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으로 똘똘 뭉친 두 남자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Fashion

강혁으로 똘똘 뭉친 두 남자

‘강혁’이라는 브랜드 아래 똘똘 뭉친 강혁과 손상락.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 연속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룬 두 남자를 <바자>가 만났다.

BAZAAR BY BAZAAR 2022.01.11

THE PIONEERS 

디자이너 손상락과 강혁.

디자이너 손상락과 강혁.

축하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SFDF의 주인공이 되었다. 
강혁(이하 강): 기분이 너무 좋다. 더 열심히 하라고 준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손상락(이하 손): 연속 두 번째 수상 자체가 굉장히 영광스럽다.
 
영국왕립예술학교(RCA) 남성복 석사 졸업 동기다. 손상락은 브랜드 중간에 합류했다고 알고 있다. 
강: 세 번째 시즌부터 합류했다. 상락이가 합류한 이후로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세 번째 시즌이 출발인 셈이다.
 
친구와는 동업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그걸 뛰어넘는 서로의 매력은?
강: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가득하고, 누구보다 센스가 뛰어나다. 손: 강혁은 사물을 보는 독특한 시각과 발상을 가졌다. 에어백으로 옷을 만든 것처럼.
 
2022 S/S 컬렉션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손: ‘아트피셜 스킨(Artificial Skin)’이라 이름 붙였다. 인더스트리얼 분야에 관한 리서치를 하던 중 발견한 ‘흡음재(방음과 진동을 잡기 위해 차 내부에 주로 쓰이는 소재)’가 출발점이다. 기존 의류에서 쓰이지 않던 새로운 소재를 찾고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강: 평면을 입체적인 형태로 만드는 걸 즐긴다. 흡음재를 삼각 엠보싱 패턴과 결합시켜 인위적인 가죽 느낌으로 완성했다.
 
새로운 소재를 패턴화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손: 삼각 엠보싱의 견고한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원단 조직과 내구성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를 거쳤다. 현재는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지만 상품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강: 처음부터 쉬운 소재는 하나도 없다.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록 익숙해진다. 에어백은 여덟 시즌 동안 강혁과 함께했다. 흡음재 역시 조금씩 변주하는 형태로 앞으로의 컬렉션에 활용할 생각이다.
 
강혁 하면 에어백을 빼놓을 수 없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터진 에어백을 본 것에서 시작했다. 
강: 테일러링을 전공하다 보니 소재의 한계가 느껴졌다. 기존 복식사의 틀을 깨고 싶었다. 처음엔 영국의 폐차장에서 에어백을 직접 공수했다. 에어백 탱크를 잘라 원단을 꺼내고 이를 세탁, 분해한 뒤 디자인에 맞춰 옷을 제작했다. BMW 같은 자동차 회사 로고와 바코드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유다. 손: 처음엔 100% 폐에어백으로만 컬렉션을 전개했다. 하지만 생산 물량이 많아지고 국내에서는 구할 방법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에어백 공장에서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한 원단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 몇 시즌은 이런 원단을 받아서 사용했다.  
 
친환경 첨단 소재를 선보이는 효성과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하게 되었나? 
손: 작년 SFDF가 끝난 뒤 연락이 왔다. 에어백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를 제공해 줄 테니 협업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받은 원단은 재킷 7백 벌을 만들 수 있는 양이었고, 이를 스키복 모양의 재킷과 바지로 완성시켰다. 이번 시즌 역시 도움을 받았고, 앞으로도 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꿈꾸는 컬래버레이션은? 
강: 포스코 포항제철소. 요즘 스틸에 관심이 많다. 또 애플이나 삼성 갤럭시같이 한 분야에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와 함께하면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  
 
에이셉 라키의 뮤비 〈Tony Tone〉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힙합 신에 있는 사람들이 강혁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강: 강혁의 옷이 사람을 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무대에서 유달리 돋보인다고 할까?  
 
강혁의 옷을 입는 셀러브리티 중에 기억에 남는 이름은? 
손: 에이셉 라키와 빅뱅의 탑.
 
지난 10월, 한남동 파운드리 서울에서 두 사람의 인스톨레이션을 전시했다. 
손: 나의 설치작품은 대부분 입체적인 동물 형태다. 반면 강혁은 에어백 원단을 활용한 평면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 반응이 꽤 좋아서 계속해볼 생각이다.
 
브랜드를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이기도 하다. 
강: 패션에만 머물기보다는 사고와 영역을 확장한다고 할 수 있다. 뜬금없이 유화를 그리는 건 말도 안 되고, 우리 옷에서 가지를 뻗어가는 방식으로 강혁만의 아트를 보여주고 싶다. 손: 지금까지 12번의 인스톨레이션을 선보였다. 그 중 ‘클라우드’라고 이름 붙인 거대한 구름 에어백을 도버스트리트 런던에 설치한 적이 있다. 이것이 가장 강혁스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피지컬 쇼가 다시 시작되었다. 강혁의 첫 패션쇼는 어떤 모습일까?  
손: 정통적인 패션쇼. FM 방식이 오랜 기간 유지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 장소는 파리가 유력하다.
 
2017년 첫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던 마장동이 생각난다. 
손: 당시 냉동인간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마장동 정육점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냉동인간과 묘한 교차점이 느껴졌다. 강: 곧장 마장동을 찾았고, 건물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쇼 공간을 마련했다. 외국 바이어들의 반응이 특히 좋았다. 손: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접한 피 비린내 섞인 낯설고 어두운 공간. 사람들이 쇼크와 흥미 또 해방감을 동시에 느꼈던 것 같다.  
 
일찌감치 윤리적인 패션에 대해 이야기해온 강혁의 현재는 어떤 방식인가? 
손: 강혁의 방식은 자연스럽다. 착한 패션이란 틀에 맞춰 억지스럽게 하고 싶지 않다. 강: 브랜드를 미적으로 만드는 하나의 옵션이지, 목표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졸업 작품의 전 컬렉션을 머신-A와 에이치.로렌조에서 바잉했다. 현재는 어디에서 강혁을 만날 수 있나? 
강: 전 세계적으로 20곳 이상 된다. 제일 규모가 큰 곳은 도버스트리트 마켓, 에이치.로렌조, 분더샵, 센스를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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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윤혜영
    사진/ 이지형
    어시스턴트/ 신예림
    웹디자이너/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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