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명물이 된 ‘감자빵’ 대표와 나눈 감자 인터뷰의 모든 것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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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명물이 된 ‘감자빵’ 대표와 나눈 감자 인터뷰의 모든 것

7년 동안 감자만 생각하면 일어나는 일

BAZAAR BY BAZAAR 2022.04.13
감자는 대체로 식탁의 조연이었다. 때때로 고등어조림 속 감자처럼 신스틸러가 되기도 하지만, 오롯이 감자만 즐겨본 경험은 드물다. 그런데 요즘, 투박한 감자 한 알이 자꾸만 눈에 보였다. 친구의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식료품은 다 모였다는 온라인 마켓과 백화점 팝업 스토어에서. 춘천의 새로운 명물이 된 ‘감자빵’ 얘기다. 겉보기엔 그냥 평범한 감자 같은 이 빵에 대체 어떤 특별함이 있는 걸까? 감자빵 뒤에는 ‘농업회사법인 밭’이 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감자빵 개발에 매진하고도 여전히 더 맛있는 감자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미소 대표는 누구보다 감자에 진심이다. (그리고 진심은 통했다!) 잘 만든 감자빵 한 알로 감자를 재발견하게 한 이미소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 감자빵. 흙 묻은 모습까지 진짜 감자 같다.r

감자 본연의 맛에 주목한 빵 


어떻게 이렇게 완벽하게 감자 같은 빵을 만들게 되었나요?
 
‘감자를 주제로 빵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에서부터 감자빵이 나오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어요. 사실 처음에는 왠지 모를 자격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감자로 뭘 한다고 하면 다들 “아니, 맛있는 고구마로 하지 왜 감자로 해?”라고 말했거든요. 속상한 마음에 ‘어떻게든 맛있게 만들겠다!’, 과한 의욕을 앞세우다 보니 정말 ‘요상한’ 것들을 많이 만들었어요. 고구마와 감자를 넣은 빵에 마늘 소스를 듬뿍 묻힌 ‘고감마빵’과 감자와 추천 닭갈비를 넣은 파이.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알게 된 사실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감자 대한 향수가 있다는 거였어요. 할머니 집에서 설탕 찍어 먹던 파근파근한 감자, 추운 날 야외에서 구워 먹던 감자. ‘감자’하면 그런 감자를 떠올리더라고요. 그래서 감자 본연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빵이 원재료의 3%, 혹은 8% 정도만 함유해도 ‘00 빵’이라고 소개해요. 저는 정말 감자 자체가 묵직하게 들어간 농산물 빵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런 감자가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재미도 놓칠 수 없었고요. 사실 저는 진지하고 재미없는 사람인데, 남편이자 이름난 농부였으며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최동녘 대표는 재미에 죽고 재미에 사는 사람이에요. 감자 모양으로 빵을 만들어보라고 먼저 아이디어를 준 것도 남편이었죠. 이런 아이디어에 홍상기 셰프님께서 개발해주신 레시피가 더해져 지금의 감자빵이 완성됐어요. 감자 모양의 감자빵,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감자빵에서 정말 ‘찐’한 감자 맛이 나요.
 
감자를 200도의 오븐에서 100분 이상 구워 사용해요. 같은 감자라도 삶고 찌는 게 공정상 훨씬 편리하고 비용도 덜 들지만, 왜 집에서 삶거나 찐 고구마와 거리에서 파는 군고구마를 비교해 먹어보면 맛이 천지 차이잖아요. 감자도 똑같아요. 오랜 시간 감자를 구우면 수분이 날아가서 응축된 단맛이 확 올라와요. 처음에 감자를 쪄도 보고 삶아도 보고 구워도 봤는데, 수십 번 테스트했지만 정성으로 구운 감자의 맛은 따라올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과정을 거쳐 감자 본연의 맛을 감자빵에 담았어요.
 
 
 사진 속이 가득 찬 감자빵은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다 .

사진 속이 가득 찬 감자빵은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다 .

