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앱스토어
꾸미지 않은 날 것 그대로
비리얼의 두 가지 핵심 키워드는 '폐쇄성'과 '즉흥성'이다. 실시간으로, 친구들끼리만 사진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 비리얼의 사용 방법은 다음과 같다. 하루에 한 번 갑자기 스마트폰에 '비리얼 할 시간(Time to Bereal)'이라는 알람이 뜨면 2분 내에 촬영 버튼을 눌러야 한다. 후면 카메라와 전면 카메라로 찍힌 사진은 바로 친구들에게 공유된다. 재촬영이 허용되긴 하지만, 재촬영했다는 코멘트도 함께 전달된다.
알림은 하루 중 언제 어디서 뜰지 모르기 때문에 사용자가 활동을 미리 계획할 수 없다. 물론 필터를 쓰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가식이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사진을 공유하게 된다.
친구의 비리얼 사진은 하루가 지나면 보이지 않고, 내가 비리얼을 찍어 올리지 않으면 친구의 사진도 볼 수 없다. 또 친구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대신 반응 셀카를 공유하는 기능도 포인트다. 좋아요나 단순한 이모티콘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다양한 감정으로 반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드러낼 수 있다.
90년대생이 만든 SNS
비리얼은 프랑스의 IT 교육 기관 '에꼴42'을 나온 90년대생 알렉시스 바레야와 케빈 페레루가 창업했다. 2019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2022년 들어 급속도로 인기를 얻는 상황. 지난 3월 기준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인스타그램, 스냅챗, 핀터레스트에 이어 모바일 앱 다운로드 4위에 올랐다. 월별 사용자도 3개월만에 315% 증가했다. 모바일 분석업체 데이터ai에 따르면 비리얼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500만건으로, 이 중 약 320만건인 65%가 올해 발생했다.
주목할 것은 이 인기의 주축엔 20대 초중반인 젠지 세대가 있다는 점. 영국 타임지는 비리얼을 '인스타그램의 라이벌'이라고 소개한 기사에서 "좀 더 진실되고, 사진을 덜 올려도 된다는 점이 젊은 층들에게 먹혔다"고 분석했다.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아닌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기 때문에 열등감을 갖거나 상대적 박탈감이 덜하다.
비리얼 측은 사용자가 사진을 편집하거나 필터를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거함으로써 고도로 선별된 게시물이 표준인 다른 SNS보다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더 실감나게 엿볼 수 있도록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리얼은 인스타그램과 틱톡같은 소셜미디어 거물이 청소년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들은 앱 설명에서 "비리얼은 당신을 유명하게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면 틱톡과 인스타그램에 남을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비리얼의 또 다른 장점은 게시글 업로드도, 열람도 일회성이기 때문에 SNS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비리얼이 인스타와 틱톡에 중독된 이들에게 일종의 '해독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