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취향 좋은 사람이 자신만의 공간에 두는 향은 무엇?

네 명의 취향 좋은 사람이 자신만의 공간에 매치한 향기 아이템.

프로필 by 박경미 2024.10.26
“‘청록화’는 플라워 숍 겸 제 작업실 이름이에요. 1940년대에 활동하던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시인을 칭하는 청록파에서 따왔죠.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공간이고 골동품과 고가구, 꽃과 나무가 가득해요. 꽃을 다루는 곳이다 보니 향 제품을 많이 두진 않지만 성냥 쓰는 것을 좋아해 인센스와 캔들을 들여놓았어요. 출근하면 모든 문을 열고 작업실 창가에서 마이마치의 ‘수캄 인센스’를 켜요. 부드러운 나무 향과 한약을 달일 때 나는 듯한 잔향이 원래 이곳에서 나던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캔들은 티룸에서 차를 마시거나 미팅이 있을 때 기분 전환을 위해 태워요. 요즘은 공간을 싱그럽게 만드는 그린 향을 사용하고 있어요.” By 플로리스트 신선아

Loewe 센티드 캔들, 토마토 리프 레드 컬러가 브라운 톤으로 꾸민 티룸의 포인트가 된다. 토마토 줄기의 싱그러움이 작업을 위해 자른 꽃의 줄기와 잎에서 맡을 수 있는 향과 비슷하다. 35만3천원.
Mymarch 수캄 인센스 매일 아침과 점심, 청록화 매장을 감도는 향기의 정체. 계피 향이 가미돼 여름에는 벌레를 쫓는 데도 효과적이다. 1만8천원.

(위부터) 우드 인센스 홀더는 Sohosu by Twl Shop. 아트 북 <Flowers Art & Bouquets>는 Assouline. 트래블 포토 북 <아르메니아>는 Louis Vuitton. 스툴은 Gervasoni. 레니 라메이커스의 디자인 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해외에 나갈 땐 늘 인센스를 구입하고 공간마다 다른 제품을 비치할 정도로 향을 좋아해요. ‘월하보이’는 녹차, 백차, 보이차 등 다양한 차를 선보이는 곳으로 주로 차의 향과 맛을 해치지 않고 포근한 잔향으로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백단과 침향 인센스를 피워요. 손님이 오기 전에는 쇼에이도 ‘호린 시라가와 인센스’에 불을 붙여 공기 정화 겸 부드러운 백단 향이 배도록 합니다. 다회가 끝나면 군교쿠도 ‘노산백단 인센스’로 공간을 다시 따뜻하게 만들죠. 인센스는 교토의 오랜 전통을 가진 향 상점에서 구입해요. 다실 벽에 걸린 고미술품, 차를 마실 때 쓰는 오래된 다구처럼 세월의 흔적이 깃든 것을 좋아하거든요. 침실에서는 따듯한 보이차와 최고의 궁합인 논픽션의 ‘랍상 송 센티드 캔들’만 사용해요.” By 티룸 월하보이 대표 주은재

(위부터) Nonfiction 랍상 송 센티드 캔들 그을린 찻잎 향이 숙면을 돕는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침실 붙박이. 3만9천원. Kungyokudo 노산백단 인센스 백단 중에서도 최고급이라 부르는 노산백단 향으로 5분 정도 탈 수 있는 길이로 잘라서 사용한다. ¥3,300(2만9천원대). Shoyeido 호린 시라가와 인센스 교토에 있는 3백 년 전통의 향 상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매일 아침에 피워 공기를 정화한다. ¥2,200(1만9천원대).

암체어는 Ton by Rounge. 해태와 금붕어 모양 인센스 홀더는 주은재 소장품. 우드 플레이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저의 영혼에는 어린 시절을 보낸 스리랑카의 추억이 깃들어 있어요. 스리랑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목재 가구와 습기에 강한 메탈 소재로 저만의 공간을 채운 건 그런 영향 때문이죠. 주변 풍경이 늘 수목과 풀로 무성했기 때문에 집 안에 식물이 많고 나무, 젖은 흙, 이끼 같은 자연의 향을 선호해요. 향 제품은 빠르게 연소하고 잔향이 오래 남기 때문에 인센스만 써요. 주로 외출하기 전에만 피우는데 집 안에 향이 은은하게 고여 퇴근 후 문을 열면 ‘아 집이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안정되거든요. 작업실은 집의 연장선처럼 꾸몄지만 다른 향으로 분위기를 바꿨어요. 샌들우드, 시나몬, 유향이 섞여 긴장을 완화시키는 군주도 ‘도쿠센 카린 인센스’를 주로 사용합니다. 집중력을 높이고 싶을 때는 히노키 향으로 변화를 주고요.” By 공간 디자이너 이혜인

(왼쪽부터) Jeom 페이퍼 인센스, 송이 외출하기 전 한 장을 태워 집 안에 은은한 숲 내음이 머물게 한다. 1만8천원. Kunjudo 도쿠센 카린 인센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샌들우드 향으로 출근하자마자 사용한다. 비 오는 날은 하루 종일 피운다. ¥1,320(1만2천원대). Aesop 무라사키 아로마틱 인센스 히노키의 상쾌함이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한다. 리프레시용이라 상비약처럼 작업실에 늘 구비되어 있다. 4만5천원.

빈티지 다이닝 체어는 DKFF. 우드 인센스 홀더는 Sohosu by Twl Shop. 손 모양 인센스 홀더는 이혜인 소장품. 실버 플레이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향수를 좋아해 조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바에서 클래스를 운영할 만큼 향에 진심이에요. 그래서 테이블에 놓인 6개의 퍼퓸 스톤 중 원하는 향을 선택하면 칵테일을 만들어주는 콘셉트의 ‘바 제라늄’도 오픈했죠. 이곳은 일반적인 바와 다르게 한쪽에 70~80종의 향료를 배치한 랩실이 있어요. 여기에서 칵테일에 어울리는 향을 제조하고 조향 수업도 진행합니다. 랩실 덕에 캔들이나 디퓨저를 사용하지 않아도 늘 공간에 은은한 향이 감돌아요. 지인들도 인정하는 향수 마니아지만 후각이 예민한 상태로 일하기 때문에 집에서는 향을 최소화합니다. 코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는 무난하고 가벼운 시트러스 계열의 디퓨저 하나만 거실 테이블 위에 배치했어요. 향이 어쩌다 코를 스치도록 리드 스틱을 딱 3개만 꼽았죠.” By 바텐더 앤디 윤

Jo Malone London 디퓨저, 라임 바질 앤 만다린 가구를 제외하고 거실에 둔 단 하나의 물건. 라임과 바질의 조화가 신선하다. 15만1천원.

크바드라트×라프 시몬스 리아 쿠션은 Bttplace. 튤립 체어는 Artifort by The Mansion. 플레이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Credit

  • 사진/ 정원영
  • 프롭 스타일리스트/ 채유리(고고작업실)
  • 어시스턴트/ 안나현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