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30주년, BIFF 2025에서 주목해야 할 박찬욱 신작과 기대작 5
올해로 30번 째 생일을 맞은 부국제. 아시아 영화의 교차점이자, 부산이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영화관이 되는 10일간의 축제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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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30 주년, 경쟁 부문 신설과 함께 328편 상영 등 역대 대규모로 개최된다.
✓여성·퀴어·사회적 이슈 다루는 섹션과 세계 거장 감독, 국내외 스타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에디터 강력 추천! ‘예매창 광클 필수!’ 기대작 5

30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계의 중심축을 넘어, 아시아 영화 산업을 견인하는 대표적 거점으로 자리를 잡아 나갔다. 매해 10월이면 해운대 주변은 지역, 국가, 언어, 장르를 초월한 영화의 축제로 변모한다. 자연스레 영화 팬들의 일상도 바빠진다. 상영작 리스트를 정리하고, 티켓팅에 전력을 쏟는다. 해외 감독과 배우, 평론가와 제작자들이 동시에 몰려드는 2주 남짓한 이 기간은 ‘부산에서만 가능한 경험’으로 기능한다. 스크린 속 이야기와 감독·배우들이 한데 모여 만들어내는 열흘 간의 마법은 관객들에게 영화를 ‘본다’는 경험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부산 곳곳에서 펼쳐지는 영화 축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가 교차하는 거대한 플랫폼 속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올해 BIFF는 새롭게 신설된 경쟁 부문과 풍성한 특별 프로그램들로 한층 진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 영화계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을 함께 목격하며, 영화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확인해보자. 영화를 사랑한다면 절대 놓칠 수 없는 BIFF 2025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명성과 변화를 차곡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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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M 제공
1996년 처음 개막했을 때 상영작은 총 173편, 참여국은 31개국이었다. 2025년 올해는 공식 상영작 64개국 241편, 커뮤니티비프 포함 전체 328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규모와 영향력 모두 비약적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올해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고, 국내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자리이기에 의미가 크다. 흥미로운 점은 BIFF가 단순한 상영 플랫폼을 넘어, ‘작은 영화의 연대’를 꾸준히 지지해 왔다는 점이다. 아시아필름마켓, 아시아영화아카데미 등 산업적 기반을 확장하는 동시에, 여성 영화인·퀴어 서사·제3세계 영화 등 소외되기 쉬운 목소리에 지속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올해도 ‘페미니즘’, ‘기후위기’, ‘경계 너머의 공동체’를 테마를 놓치지 않는다.
올해의 특별한 변화들
」올해 영화제는 비경쟁 영화제에서 경쟁 영화제로의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시도한다. 지난 29년간 비경쟁 영화제로 운영이 되었던 부국제는 신인감독들의 작품을 큐레이션하는 ‘뉴커런츠,’ 우수한 한국독립영화들을 선정하는 ‘비전’ 섹션을 통해 일부 경쟁 부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신인과 기성 감독들의 구분 없이 우수한 아시아 영화를 선정하는 경쟁부문과 ‘부산 어워드’를 시상한다. 심사위원장은 영화 <추격자>와 <곡성>으로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해온 나홍진 감독이 맡았다. 여기에 홍콩 배우 양가휘, 인도 배우 겸 감독 난디타 다스, 마르지예 메쉬키니, 코고나다 감독,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배우 한효주까지. 심사위원단 7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 부국제의 ‘아이콘’ 섹션은 올해 유독 눈길을 끈다. 전 세계 거장들의 최신작이 초청되어 아시아 최초로 상영되며, 올해는 총 33편이 포함됐다. 특히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 일본의 하마구치 류스케, 프랑스의 클레르 드니, 감독 션 베이커는 경쟁 부문 초청작인 '왼손잡이 소녀'의 프로듀서 자격으로 부산을 찾는다. 칸과 베니스에서 찬사를 받은 감독들의 작품들을 부산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30년 역사를 기념하여 아시아영화사의 결정적 장면을 톺아보는 섹션도 마련됐다. ‘Decisive Moments in Asian Cinema’ 특별전에선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걸작 10편이 큐레이션되어 상영된다. 이란의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내가 여자가 된 날>), 중국의 왕빙 감독(<철서구>), 홍콩의 두기봉 감독(<선거>), 그리고 앞서 언급한 지아장커와 차이밍량 감독 등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거장들이 대거 참석해 자신의 대표작을 소개할 예정이다.
