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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gin Galactic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소설을 영화화한 〈콘택트〉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외계 신호를 단서로 설계한 운송수단을 타고 대기를 빠져나간 앨리(조디 포스터)는 우주를 목격하고 말을 잇지 못한다. “시인! 과학자가 아니라 시인이 왔어야 했어! 정말 아름다워, 정말 아름다워…” 수많은 공상과학 영화가 있지만, 우주 그리고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이토록 아름답게 다룬 이야기가 또 있을까. 앨리 아버지의 형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외계 생명체는 인간에 관해 이렇게 정의한다. “인간은 흥미로운 종족이야. 아름다운 꿈을 꾸기도 하고, 악몽을 꾸기도 하지. 인간들은 때론 단절되고 외롭다고 생각하지만, 너희만 그런 건 아니야. 그거 아니? 우리가 그동안 알게 된 것은 오직 ‘서로’만이 이 공허함을 견딜 수 있는 유일의 존재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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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앨리가 우주 너머의 존재를 통해 세계를 이해한 것처럼 미지를 향한 호기심 혹은 욕망은 인간의 숙명처럼 느껴진다. 우주여행을 향한 인간의 노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61년 러시아 출신의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돌았고, 60년이 흐른 2021년 11월 10일, 우주선 ‘크루 드래건 인듀어런스’호를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우주인 4명을 실어 보내면서 우주로 떠난 인간이 이미 600명을 돌파했다. 우주로 떠나는 일이 더는 〈콘택트〉의 앨리의 이야기처럼 불가능한 도전이나 환상 세계가 아니다. 다만, 그동안 우주에 도착한 ‘민간인’ 대부분은 우주 공간에서의 여러 실험에 참여하고 그것을 위한 훈련을 받는 등 순수한 ‘우주 여행자’로 보기는 어렵다. 2001년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데니스 티오(Denis Tito)가 200억 달러라는 거액을 내고 8일간 우주여행을 했지만, 그 또한 러시아의 공적 임무를 위한 우주선에 냅다 탑승한 거였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등도 수백억 원 규모의 경매로 여행자를 정했다.
2월 16일 우주선 티켓 예약을 시작한 버진 갤럭틱의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오로지 우주관광을 위한 최초의 상업용 항공 서비스다. 훈련된 전문 우주인이나 업체가 선정한 거액의 스폰 기업인이 아닌 일반인에게 모두 열려 있는, 그야말로 순수 관광 상품인 것. 기차표를 끊는 것처럼 예약만 하면 된다. 단, 5억4000만 원(45만 US달러)의 티켓 요금을 기꺼이 지급할 의향이 있다면 말이다. 버진 갤럭틱 홈페이지의 예약 창에 들어가 “I want to make a spaceflight reservation now(나는 지금 우주관광 예약을 원합니다)”를 체크한 후 간단한 폼을 작성해 보내 보자. 모든 우물쭈물한 여행은 티켓팅을 하는 순간 현실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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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이 확정되면 ‘개척자’라 불리는 전문 우주인들과 함께 2022년 하반기에 지구 궤도 바깥으로 떠나게 된다. 5만 피트까지 상승한 우주선은 시속 4,180km로 준궤도를 향해 날아가고, 사람들은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며 17개의 창 너머로 앨리가 보았던 환상적인 지구 행성을 온몸으로 목도하게 될 것이다. 궤도를 떠도는 위성 쓰레기에 부딪히지 않는다면 말이다. 최초의 민간인 우주관광 예약은 버진 갤럭틱 공식 사이트에서(Virgingalactic.com)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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