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에르메스 ‘버킨 백’의 주인공이자 다재다능한 예술가, 영원불멸의 패션 아이콘으로 사랑받은 제인 버킨이 7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지금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오히려 따라 하고 싶을 정도로 모던하고 근사한 ‘프렌치 시크’ 패션 스타일로 회자되며 불멸의 패션 아이콘이 된 제인 버킨. 무심하게 구겨 입은 셔츠부터 편안한 데님 팬츠, 요즘도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스켓 백까지. 패션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며 앞으로도 전설이 될 제인 버킨의 기록할 만한 패션 스타일을 모두 모았다.
젊음과 자유의 상징 데님을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소화하고 사랑했던 제인 버킨. 지금도 거리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레트로한 플레어 데님 팬츠부터 경쾌한 데님 쇼츠까지. 가족들과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물론 포멀한 자리에서도 데님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소화한 제인 버킨의 데님 룩은 보고 또 봐도 절대 질리지 않는다.
보헤미안 스타일이 주를 이뤘던 1960~70년대, 제인 버킨은 호화로운 디테일과 장식이 특징인 보헤미안 룩 대신 간결한 미니 원피스로 트렌드를 즐겼다. 보디라인이 과감하게 비치는 시스루 미니 원피스를 입고 세르쥬 갱스부르와 함께한 사진은 지금도 ‘레전드’로 회자된다.
제인 버킨 스타일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은 바로 바스켓 백이다. 관능적인 시스루 원피스, 간편한 화이트 티셔츠와 데님 등 모든 옷차림에 마법처럼 어울렸던 아이템. 그 어떤 럭셔리 백보다 근사한 스타일링을 함께한 바스켓 백 룩은 그야말로 ‘프렌치 시크’ 그 자체. 요즘 세대에게도 꾸준히 사랑받는 바스켓 백 트렌드를 수십 년 전부터 이끈 주역이다.
제인 버킨의 셔츠 스타일링은 지금 봐도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로 탁월하다. 자연스럽게 구겨진 화이트 셔츠, 그 소매를 무심하게 돌돌 말아 올린 ‘애티튜드’는 평생 따라 하고 싶을 정도다. 대범하게 푼 단추 개수, 말아 올린 소매의 형태, 과감하게 뒤로 젖힌 셔츠 카라까지. 평범한 셔츠도 단숨에 시크하게 변신시켜 줄 스타일링 디테일을 눈여겨 볼 것.
프렌치 시크의 동의어이자 영원한 클래식 아이템 트렌치코트. 제인 버킨은 반짝이던 20대 시절부터 할머니가 될 때까지 다양한 디자인의 트렌치코트를 기분 따라 즐겼다. 어떤 날은 단추를 모두 잠그고 스트랩으로 허리 라인을 강조해 긴장감을 줬고, 또 어떤 날은 마치 이불을 대충 뒤집어 쓴듯 이리저리 주름진 트렌치코트로 무심한 매력을 뽐냈다. 그녀의 스타일을 보며 또다시 깨닫는다. 클래식 아이템은 할머니가 되어서도 내 곁에 든든하게 있어줄 거라는 믿음!
쉽게 가질 수 없는 럭셔리 백의 끝판왕, 에르메스 버킨 백의 뮤즈인 제인 버킨. 전 세계에서 버킨 백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여성이자 버킨 백을 가장 함부로(!) 사용했던 인물이기도. 실용적인 주머니가 달린 커다란 가방이 필요하다는 제인 버킨의 말에 당시 에르메스 수석 디자이너이자 CEO였던 장 루이 뒤마가 곧장 그녀에게서 영감받은 버킨 백을 출시한다. 워낙 고가인 탓에 모두가 고이 모시는 가방이지만, 제인 버킨은 가방에 짐을 잔뜩 넣어 형태를 의도적으로 변형시키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스티커를 붙이고, 키 링이나 스카프를 주렁주렁 장식해 자연스러운 매력과 개성이 돋보이는 제인 버킨만의 ‘버킨 백’ 스타일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