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지는 바다 앞마당에서 ‘물멍’하고, 쏟아지는 별빛 아래 꿈을 꾸고, 자주 먹고, 많이 웃었다.
#진주의바깥생활 #쿠루야어디가

섬의 협소한 길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레이캠핑카
덕적도의 신비로운 해변 3곳

섬의 협소한 길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레이캠핑카

섬의 밤과 낮을 만끽할 수 있는 차박 캠핑
덕적도가 백패킹으로 유명한 이유
이번 섬 여행에서는 인천 모빌리티 사업협동조합을 포함한 지역 사업체 4곳이 함께 운영하는 ‘인섬’의 레이캠핑카로 덕적도 구석구석을 달렸다. 루프톱 텐트, 어닝을 설치한 레이캠핑카 안에는 미니멀 캠핑 장비가 구비되어 있어 사실상 몸만 가면 된다. 차박(차 안에서 잠을 자는 캠핑)을 하고 싶지 않다면, 섬을 자유롭게 이동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카크닉’만 즐겨도 된다.

소나무 너머로 물멍하기 좋은 밧지름 해변

인적이 거의 없는 밧지름 해변의 풍경

해송 숲에서 백패킹을 하기 좋다

수백 년 된 해송과 나란한 서포리 해변

솔숲 속에 조성된 서포리 웰빙 산책로
덕적도의 대표 해변인 서포리는 밧지름보다 규모가 크고 초록의 수초들이 모래를 뚫고 나와 거대한 잔디 구장을 이룬다. 나이가 200년은 훌쩍 넘은 해송숲과 폭신한 잔디는 해변 피크닉을 하기 완벽한 장소.

공룡알처럼 큼지막한 몽돌들. 능동자갈마당

능동자갈마당의 기암괴석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을 빼앗긴 해변은 덕적도 북서쪽에 있는 능동자갈마당이다. 공룡알을 닮은 크고 매끈한 몽돌이 뻗어있어 파도가 밀려오고 빠지는 소리가 거창하다. 입구의 갈대군락지를 지나 해변에 들어서면 한쪽에 기기묘묘한 형태로 남은 화산암 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하늘을 향해 기이하게 솟은 기세가 불꽃처럼 맹렬하다. 아쉽게도 코로나로 일부 해변 캠핑이 어려운 상태. 현재 밧지름 해변에서만 캠핑이 가능하다. 피칭이 어렵다면 이름 없는 작은 해변이나 방파제에서 차박 또는 차크닉을 즐겨보자. 날씨 좋은 날이면 어디에서나 환상적인 노을과 별무리를 만날 것이다.
* 덕적도 가는 길 인천여객터미널에서 덕적도 선착장까지 코리아나 쾌속선이 매일 3회 운항(1시간 10분 소요, 덕적도 발은 2회 운항), 요금 23,750원(성인)
* 인섬 레이 캠핑카 여행 24시간 99,000원(11월 30일까지 17% 할인가), 예약 1811-9632
아기자기한 소야도의 발견

간조 시간이 되면 떼뿌리 해변의 모랫길이 1.3km나 펼쳐진다

떼뿌리 해변의 곱고 단단한 모래는 달리기를 하기에도 좋다
2018년 덕적도와 소야도를 잇는 해상대교가 생기면서 육지에서 소야도로 가는 길이 빨라졌다. 육로가 생기면서 오히려 육지와 소야도를 잇는 뱃길은 끊겼는데 여객선 운항 재개를 희망하는 현수막이 띄엄띄엄 보인다. 소야도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신 너른 천연백사장이 잘 보존되어 있고, 오염되지 않은 생태 자원이 지천이다. 남쪽 끝에서 만난 떼뿌리 해변은 코로나 이전만 해도 인천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 캠핑장이었다. 띠풀(떼뿌리)이 깔린 잔디는 캠핑과 피크닉을 즐기기 좋고, 간조 시간이 되면 고운 모랫길이 1.3km나 펼쳐져 눈부신 풍광을 뽐낸다.

펍 아일랜드 소야

펍 아일랜드 소야

펍 아일랜드 소야
* 아일랜드 소야 1am~7pm, 아메리카노 5,000원, 파스타 12,000원
프리미엄 수산물 잔치, 고래마켓

고래마켓의 내부

제철 생선부터 활어와 선어까지 프리미엄 수산물을 다루는 고래마켓

구매한 수산물을 맞은편의 스팀타운에서 맛볼 수 있다
덕적도 진리항을 떠난 마지막 배가 육지에 닿은 시간은 오후 5시. 해산하기에는 이르다. 완벽한 마무리 미식을 원한다면 연안부두 바로 건너편에 있는 신개념 수산시장, 고래마켓으로 향하자. 고래마켓이라는 이름은 과거 인천이 최대 고래잡이 지역이었기 때문이리라. 특히 대청도는 1920~1930년대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래를 잡아들이던 포경장이었다. 사업장 수익은 모두 일본이 수탈했지만 말이다. 싱싱한 활어와 숙성어, 갑각류와 조개패류 등의 프리미엄 수산물을 판매하는 시장으로 자부심이 상당한 편. 질척이는 바닥이나 비린 냄새 없이 밝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공간 내부, 최상급 수산물을 정찰제로 판매하는 정책에 신뢰가 생긴다. 갑각류나 조개패류는 고래마켓 맞은편에 있는 스팀 타운에서 직접 쪄 먹을 수 있는데, 지하에서 만들어진 스팀이 연결된 파이프를 타고 식당 테이블 찜기로 보내져 요리된다. 빠르고 신박하다. 긴 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출출한 여행자를 위한 마지막 일정으로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