담론을 제시하는 영화제
」부국제가 페미니즘적 관점과 젠더 서사, 아시아 영화 생태계의 육성 플랫폼이라는 점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올해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눈길을 끄는 섹션은 “우리들의 작은 역사, 미래를 부탁해!” 프로그램이다. 특별전은 한국의 신예 여성 감독 5인이 각자 자신의 영화 세계에 결정적 영향을 준 한국 영화를 한 편씩 선정해 상영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꾸며진다. 윤가은 감독이 이정향 감독의 <미술관 옆 동물원>을, 윤단비 감독이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을 각각 선정했다.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몽골, 이란 등 다양한 국가의 신진 감독들의 야심작이 소개된다. 아시아 독립영화가 가진 생경한 시선과 실험정신을 지켜냈다. 한국 다큐멘터리 <어디로 가고 있나요, 우리는>, 일본 퀴어 서사 영화 <어느 날, 타카시가> 등이 여성의 몸, 성적 주체성, 돌봄 노동의 문제를 다룬다. 다큐멘터리 카테고리의 <숨 쉴 수 있게 해줘>는 성소수자 청소년의 자살률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확실히 여성 감독 비율 또한 예년보다 증가했으며, 주제 역시 명확하게 사회적 불평등과 젠더 정치에 천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다 만날 수 있다고?
」영화제의 꽃은 단연 관객과 영화인들의 만남일 터. 준비된 스페셜 이벤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풍성하다. ‘까르뜨 블랑슈(Carte Blanche)’ 프로그램은 영화계와 문화계의 아이콘들이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영화를 직접 선정해 상영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봉준호 감독, 배우 강동원, 손석희 앵커, 소설가 은희경,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주목받은 매기 강(Maggie Kang) 감독 등이 참여하여 이들이 직접 고른 작품을 관객과 함께 보고 영화에 대한 통찰과 추억을 공유한다.
외에도 다양한 토크와 GV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개막작 <어쩔 수가 없다> 토크는 9월 18일에 열린다. 미야케 쇼의 <삼류 작가> 오픈 토크, 세계적 제작자 니나 양 봉지오비의 클래스, 이창동 감독과의 대화 등 놓치기 아까운 순간들이 많다. 유럽 최고의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가 제30회 부국제에 참석해 영화 인생사 최초 아시아 지역 영화제를 찾게 된다. 정한석 부국제 집행위원장은 "배우 줄리엣 비노쉬도 15년 만에 부산을 다시 찾고, 마이클 만도 한국을 최초 방문하며 할리우드 명장 기예르모 델 토로가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들고 최초로 내한한다"고 전했다. 일본의 와타나베 켄, 니노미야 카즈나리, 오구리 슌, 사카구치 켄타로, 대만의 서기, 계륜미, 허광한 등 아시아 스타들도 대거 참석한다. 대담과 강연, GV 일정은 홈페이지를 미리 체크해 두는 것이 필수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에디터 강력 추천! 예매 전쟁 필수 가이드: BIFF 2025 기대작 5
328편의 영화에 대한 일반 상영작 예매는 오는 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BIFF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되며 1회 예매 시 최대 2장까지 구매할 수 있다. 현장 매표소는 개막일부터 폐막일까지 영화의전당 야외 사거리에 설치된다. 개·폐막식을 제외하고 당일 상영작과 다음 날 오전 상영작(1-2회) 표 및 예매 취소표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1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임선애 감독 (한국, BIFF 경쟁 부문 월드 프리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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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지윅 스튜디오 제공

사진/ 위지윅 스튜디오 제공
올해 신설된 BIFF 경쟁 섹션에 한국 영화로 유일하게 선정되었다. 임선애 감독이 선보이는 독특한 로맨스 드라마다. 백영옥 작가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한다. 실연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아침을 먹으며 서로의 아픔을 나눈다는 판타지 설정이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영화는 첫사랑의 설렘과 이별 후 찾아온 고요한 감정을 따뜻한 판타지로 풀어내는데, 전형적 멜로를 넘어 인간의 상처와 치유, 성장과 긍정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2 그저 사고였을 뿐 (It Was Just an Accident), 자파르 파나히 감독 (이란,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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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네온 제공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신작으로 2025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어떤 사건 하나로 시작되지만, 그 여파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번져나가며 이란 사회의 현실과 인간적 고뇌와 딜레마를 예리하게 살핀다. 파나히 감독은 2010년부터 영화 제작과 여행이 금지되고 투옥까지 되었지만 몰래 영화를 찍어 해외에 내놓는 방식으로 정부의 검열에 저항해 왔다.
