12,000원
 
 
 

프리미엄 수산물 잔치, 고래마켓

고래마켓의 내부

고래마켓의 내부

제철 생선부터 활어와 선어까지 프리미엄 수산물을 다루는 고래마켓

제철 생선부터 활어와 선어까지 프리미엄 수산물을 다루는 고래마켓

구매한 수산물을 맞은편의 스팀타운에서 맛볼 수 있다

구매한 수산물을 맞은편의 스팀타운에서 맛볼 수 있다

 
덕적도 진리항을 떠난 마지막 배가 육지에 닿은 시간은 오후 5시. 해산하기에는 이르다. 완벽한 마무리 미식을 원한다면 연안부두 바로 건너편에 있는 신개념 수산시장, 고래마켓으로 향하자. 고래마켓이라는 이름은 과거 인천이 최대 고래잡이 지역이었기 때문이리라. 특히 대청도는 1920~1930년대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래를 잡아들이던 포경장이었다. 사업장 수익은 모두 일본이 수탈했지만 말이다. 싱싱한 활어와 숙성어, 갑각류와 조개패류 등의 프리미엄 수산물을 판매하는 시장으로 자부심이 상당한 편. 질척이는 바닥이나 비린 냄새 없이 밝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공간 내부, 최상급 수산물을 정찰제로 판매하는 정책에 신뢰가 생긴다. 갑각류나 조개패류는 고래마켓 맞은편에 있는 스팀 타운에서 직접 쪄 먹을 수 있는데, 지하에서 만들어진 스팀이 연결된 파이프를 타고 식당 테이블 찜기로 보내져 요리된다. 빠르고 신박하다. 긴 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출출한 여행자를 위한 마지막 일정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