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URNITURE

“저기 혹시 선생님 아니시죠?” “네, 아닙니다.” 작품만 보고는 백발이 성성한 꼰대 할아버지 선생님일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가구 디자이너 이시산은 영화 〈라라랜드〉와 레고를 좋아하는 젊은 청년이었다. 다만, 그가 또래와 다른 게 있다면 산과 강으로 그렇게 돌을 주우러 다닌다는 거다. “제가 사는 아파트 뒤가 광교산이라 거기에 수레를 끌고 가서 줍기도 하고요. 학교 근처 수주팔봉에서 돌을 주울 때는 대학교 동기에게 차를 빌려 트렁크에 실어 와요. 친구에게 욕 많이 먹었죠.” 충주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등산하고 낚시하던 것이, 이 모든 힘든 일의 시작이었다. “친구 따라 낚시 하러 가서 작은 돌들을 줍기 시작했어요. 친구들이랑 ‘야, 이 돌은 너 닮았다’라고 농담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보니 사람과 정말 닮았더라고요. 돌마다 형태도 다르고 질감이나 색감도 다르잖아요. 그게 매력 있더라고요.” 마침 그때 그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을 추구하는 이타미 준의 건축 철학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놓아두면서 그 세계를 확장하자는 이우환의 모노하 사상, 그리고 무리해서 무엇을 하지 않고 그러한 대로 살자는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에 꽂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