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바다에서 이것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즐긴 것이 아니다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Lifestyle

울릉도 바다에서 이것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즐긴 것이 아니다

초가을엔 울릉도 여행을.

BAZAAR BY BAZAAR 2021.08.06
#진주의바깥생활
Vol.23 울릉도



해안일주도로로 울릉도 한 바퀴

검은 화산암이 이국적인 울릉도 동쪽 해안

검은 화산암이 이국적인 울릉도 동쪽 해안

울릉도는 140만여 년 전 지각 작용에 의해 형성된 화산체로, 평지가 거의 없고 아찔한 비탈과 예각의 절벽이 땅의 대부분을 이룬다. 2,000m 깊이의 심해에서 여러 차례 화산이 폭발해 이룬 오각형 섬은 그야말로 거대한 화산암 조각 같다. 해안일주도로는 억겁의 시간이 이룩한 바위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울릉읍 저동리에서 섬목까지 해안로를 조성하는 데만 약 40년이 걸렸고, 2년 전 마지막 구간인 내수전에서 섬목항까지의 도로가 완공되면서 완전한 일주도로 여행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태풍 마이삭으로 큰 피해를 보았지만, 현재 차량 흐름이 가능하도록 최소한의 도로 복구를 해놓은 상태. 도동항에서 차를 렌트해 일주도로를 달리는 동안 눈앞으로 기우는 거대한 바위 그림자에 연신 탄식이 이어진다. 팔뚝만 한 베개 모양의 바위로 쌓인 용암 계단, 포도알처럼 알알이 박힌 검은 암벽, 가래떡을 줄지어 놓은 것 같은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흘러 지나간다. 
영지버섯을 닮은 버섯바위

영지버섯을 닮은 버섯바위

 
대풍감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 북쪽 해안

대풍감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 북쪽 해안

맞은 편에서 바라 본 행남해안산책로. 현재 공사중이다

맞은 편에서 바라 본 행남해안산책로. 현재 공사중이다

최근 몇 년간 울릉도에도 ‘감성 카페’와 중대형 급 호텔이 들어서 풍경이 변하고 있지만, 압도적인 화산 조각들은 여전히 위엄 있는 자연 원형의 모습으로 서 있다. 태하항의 대풍감전망대(모노레일은 공사 중)을 지나면 북면의 소문난 바위들을 마주한다. 코끼리를 닮은 공암과 노인봉, 송곳바위와 3개의 삼선암의 신비로운 자태를 차례로 만나보자. 연도교로 연결된 관음도는 새들의 천국.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는 괭이갈매기들이 해벽에 빼곡하게 집을 짓고 푸드덕거린다. 기류를 타고 활공하는 괭이갈매기는 사람을 꼿꼿하게 응시하다가 도로 위를 여유롭게 가로지른다. 일주도로가 완공되기 전 이곳은 오롯이 괭이갈매기들의 땅이었을 것이다. 
삼선암

삼선암

관음도 앞의 괭이갈매기 무리

관음도 앞의 괭이갈매기 무리

이어 일출로 유명한 내수전전망대를 지나면 출발지인 도동항이다. 농어촌버스를 타고 일주도로를 도는 방법도 있다. 도동리 버스정류장을 기점으로 양방향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하루 26회 운영하며, 총 44km의 일주도로 전체를 1시간 40분 만에 둘러볼 수 있다.
 
 

씨카약 해식 동굴 탐험

 울릉도의 돌섬들은 해식 동굴이 많이 남아 있다 (c)여행의명수 (@travelmaster_official)

울릉도의 돌섬들은 해식 동굴이 많이 남아 있다 (c)여행의명수 (@travelmaster_official)

울릉도 주민 대부분이 아웃도어 전문가일지 모르겠다.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투명한 청록빛 바다와 기막히게 아름다운 해식 동굴은 해양 레저를 즐기는 이들을 이곳으로 끊임없이 불러들였으니 말이다. 국내 최대 적설량을 자랑하는 울릉도의 겨울을 만끽하려는 산악 스키어들도 곳곳에 숨어 있다고. 한겨울 폭설로 뱃길이 막히면 그들은 산악 스키나 설피를 착용하고 깍개등(울릉도의 가파른 지형)과 산속 비탈을 오르내린다. 험준한 산악으로 둘러싸인 곳이지만, 바깥 생활을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에게 울릉도는 유토피아에 가까워 보인다. 울릉도 바다에서 카약을 하지 않으면 울릉도를 제대로 경험이 아닌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문 카약커 장원섭 씨도 그중 한 명. 독일 교포 출신으로 ‘광안리 해양레포츠센터’에서 카약 강사를 지냈고 카약 전문 교육 기관인 ‘어드벤처 울릉도’의 대표 강사 출신으로 울릉도와 카약이 좋아 섬에 정주했다. 울릉도 카약의 유명세와 달리 섬 내 씨카약 업체는 전무한 상태. 
 삼선암 (c)여행의명수 (@travelmaster_official)

