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FORE 1980s
“화장은 천박한 것”이라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발언으로 19세기엔 립스틱을 바르는 행위가 부도덕한 화류계 여성들의 영역으로 취급되었으나 1912년엔 피와 혁명의 상징이었다. 뉴욕에서 일어난 참정권 시위에서 여성들이 저항의 표시로 빨간색 립스틱을 칠하고 거리에 나선 것. 그러나 이 시기에 모든 여성들이 립스틱을 가지고 다닌 건 아니었다.
1915년 금속 용기에 담긴 립스틱이 생산되며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그해 10월 측면 레버가 부착된 튜브형 제품이 개발되고 1923년 이후에는 1백 개 이상의 변형된 용기가 등장한다. 1930년대 말 립스틱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짐과 동시에 화장산업이 시작된 할리우드가 성장하며 립 시장에도 황금기가 도래한다.
립스틱 황금시대
1950년대에 다양한 색상의 제품이 등장하며 전성기를 맞는다. 화려한 용기에 든 립스틱은 콤팩트 파우더와 함께 공공장소에서 자신 있게 꺼내 드는 필수품이었다. 국내에서도 한국전쟁 이후인 이 시기부터 메이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오드리 헵번, 메릴린 먼로와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룩을 따라 하는 수준. 이마저도 부유층의 전유물이었으며 1970년대가 되어서야 메이크업이 보편화되었다.
최초의 립스틱
1870년 겔랑은 최초의 스틱 립스틱 ‘느 무블리에 빠’를 만들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24년엔 상아와 구릿빛 메탈로 된 최초 샤넬 립스틱 ‘1940 립스틱’이 탄생한다. 이는 샤넬이 자신과 지인을 위해 만든 제품으로 작은 레버를 이용해 립스틱을 올리고 내리는 형태였다. 1936년 랑콤에선 장미 향이 나는 ‘립스틱 로즈 드 프랑스’를 출시했으며 디올은 1953년 두 가지 디자인으로 립스틱을 선보였다. 국내에 최초로 들어온 서양 립스틱은 시세이도가 만든 구찌 베니.(본래 이름은 구즈 베니다) 국내 최초의 스틱형 립스틱은 태평양 ‘ABC 립스틱’이다.

페도라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1980s

1990s

마몽드 밍크 브라운
마몽드는 페르소나로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 트렌드를 이끄는 여성상을 제시했다. 대표 제품이 이영애를 모델로 내세운 ‘밍크 브라운’ 립스틱이었다. 이는 한 달 만에 2백만 개가 팔리며 90년대 초반 메이크업 트렌드를 바꾼 최고의 히트템으로 평가된다.
립 아이콘
과장된 입술 라인으로 섹시미를 더한 김혜수의 메이크업은 신드롬을 낳았으며 드라마 〈신데렐라〉의 이승연,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고소영, 〈토마토〉의 김희선이 연출한 브라운 컬러의 오버 립은 만인의 룩이 되었다.

2000S
생얼 메이크업
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부상하면서 립틴트와 립글로스가 메인 아이템으로 등극.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썼다고 알려진 ‘베네틴트’는 2003년 론칭 당시, 손님들이 5겹으로 둘러 줄을 선 채 구매했다는 후문이다.
립글로스의 부흥
립글로스 판매가 립스틱을 추월하며 소위 말하는 루즈는 엄마들의 골동품이 되었다. 특히 최초의 튜브형 립글로스 랑콤 ‘쥬이시 튜브’는 전 세계적으로 1분에 11개씩 팔린 전설적인 제품이다.
딸기우유 립스틱
‘유고걸’ 이효리와 ‘신데렐라’ 서인영을 필두로 원더걸스, 김남주, 이혜영 등이 딸기우유 립스틱을 바르며 유행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맥 ‘엔젤’과 ‘생제르망’, 슈에무라의 ‘루즈 언리미티드 핑크 컬렉션’이 최대 수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