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그것이 알고 싶다! 메이크업 제품에 스킨케어 성분이 들어가는 이유
바를수록 건강해진다는 메이크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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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제품을 쓰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메이크업과 스킨케어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팬데믹 당시 큰 인기를 끌던 톤업 크림을 기점으로 이 현상은 메이크업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난 무릎이 닿기도 전에 유행을 꿰뚫어 보는 트렌드 도사는 아니다. 트렌드 세터는 더더욱 아니고. 가끔 동생은 내게 말한다. 유행하는 밈과 최신곡에 그렇게 뒤처져서 어떻게 잡지사를 다니냐고. 그래도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트렌드를 선도하는 <바자>에서 뷰티 팀의 일원으로 있을 수 있는 건 (물론 열심히 공부도 한다) 실시간으로 받아보는 신제품 자료와 귀동냥으로 듣는 업계 소식, 시즌마다 가고 보는 패션위크, 셀럽들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스태프와의 작업 등 ‘뷰티를 책으로 배웠어요’가 아닌, 최전선에서 몸소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탕후루 립의 대유행을 점칠 때도 그랬다. 아워글래스 ‘글로시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싶더니 비슷한 제형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여전히 탕후루 립은 인기 검색어다. 유행 메이크업이 먼저였는지, 인기 제품이 발화점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브랜드가 출시하는 제품은 시대의 트렌드와 소비자의 수요, 시장의 동향을 반영한 결과물이자 때론 이를 예견하는 나침반이 된다.
최근 만난 메이크업 신제품에서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를수록 건강해지는’ ‘바를수록 주름이 펴지는’ ‘바를수록 생기가 도는’ 같은 문구들이 메인 자리를 차지한 것. 메이크업 포에버의 ‘하이드라 글로우 파운데이션’은 86% 스킨케어 베이스로 마스크 팩을 붙인 듯 온종일 피부가 촉촉하다고 말하고, 지방시 ‘로즈 퍼펙토 리퀴드 밤’은 보습은 물론 생기와 영양을 부여해 입술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름부터가 세럼인가 싶은 프리메라 ‘13-프리 세라 펩타이드 세럼 파운데이션’은 피부 장벽 리페어 효능을 88.48% 담았다. 예전 같았으면 과대 광고라며 혀를 찼겠지만 요즘 같은 시대엔 불가능한 이야기. 국내외를 막론하고 왜 메이크업 제품들이 스킨케어 자리를 넘보는지, 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지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보았다.
물론 과거 이런 제품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기능에 초점을 두었다면 현재는 보다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스킨케어 효과를 부각한다. 국내 대표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의 김예지는 “크림이나 에센스 등 스킨케어 제품에 애용하는 콜라겐, 비타민, 펩타이드 같은 고기능성 성분이 베이스 제품을 중심으로 적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요. 또 스킨케어링 속성을 증빙할 수 있는 임상 결과나 기술력, 고함량 성분을 전면에 내세우죠.”라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스키니멀리즘을 그 이유로 꼽는다. 팬데믹 이후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단계를 최소화하는 루틴은 고기능, 다기능성 제품의 선호로 이어졌고 효능과 기능을 우선시하는 소비 트렌드로 연결됐다. 즉, 실효성을 강조하는 제품이 선택받고 있는 것. 포레피부과 전문의 이하은도 같은 의견인데, 성분을 꼼꼼하게 따지는 젊은 컨슈머들이 메이크업 제품에도 이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더불어 글로벌 트렌드 플랫폼 뷰티스트림즈 마이클 놀테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제품의 인기를 요인으로 꼽는다. 마스크 착용으로 각종 트러블을 겪으며 피부 건강에 대한 주의가 높아진 것도 이유. 피부 장벽 케어가 2024년 주요 키워드로 꼽힐 만큼 피부 본연의 건강함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큰데 이러한 흐름이 24시 스킨케어란 루틴을 만들어낸 것. 실제 코로나 이전에는 29.2%가 자기 만족으로 화장을 한다고 밝혔다면 이후에는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답이 137% 증가했다. 프리메라에서 최근 이러한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자신이 민감한 피부라고 여기는 고객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이들은 메이크업을 유지하는 동안 피부가 보호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죠. 스킨케어의 장벽 케어를 베이스는 물론 립 메이크업까지 확장한 이유예요.” 피부에 닿는 촉감까지 실제 스킨케어를 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제형에도 공을 들였다. 파운데이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 역시 ‘메이크업-스킨케어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피부에 장시간 접촉하기 때문에 파운데이션도 스킨케어의 연장선으로 여긴다. 실제 소비자의 96%가 스킨케어 효과가 있는 파운데이션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단, 메이크업의 기능을 제대로 갖췄을 때 스킨케어 효과를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 어쩌면 지금의 제품들이 존재할 수 있는 건 두 가지 기능에 충실할 수 있는 제품력 때문일지도. 메이크업 카테고리의 가격을 초고가로 높이기 위해 스킨케어 효능을 강조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합당한 가치와 효능이 보장된다면 투자한다’는 소비자 동향을 볼 때 마케팅 수단이나 프리미엄화를 위한 전략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 인터뷰를 한 전문가 모두 이러한 방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모델과 마케팅에 현혹되지 않고 성분이나 가시적 효과를 꼼꼼히 따져 제품을 구매하니까. 이는 중장기적으로 화장품 업계의 발전을 마련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하이브리드 제품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만들 것이다.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은 더 이상 기능에 따른 분류가 아닌, 그저 제형과 방법의 차이를 갖는 유형으로 자리 잡아갈 것입니다.” 프리메라 팀의 의견. 언젠가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말이 역전되는 날이 오게 될까? 에디터/ 정혜미
Credit
- 사진/ 정원영
- 도움말/ 마이클 놀테(뷰티스트림즈),김예지(코스맥스),이하은(포레피부과), 프리메라
- 어시스턴트/ 안나현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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