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의 초록을 찾아서
사진가 김선익과 <바자>가 채집한 이 계절의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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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채집
초록이 나고, 새고, 흐드러지고. 유심히 혹은 무심코 시선을 두고 본, 장면들.


풋사과 정중앙을 탁. 단박에 매끄럽게 반을 쪼개 한철 나는 맛을 음미한다.
그 모든 색 중에서 녹색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 깊은 곳에 낮과 밤이 조화롭게 있어서일까? 초록이라면, 곧 식물인가. 모든 풀과 모든 이파리. 우리에겐 녹음綠陰, 서늘함, 잠깐의 안식처.‐ 필리프 자코테, <초록 수첩> 中





시럽 대신 말차 파우더를 잔뜩 추가한 말차라테. 커피는 싫지만 카페인은 필요해서 산 음료를 아스팔트 바닥에 흥건히 쏟아버리고 나서야 정신을 번쩍 차린다.

경쾌한 물소리가 난다 해서 붙은 이름, 수성동 계곡의 이끼들. 인왕산 아래 옥류동천이 흐르는 이 계곡은 겸재 정선의 아지트였다. <장동팔경첩>에 담긴 그때 그 이끼였을지 모른다.
모든 잎은 에메랄드 색으로 보였고, 모든 꽃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게 반짝이며 무리지어 있었습니다. 초록뱀은 외딴 산속을 헛되이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평지로 나와 저 멀리에 자기와 비슷한 빛이 나는 것을 보자 초록뱀의 희망은 더 커졌습니다. “아, 마침내 나와 같은 존재를 만날 수 있겠구나!”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초록뱀과 아름다운 백합> 中

어느 목수가 살던 용산의 2층 주택은 식물을 기르고 파는 상점 ‘4t’가 되었다. 화분과 흙과 풀과 삽의 제자리는 깊고 넓은 싱크대다.
연두는 바람에 젖으며, 비에 흔들리며, 중력에 솟구쳐 오르며, 시선에 꿰뚫리며 녹색이 되어간다. 웅크렸다 풀리며 초록의 세계로 진입하는 견고함이다. 초여름 햇살이 개입하는 감정들이 차례차례 나뭇잎을 두드린다.‐ 조용미 시집 <초록의 어두운 부분>, ‘연두의 습관’ 中

맵싸한 끝맛의 한련화, 굴 맛이 나는 오이스터리프, 버섯 맛이 나는 머쉬룸트리, 펜넬과 마이크로토마토. ‘더 그린테이블’의 전채 요리 ‘여름정원’에 오를 농장 채소.


흰색 벤츠 보닛 위에 자리 잡은 메뚜기로 자꾸만 시선이 간다. 메뚜기의 더듬이가 원래 이리도 길었던가. 몸체는 원래 이리도 선연한 연둣빛을 띠었었나.

카페 ‘스코프’의 반듯한 정사각형 유리 타일 창이 듬성듬성 색을 입었다. 창에 바짝 다가가 바깥을 보면 온 세상이 푸르다.
Credit
- 사진/ 김선익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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