오리지널 감자빵 말고도 치즈, 카레, 마늘, 불닭, 토마토바질, 씨앗 등 다양한 맛의 감자빵을 판매하고 있고 메뉴 개발도 계속해서 하고 있어요. 그중 가장 인상적인 감자빵은 무엇인가요?
 
뭐니 뭐니 해도 울고 웃고 감자와 동고동락하며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오리지널 감자빵이 가장 인상적이죠. 저희가 사랑받을 수 있게, 저희가 좇는 가치를 소개할 수 있는 첫 매개체였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감자빵을 소개한 뒤 많은 제빵소에서 감자빵을 만들지만, 국내산 감자를 사용하는 곳은 현실적으로 드물어요. 하나하나 손으로 감자를 손질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거든요. 감자빵의 인기가 높아지며 미국산 분말 감자가 업계에서 동날 정도였어요. 사실 저희 레시피에 대단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에요. 제빵 기본기만 있으면 누구나 맛있는 감자빵을 만들 수 있어요. 그래도 비법이 있지 않냐고 묻는다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국내산 감자만 잔뜩 구워 넣고 정성만 담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웃음)
 
다양한 감자 종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감자 본연의 맛에 집중한 거로도 알고 있어요. 감자의 품종에 따라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현재 감자빵은 어떤 품종으로 만들어지나요?
 
지금 감자빵 들어가는 감자는 로즈 홍감자와 설봉 등을 적절하게 섞어서 만들어요. 초기에는 홍감자만 사용했는데 다양한 품종이 들어갔을 때 풍미가 더 좋더라고요. 원물 수급 사정에 따라 몇몇 다른 품종을 추가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즈 홍감자는 강원도산만 쓰고 있고 설봉 등의 감자는 최대한 강원도에서 구하려고 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국 농가를 이용하고 있어요.
 
 
사진 껍질에서 붉은빛이 도는 홍감자
감자 농사를 짓는 아버지를 잠깐 돕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고향인 춘천으로 돌아왔지만, 창업 후 햇수로 7년 차가 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감자로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막상 눈앞에 마주한 현실이 참혹했어요. 그 해에만 묻어야 할 감자가 수십 톤이었거든요. 사실 그 해 감자 가격이 좋았어요. 20kg 한 박스에 3만 원 정도 되었으니까요. 그러면 다 팔지 말지 왜 다 저장을 했냐고 아버지께 여쭤봤더니, 아버지가 농사지은 로즈 홍감자와 고구마 감자가 20kg 한 박스에 1만 원 중반에 낙찰받은 거였어요. 박스값에 상하차 비용을 제외하면 정말 얼마 남지도 않는 돈이었죠. 아버지는 야속한 마음에 상하차 비용을 다 지불하고 다시 가져오셨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거짓말 같이 들리겠지만, 눈물을 흘리며 박스에 상중하로 선별한 감자를 밭에 다시 묻었어요. ‘그냥 얼마라도 받고 팔아버리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아버지의 그 고집스러운 태도가 지금까지 저희가 이렇게 다양한 감자를 지키고 감자빵을 만들고 많은 분께 사랑받을 수 있는 ‘철학’을 지키는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추천한 감자빵과 마요네즈의 조합 이외에 감자빵을 더 맛있게 먹는 먹팁이나 꿀조합이 있을까요?

마요네즈에 이어 꿀조합 소스로 홀스래디쉬 소스를 추천합니다. 홀스래디쉬 소스에 찍어 먹으면 새콤하니, 마치 감자 샐러드를 먹는 듯한 느낌으로 감자빵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어요. 그릭 요거트 드레싱의 상큼한 맛도 의외로 감자빵과 잘 어울리고요. 그리고 오리지널 이외에도 감자빵 맛별 먹팁이 있는데요. 치즈 감자빵은 프라이팬에 호떡처럼 눌러 구운 후 꿀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히고요. 불닭감자빵은 갈릭마요 딥핑소스에 찍어 먹으면 매운맛은 중화되고 풍미는 더 살아납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감자플’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집에 와플 메이커가 있다면 감자빵을 바삭하고 따끈한 감자플로 만들어 드셔보세요!
 