삼선암 (c)여행의명수 (@travelmaster_official)

장원섭 씨(010-9351-1698)는 진지한 카약 탐험을 원하는 예약자에 한해 울릉도 바다로 안내하고 있다. 매년 여름 울릉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생태 관광 코디네이터 여행의명수(@travelmaster_official)의 ‘울릉도 씨카약 투어’를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관음도 해식 동굴과 공암(코끼리 바위), 염소 폭포, 삼선암 등 울릉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경을 따라 한나절 탐험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특별 카약 가이드로 참여하는 장원섭 씨는 참가자들을 그만 아는 섬의 깊은 숨구멍까지 안내할 것이다.
코끼리 바위(공암) (c)여행의명수 (@travelmaster_official)거대한 화산 조각품을 가로지르는 카약커 (c)여행의명수 (@travelmaster_official)염소 굴 폭포 (c)여행의명수 (@travelmaster_official)
바다로 멀리 나가는 것이 두렵다면 현포항 앞 가문작지 해양워터파크에서 투명 카약 체험을 해보자. 바다에 조성한 안전한 워터파크 내에서 스노클링, 패들보드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가문작지 해양워터파크(해강마린) 
문의 : 0507-1364-0914 / 투명카약 1인 25,000원
 
 

사계절 운무로 휩싸인 신령숲 하이킹

나리분지 숲길은 누구라도 쉽게 걸을 수 있는 평지다

나리분지 숲길은 누구라도 쉽게 걸을 수 있는 평지다

울릉도의 지질 해설사 이소민 씨는 울릉도의 바깥만 여행한다면 울릉도의 껍데기만 경험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화산체의 깊은 안쪽, 나리분지의 평원과 원시림 속에 진짜 울릉도가 있다. 그가 안내한 울릉도 원시림은 나리분지에서 시작한다. 성인봉에서 발원한 물이 용출하는 신령수까지 약 2km의 산책길은 무척 아름답고 평안한 구간. 
사람의 흔적이 드문 원시림

사람의 흔적이 드문 원시림

안개가 내려 앉은 알봉 둘레길

안개가 내려 앉은 알봉 둘레길

본래 ‘울릉(鬱陵)’이란 ‘수풀이 무성한 언덕’이라는 뜻이고, 일년의 반 이상 운무가 내려 앉는 이곳은 물이 한 번도 마른 적 없는 풍요로운 땅이다. 안개가 자욱이 내려앉은 숲은 밀림 같은 수풀로 우거져 있고, 폭신한 붉은 땅을 밟으며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풍경으로 들어간다. 울릉도는 산 전체가 순한 먹거리 천지고, 물이 풍부해 굶을 걱정이 없으며 연평균 13도의 해양성 기후로 한겨울에도 포근하다. 비록 적설량은 엄청나지만 말이다. 길목마다 자연산 명이와 섬말나리, 섬나무딸기, 섬노루귀, 엉겅퀴, 농솔나무, 마가목나무가 지천이고 울릉국화 섬백리향 군락지 등 축복받은 땅에서 자란 귀한 생명이 분주하게 숨 쉰다. 40분쯤 걸으면 성인봉 용출수를 샘터로 가꾼 신령수가 나온다. 마른 목을 축이고 가로로 길게 조성한 족욕 시설에 발을 담그자. 한여름에도 얼음처럼 차가운 냉수가 발의 피로를 단숨에 풀어준다. 이어지는 알봉 둘레길과 깃대봉은 흔적이 드문 원시림이다. 태곳적 모습을 간직한 울릉도 분지의 생태 보고다.
얼음처럼 차가운 신령수로 발의 피로를 풀자

얼음처럼 차가운 신령수로 발의 피로를 풀자

울릉도 원시림에는 뱀, 멧돼지 등 위협적 야생동물이 없다

울릉도 원시림에는 뱀, 멧돼지 등 위협적 야생동물이 없다

 
 
울릉도 가는 법 
포항, 묵호, 강릉, 후포 4곳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을 운행 중이다. 포항 신항만과 울릉 사동항을 오가는 대형 여객선 뉴시다오펄 호가 9월 16일 취항한다. 이제 작은 여객선 안에서 멀미와 지친 싸움을 치르는 고된 여정은 집어넣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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