3 시라트 (Sirāt), 올리버 락스 감독 (프랑스/스페인, BIFF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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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찬란 제공

사진/ 찬란 제공
‘Sirāt’는 이슬람 전승에서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다리를 뜻하는데, 제목처럼 작품 전반에 삶과 죽음, 현실과 초현실을 잇는 상징들이 깔려 있다. 딸을 찾아 사막을 헤매던 아버지와 아들은 히피 청년들의 레이브 파티 무리에 합류하고, 전쟁 발발 소식이 들리는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서 각자의 상실과 존재의 의미를 마주한다. 16mm 필름으로 담아낸 영상과 전위적 음악·사운드는 신화적 여정을 오감으로 체험케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4 센티멘털 밸류 (Sentimental Value), 요아킴 트리에 감독 (노르웨이, BIFF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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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네온 제공

사진/ 네온 제공
촉망받는 영화감독 아버지 구스타프(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와 두 딸 사이의 오랜 갈등과 화해를 그리는 가족 멜로 드라마. 감독 특유의 섬세한 스토리텔링과 감정 묘사가 빛나는 작품.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오랜만에 재회한 가족은 서먹한 분위기 속 응어리를 품고 있지만, 구스타프가 큰딸 노라 (레나테 레인스베)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찍자고 제안하면서 가족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된다. 현실적 대화와 침묵을 거듭하며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전작 <사랑하면 누구나 최악이 된다>가 남녀 간의 사랑을 담백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했다면, 이번에는 “감동을 주는 예술을 위해 삶을 살아내야 하고, 삶을 이어가기 위해 예술이 필요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5 왼손잡이 소녀 (Left-Handed Girl), 쩌우스칭 감독 (대만/프랑스/미국/영국, BIFF 경쟁 부문 월드 프리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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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베이커 감독과 오래 호흡을 맞춰온 대만의 쩌우스칭(Shih-Ching Tsou)이 연출을 맡았다. 쩌우스칭은 베이커의 초기작 스타렛, 탠저린, 플로리다 프로젝트, 레드 로켓 등의 프로듀서로 함께한 인물이다. 이번에는 베이커가 공동 각본, 프로듀서, 편집자로 참여했다. 3대가 살아가는 여성 가족의 여정을 중심으로 시골에서 도시인 타이베이로 이주한 가족의 적응기, 각자 감추고 있는 비밀과 거짓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막내딸의 왼손잡이 성향이 할아버지의 반감을 사며 가족 갈등과 상처들이 드러난다. 초우 감독 특유의 감각, 색채와 분주하면서도 디테일에 집착하는 감독의 시선이, 보는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을 것. 22일, 23일 양일엔 션 베이커와 쩌우스칭의 GV도 준비되어 있다.
Credit
- 사진/브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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