사진 따끈따끈한 감자빵을 맛볼 수 있는 춘천의 카페 감자밭

감자빵 캐러 춘천에 가자


감자빵 덕분에 춘천으로 빵 투어를 떠나는 사람도 생겼어요. 막국수 거리 한복판에 자리한 ‘카페 감자밭’은 야외의 정원이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떤 카페의 모습을 상상하며 감자밭을 구상했나요?
 
남편의 아이디어였어요. 저희가 하는 말이 사실 다 좀 재미없고 진지하잖아요. 품종의 다양성이나 식량주권, 까딱하면 졸기 딱 좋은 주제죠. 다양한 품종들의 중요성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데, 그 방법이 너무 교육적이지도 진지하고 지루하지도 않았으면 싶었어요. 고민 끝에 다양한 품종의 꽃을 심었어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것으로 유혹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았거든요. 예를 들어 일반적인 해바라기뿐 아니라 고흐가 사랑했던, 속까지 노란 테디베어 해바라기나 레몬색 잎의 레몬더스트 해바라기 등이요. ‘다양한 품종을 지켜야 합니다,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렇게 예쁜 꽃은 처음 보는데, 이것도 해바라기라니 신기하다’라거나 ‘이렇게 빵이 맛있는데 왜 내가 알고 있는 감자는 이런 맛이 안 날까?’ 하는 질문과 배움, 새로운 경험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요.
 
포토매틱 기계가 있는 것도 독특해요.

카페 감자밭은 품종 다양성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잊기 쉬운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공간이에요. 감자밭에 온 분들을 보면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여유를 즐기며 정말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요. 그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포토매틱 기계를 두었는데, 많은 분이 즐거워하며 추억을 남기시는 것 같아요.
 
 
사진 감자빵

사진 감자빵

서리태 라떼, 다래 에이드 등 카페 감자밭의 시그니처 음료와 시즌 음료 중 추천하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현재 판매 중인 ‘감자 라떼’와 ‘프레시 베리 티’를 추천해요. 감자 라떼는 국내에서 개발한 토종 품종인 청강감자의 씨눈을 일일이 파내고 손질한 뒤 오븐에 굽고 으깨 만든 음료에요. 다른 감자 품종보다 전분 함량이 적어 음료에 사용했을 때 더욱더 매력적이죠. 감자의 맛과 향이 에스프레소와 어우러져 고소하고 부드러워요. 많은 분이 좋아하는 시그니처 음료예요. 시즌 음료인 프레시 베리 티는 30년 동안 농업 한 길만 걸어온 거창 신지식농업인이자 최고농업기술명인인 류지봉 농부의 생딸기로 만들었어요. 생딸기를 통째로 갈아 넣고 레몬과 라임을 더한 봄처럼 상큼한 에이드입니다.
 
감자밭에서 꼭 경험해야 하는 게 있을까요?
 
이 기사를 보고 올여름 방문하시면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한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보세요. 지금은 공사 중이지만 공사가 끝나면 농촌 체험의 한 코스인 ‘꽃따밭(꽃 따러 오는 밭)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할 거예요. 저희가 심어둔 다양한 품종의 꽃을 고객분들이 직접 밭에 들어가 원하는 만큼 따고, 꽃다발로 만드는 거예요. 이를 통해 다양한 품종의 꽃을 보여주고 품종에 대한 이해를 높여보자는 저희 뜻을 조금씩 알아주는 분들이 생겼고, 심지어 저희가 말하지 않아도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품종의 꽃을 먼저 알려주시는 분도 있어요. 올해도 찾아주시는 분들을 위해 아름다운 정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진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는 카페 감자밭의 정원
 
카페 감자밭
 
주소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신샘밭로 674
전화 033-253-1889
인스타그램 @gamzaba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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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프리랜스 에디터/어거스트
    사진 / 밭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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