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4 치앙마이 바깥 마을 여행
#진주의바깥생활 #쿠루야어디가
점토로 지은 팜 카페&스테이 치앙마이 도심에서 차로 15분 거리, 핑강을 따라 북쪽으로 달리면 소위 ‘논 뷰’ ‘밭두렁 뷰’가 지천인 서정적인 마을, 매림에 이른다. 야생화 정원과 유기농 마운틴 카페, 밀림에 둘러싸인 찻집과 작은 로컬 식당이 흩어져 있는 조용하고 목가적인 시골이다.
핑강 근교에서 발견한
네이처토크(Naturetalk)는 세라믹 아티스트 나모(Namo)와 화가 비어(Beer) 커플이 지역 점토를 가져와 2년간 지은 머드 하우스이자 팜스테이 카페. 공들여 가꾼 안뜰에는 각종 허브와 덩굴나무가 초록의 작은 숲을 이루고, 개구리들과 풀벌레가 밤낮으로 합창한다.
귀여운 고양이 짜오능과 토푸, 크고 순박한 강아지 2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작은 새들이 쉴 새 없이 노래하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부드러운 빛을 내부로 들이는 건물에는 날 선 부분이 없다. 손수 흙을 붙이고 두들기고 매끈하게 문지르며 완성한 내부는 아치 천장, 기둥 등 모두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래된 목재로 만든 창문과 출입문, 나선형의 고풍스러운 계단이 새하얀 점토와 우아한 조화를 이룬다.
이곳의 진짜 얼굴을 경험하려면 꼭 하룻밤을 머물러야 한다. 주인 커플이 손수 꾸민 객실은 사랑스럽고, 단차를 둔 넓은 욕조는 로맨틱하다. 욕실 창이 바깥으로 이어져 있어 온갖 벌레가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벌레 침입은 드물었다.
1층 카페에서 유기농으로 직접 기른 허브 블렌딩 티와 코코넛 크림과 꿀을 넣은 마운틴 커피, 정갈한 비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우아한 여름 음료인 로젤플라워티와 민트 스무디는 꼭 먹어보도록!
시간을 내 나모가 진행하는 세라믹 워크숍에 참여해 보자. 정원 한쪽에 갤러리 숍과 작업 스튜디오가 있다.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나모의
‘로봇’ 시리즈에는 머리에 기계가 아닌 두리안, 멜론, 버섯, 망고가 달려 있다. 불완전하지만 평온을 찾은 로봇의 모습은 도시를 떠나 매림에 정주한 그들의 삶의 방식과 닮았다. 아틀리에에 모여 흙을 만지고 고양이를 쓰다듬고 강아지에게 말을 건네는 주인장과 친구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면 그저 이 공간의 일부가 되고 싶어진다.
82/1 ดอนตัน, MueangKaeo, Mae Rim District, Chiang Mai 50180, +66 91 447 5348
━
반 남상두안 Baan Ngam Sang Deuan
치앙마이 갈 때마다 가야 하는 라이프스타일 카페 치앙마이 갈 때마다 가야 하는 라이프스타일 카페
유명 디자이너, 시링감 야비랏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숍이자 카페.
간혹 태국 북부 사람들은 모두 ‘금손’일까,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북부 소수민족의 수공예품부터 아기자기한 크래프트 숍, 수시로 워크숍을 여는 아틀리에 커뮤니티 등 손과 눈이 즐거운 보물 같은 공간들이 즐비하다. 그중 반 남상두안은 치앙마이 갈 때마다 꼭 들르는 곳으로, 치앙마이의 유명 디자이너, 시링감 야비랏(Siri-ngam Yavirat)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숍이자 카페. 그녀는 고유의 브랜드 ‘
Payom(파이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야자수와 바나나 나무로 둘러싸인 란나 스타일의 목조 집에는 천연 염색으로 만든 실타래와 자수가 박힌 침구, 감각적인 전통 의상, 자연 재료로 만든 주얼리 등 다양한 공예품이 빼곡하다. 사실 로컬 숍에서 산 의상 대부분은 개성 짙은 민속 의상에 가까워 한국에서 잘 꺼내 입지 않곤 하는데, 반 남상두안의 옷은 다르다. 전통의 미감은 살리면서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옷들은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다. 오가닉 헴프 리넨과 나무껍질 염색으로 완성한 로브와 드레스는 어떤 몸에 걸쳐도 차르르 흐르고, 품위가 있다. 소수민족의 전통 의상을 수집해 전통 베틀로 리폼한 작업도 흥미롭다.
주인의 남다른 감각의 공예품을 구경한 다음, 아름다운 정원에 앉아 코코넛 푸딩과 콩 과자 등 북부 고산지대 디저트 요리를 곁들여 애프터눈 티를 즐겨 보자.
WW4Q+PX6, Rim Tai, Mae Rim District, Chiang Mai 50180, 월~토요일 9am~4pm, +66 87 151 2954
━
호르쟈마 스튜디오 Horjhama Studio
태국 북부 향토 음식 연구소 매림 지역에서 단 한 군데의 식당을 골라야 한다면, 요리 좀 한다는 언니들의 스튜디오,
호르쟈마로 가야 한다.
지역 음식 활동가, 앤(사시톤쿰리트SasithornKhumrit, ‘앤 이모’라 불린다)이 운영하는 작은 흙집은 바깥에서 보면 소박한 시골 식당처럼 보이지만, 태국 북부 고산지대에서 사는 소수민족의 레시피를 연구하고, 건강한 비건 음식을 개발하는 요리 활동가들의 아지트로 작년에 문을 열었다.
앤 이모의 다정한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요리와 식료품은 허투루 마련한 것이 하나 없다. 수년간 소금에 절인 생선을 자연에서 발효시킨 생선 소스, 각종 열대과일 식초, 코코넛을 넣은 녹두 국수 샐러드, 약초 구이를 곁들인 아카족의 백반, 라후족의 주먹밥, 윈난 식 만두 등 고대의 지혜에서 나온 제철 요리 레시피는 건강하고 무해하며 고유의 깊은 풍미를 낸다. 직접 구운 천연 발효빵, 치아바타, 코코넛 디저트, 허브 음료 등 그윽한 감탄이 절로 흐른다.
아카족이 거주하는 산악 마을은 특히 커피 산지로도 유명한데, 호르쟈마에서 아카족의 원두로 내는 코코넛 커피를 꼭 경험해 보자. 특히 앤은 태국의 제철 토속 음식을 탐험하는 음식 다큐 ‘트라이벌 푸드 저니 타일랜드(Tribal Food Journey Thailand)’를 운영하는 유투버이기도 하다. 영상은 아쉽게도 태국어로 진행되지만, 태국 소수민족의 채소 시장과 향토 음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자료다. 아카족의 언어로 ‘호르쟈마’는 ‘함께 먹으러 오라’는 의미. 호르쟈마에서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쁨을 누려보자.
329 ม.2 ต.ห้วยทราย, Mae Rim, Thailand, 50180, +66 89 951 7882, 10am~16:30(금, 토요일에만 운영)
*사진 출처 (c) Horjhama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