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억 명이 사는 지구, 이 지구에서 한 해 만들어지는 옷은 1000억 벌에 이른다. 그리고 그중 약 33%인 330억 벌이 같은 해에 버려진다. 실제 한 명이 1년에 버리는 옷의 양은 30kg 정도다. 내가 무심코 버린 옷 한 벌이 대량으로 쌓여 소각되거나 수출되고 있다.
」 1일 KBS '환경스페셜'에서는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를 주제로 헌 옷 폐기 실태를 파헤쳤다.
KBS '환경스페셜' 방송 영상 캡처 /뉴스펭귄
국내 헌 옷 수거함 관리 업체 측은 "(수거는) 6일에 한 번, 이사 철에는 3일에 한 번 올 때도 있다"라며 "헌 옷 수거 일주일을 넘기면 옷이 수거함 밖으로 다 나와있을 정도로 난리가 난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인 헌 옷들은 수출업체로 보내진다. 수출업체 유종상 대표는 매일 약 40t의 옷들이 창고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런 업체가 우리나라에만 100여 곳이다. 이 중 80%는 수출되고 15%는 쓰레기로 분류되며 나머지 5%만이 빈티지 의류로 유통된다.
KBS '환경스페셜' 방송 영상 캡처 /뉴스펭귄
우리나라의 헌 옷이 수출되는 국가는 인도, 캄포디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이라크,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케냐, 가나 등과 같은 개발도상국이다. 수출된 옷 대부분은 썩지 않고 남아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킨다. 드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어 먹어야 할 소들이 버려진 폐섬유를 먹고, 식수로 사용되던 아프리카 가나의 오다우강은 병을 일으키는 오염된 강이 됐다.
환경운동단체 더 올 파운데이션(The OR Foundation) 엘리자베스 리켓 대표는 "(수입돼) 중고시장에 들어온 헌 옷의 40%는 쓰레기가 된다. 지역 폐기물 처리 시스템은 이 모든 쓰레기를 처리할 여력이 없다. 그래서 많은 쓰레기들이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처리된다"고 말했다.
KBS '환경스페셜' 방송 영상 캡처 /뉴스펭귄
현지 사람들은 옷 쓰레기를 강 인근에 버리거나 시장 근처에서 불태운다. 엘리자베스 리켓 대표는 "여기로 이 많은 옷이 오는 건 북반구의 패스트패션, 과잉 생산, 과잉 소비 때문"이라며 "사람들은 팔릴 양보다 더 많이 생산하고 입을 양보다 더 많이 구매한다. 그러다 보니 그 옷들을 배출할 곳이 필요하게 됐고, 중고 의류 거래가 바로 그 배출구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KBS '환경스페셜' 방송 영상 캡처 /뉴스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