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 피어난 꽃들, 그리고 마스크 의무 해제까지! 팬데믹 이전의 봄날로 돌아가나 싶었지만, 그건 완전한 착각이었다. 봄이면 오는 꽃가루와 황사, 심한 미세먼지까지, 안전 문자를 받고 어쩔 수 없이 다시 마스크를 꺼내 낀다. 어째서인지, 매년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다. 산불도 예외는 아니다. 산불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는 건조한 날씨다. 지난달 유엔환경계획(UNEP)은 기후변화와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해 산불이 더욱 빈번히 발생하며 강도가 세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봄이 점점 더 건조해지고 있으며,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변화, 즉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런 날씨에 우리 피부만을 지키고자 하니 메마른 지구에게 너무나도 미안하다.
그런데 여기 건조한 피부 뿐만 아니라 지구의 피부까지 생각하는 친환경 제품이 있다. 핸드크림으로도 유명한 록시땅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모래 바람으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던 비책으로 핸드 크림을 만들게 됐다. 보습력이 좋은 록시땅 제품 중 이번 B.B.B가 주목한 제품은 봄철 건조함과 각종 먼지를 씻어내어 줄 ‘아몬드 모이스쳐라이징 샤워 오일’이다. 원료가 되는 스윗 아몬드 오일은 지방산과 오메가 9가 풍부하여 피부 탄력과 보습에 도움을 준다. 평소 건성이거나 지금과 같은 날씨로 건조해진 피부에 촉촉함과 부드러움을 가져다주는 제품. 보습력이 뛰어난 만큼 샤워 후 보습제를 바르기 귀찮았던 귀차니스트나 보습제를 바르고 옷을 입는 게 꺼려졌던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샤워 오일이라고 해서 거품이 잘 나지 않거나 세정력이 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오히려 풍성하고 섬세한 거품을 만나 함께 씻겨 내려간다. 성능도 좋지만, 이 제품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향이다. 단독으로 향을 맡으면 달달함이 다소 강할 수 있지만 오일이 물과 만나 거품이 되면서 느껴지는 향은 은은하고 고급스럽다. 피부에 스며드는 향 또한 오랫동안 지속되는데 더욱 부드러워진 잔향 덕분에 계속해서 코를 킁킁거리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록시땅은 지구의 피부는 어떻게 지키고 있을까? 록시땅의 실천은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에서 나온다. 우선 원료 생산자들과 비 독점적 계약을 맺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 활동을 보장한다. 그 다음 재정적 지원을 통해 그들이 친환경적이고 유기농적인 방식으로 원료를 재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몬드 모이스쳐라이징 샤워 오일’과 같은 아몬드 제품을 생산할 경우 록시땅은 무려 17,000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는다. 게다가 제품을 생산하고 남은 아몬드 껍질은 버리지 않고 스크럽 제품에 사용한다.
물론 여기서 끝나면 친환경 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 원료 수급 단계에서 생물과 공급자의 다양성을 지키고자 했다면,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방식에서는 자연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한다. 재활용된 소재나 재생이 가능한 원료를 이용해 제품 용기를 생산하고, 재활용되지 않는 리본 대신 볏짚을 사용해 포장한다. 쇼핑백 또한 사과 주스 찌꺼기나 프랑스의 란데스 숲에서 모은 나무 껍질을 사용해 만든다. 무엇보다 록시땅은 리필 제품을 판매하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자 노력하는데 '아몬드 모이스쳐라이징 샤워 오일 에코 리필’의 경우, 정품 대비 용기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78% 줄일 수 있다. 특히 샤워 제품은 용기 교체 시기가 짧은 만큼 리필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500ml 용기 제품은 5만 9천원이며, 리필 제품은 5만 2천원이다.
용기를 재 사용하도록 하는 록시땅의 또 다른 방법으로는 제품을 소분해서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이다. 매장에 방문하여 구매할 제품과 용량을 선택한 후 소독한 용기에 담고 라벨을 프린트해 결제하면 끝이다. 물론 직접 매장에 가서 리필한다는 것은 다소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 친화적 소비문화가 자리 잡아야 지구와 우리 피부가 함께 건강해질 수 있다.
록시땅 전국 모든 매장에는 업사이클링 박스가 구비되어 있다. 록시땅은 지구를 위한 사람들의 작은 실천을 돕기 위해, 2018년부터 ‘공병 재활용 캠페인’을 전개해 오고 있다. 수거한 공병은 글로벌 사회적 기업인 ‘테러 사이클’을 통해 재활용되며, 캠페인 기간은 타 회사 제품도 가능하다. 대부분의 화장품 용기는 예쁜 디자인을 위해 각종 라벨이 붙고, 스프링, 유리, 플라스틱 등 여러 소재가 혼합되어 있어 버릴 때가 되면 골칫덩어리다. 그렇게 길 잃은 화장품 공병을 모아 록시땅 매장에 가져다주면, 5%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또 록시땅 공병 3개 이상을 모으면 온라인으로도 수거가 가능하다. 이는 더욱 많은 사람이 지구를 지키는 데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2022년부터 실시됐다.
그 밖에도 록시땅은 자사 제품이 비치되는 호텔과 협의를 통해 어메니티 수거 활동을 하고, 해양정화 활동 원정대인 ‘플라스틱 오디세이’와 해양 폐플라스틱을 수거한 후 재활용 또는 자원화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원 순환에 힘쓰는 모습에서 록시땅이 얼마나 친환경에 진심인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은 환경 문제를 넘어 사회, 경제적 문제까지 포함한다. 록시땅은 친환경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공헌 활동까지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통해 부르키나파소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점점 사라져가는 장인들의 기술을 보존하려 노력한다.
특히 눈에 띄는 사회 공헌 활동은 바로 시각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다. 록시땅은 우리가 시각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1997년부터 제품에 점자를 각인해 왔다. 또한 시각 장애인과 실명 예방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통한 후원금 기부와 제품 기부를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