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자연을 제대로 느끼는 법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Lifestyle

춘천의 자연을 제대로 느끼는 법

춘천의 문배마을을 거닐며 오감을 깨우다

BAZAAR BY BAZAAR 2022.06.27
 
등산길
문배마을에 가기 위해 등산은 필수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코스라 가볍게 생각했지만 크나큰 오산이었다. 경사가 있는 고갯길을 넘는 건 여간 쉽지 않았다. ‘포기할까?’ 하는 마음이 만발할 때쯤 ‘문배마을 가는 길’ 안내판을 마주했다. 문배마을과 봉화산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놓인 고갯마루 벤치에 앉아 숨을 골랐다. 마침 우거진 소나무 숲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쏴악 불어오는데 말 그대로 천국을 맛보았다.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이곳에 온다는 춘천 주민 할아버지의 얼굴엔 힘든 기색 하나 없었다. “여기에서 오분, 십분 쉬는 게 정말 보약이죠. 허허.” 쉬고 나니 나의 기억 속에는 돌탑, 구곡폭포처럼 그저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만 남아 있었다.
 
문배마을
문배마을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깊은 산골짜기 동막골과도 같은 곳이다. 6·25전쟁 당시 북한군도 모르고 그냥 지나쳤다는데 현재는 열 가구도 채 되지 않는 주민들이 살고 있다. 마을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 하나 없을 정도로 정돈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노란 들꽃이 곳곳에 심어져 있어 길을 걷는 자체만으로 힐링이었다. 분수대가 있는 생태연못은 마냥 평화로웠고 도시에서는 듣기 힘든 각종 새 소리도 들렸다. ‘꼬끼오~’ ‘꺄~꺄~’. 생전 처음 들어본 뻐꾸기의 ‘뻐꾹뻐꾹’ 소리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둘레길 한 바퀴를 돌고 나니 주민들을 위한 운동기구 시설이 보였다. 문배마을은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토속음식
이어서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 문배마을에 오는 이유 중 하나가 등산 후 먹방인 만큼 토속음식점이 몇 있다.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 재료는 무엇이 됐든 간에 식당 주인들이 직접 키운다. 작게는 가게 텃밭에서, 크게는 농사를 짓는다. 마을 주민 모두 식당을 열고 있는데, 가게 이름은 각자의 성에서 따왔다.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가까운 ‘이씨네’로 들어가 도토리묵과 산채비빔밥을 시켰다. 슴슴하니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생태연못 둘레길을 다시 한 번 돈 뒤 ‘장씨네’에서 옻닭백숙을, 그리고 하산 전에는 ‘김가네’에서 칡부침, 손두부, 더덕구이를 먹었다. 하산길이 걱정되어 막걸리는 딱 한 모금만 했다. ‘한씨네’와 ‘신씨네’는 다음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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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컨트리뷰팅 에디터/ 백세리
    사진/ 김연제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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