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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의 '낭만'부터 염혜란의 '장원', 그리고 최대훈의 '학씨!' [제61회 백상예술대상]

따스한 감동…백상예술대상을 빛낸 수상자들의 '그 한마디'

프로필 by 박현민 2025.05.06

시상식의 백미는 어쩌면 무대에 올라 진심을 전하는 수상 소감이 아닐까. 상의 무게만큼 깊어진 목소리, 캐릭터를 향한 애정, 배우로서의 고민과 다짐이 짧은 시간 안에 오롯이 담긴다. 지난 5일 열린 '제61회 백상예술대상 with 구찌'에서도 그랬다. 유쾌함과 울컥함이 오가는 무대 위, 우리는 배우라는 존재가 얼마나 진심으로 작품을 품고 있는지를 다시금 확인했다. 그중에서도 오래 기억에 남을 몇몇 소감을 모아봤다.



김태리의 '낭만'


윤정년 역 김태리 / tvN 드라마 <정년이> 스틸

윤정년 역 김태리 / tvN 드라마 <정년이> 스틸

방송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김태리는 tvN 드라마 <정년이>에서 여성 국극에 인생을 바친 ‘정년이’ 역을 맡아 절박한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열정과 생명력을 진정성 있게 그려냈다. 그는 “타협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절대 정답은 아니었지만, 그게 그때 제 ‘낭만’이었던 것 같다”며 작품을 대하는 마음을 담담히 털어놨다. 이어 “부족했던 부분을 낭만이라고 생각해보는 건, 아마도 다음을 더 잘 해내고 싶은 그런 마음인 것 같다”며 자신을 다독였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원동력 삼아 나아갈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긴 여운을 남겼다.



노윤서의 '수어'


서여름 역 노윤서 / 영화 <청설> 스틸

서여름 역 노윤서 / 영화 <청설> 스틸

영화 부문 여자 신인연기상을 받은 노윤서<청설>에서 청각장애인 동생을 위해 헌신하는 언니 ‘서여름’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와 수어 표현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수어’ 라는 아름다운 언어로 마음을 전달하는 경험을 통해, 언어의 형태와 상관없이 진심은 반드시 전해질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한 “무대인사에서 관객분들의 반응을 보며, 배우로서 어떤 마음으로 연기에 임해야 하는지 많은 것을 느꼈다”며 성장의 계기가 되었음을 전했다.



염혜란의 '장원'


전광례 역 염혜란 /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스틸

전광례 역 염혜란 /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스틸

<폭싹 속았수다>에서 억척스러운 엄마 ‘전광례’ 역을 맡은 염혜란은 방송 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하며, <마스크걸>(2024)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여기 우리 애순이들(김태연, 아이유)이 있는데… 애순아 엄마 상 받았다! 부장원 아니고 ‘장원’이야”라며 드라마 속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따뜻한 농담으로 현장을 웃음 짓게 했다. 이어 김용림, 나문희, 故 강명주를 비롯한 연기자들과 아역 배우들, 스태프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통틀어 백상에서만 벌써 세 번째 조연상 수상이자, 그 진가를 다시 한 번 증명한 순간이었다.



정성일의 '어린이날 선물'


겐신 역 정성일 / 넷플릭스 영화 <전,란> 스틸

겐신 역 정성일 / 넷플릭스 영화 <전,란> 스틸

영화 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정성일은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서 일본군 수장 ‘깃카와 겐신’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어린이날에 어른한테 선물을 주신 것 같다”며 수상의 기쁨을 전했고, “기대 자체를 너무 안 했고, (후보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민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찬욱 감독을 비롯한 <전,란>의 관계자와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신인상을 받은 만큼, 신인답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24년 차 배우가 다시 선 출발선에서의 첫 걸음, 그 진심이 조용히 울림을 전했다.



최대훈의 '학~씨'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스틸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스틸

<폭싹 속았수다>에서 ‘부상길’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최대훈은 방송 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하며 데뷔 후 첫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몰래카메라 같고 믿기지 않는다”며 어리둥절한 모습을 내비친 그는 “내가 살면서 상을 못 받은 건, 이 상을 받으려고 그랬나 보다. 어린이날 받은 최고의 선물 같다”고 감격을 전했다. 고마운 마음들을 꼼꼼하게 전하며, 소감을 끝마친 그는 “힘들고 각박한 세상, 지칠 때마다 한번쯤 외쳐보세요. 학~씨!”라고 부상길 캐릭터의 시그니처 대사를 덧붙이며 무대를 유쾌하게 마무리했다.

Credit

  • 사진/ 제61회 백상예술대상·tvN·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