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크리스털 소재 바카라 화병은 1백80만원대, 2개가 한 세트인 잔은 1백70만원대 Saint Laurent.
혼술을 즐기던 내가 좋은 술, 맛있는 안주를 함께 나누고픈 이를 만났다. 인생에 단 한 번뿐일 중요한 행사를 앞둔 올여름,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친 뒤 그와 오붓하게 술잔을 기울이며 드림 홀리데이를 만끽하고 싶다. 가장 먼저 우리의 동그란 식탁 위엔 생 로랑의 크리스털 화병을 놓고, 새하얀 칼라(calla) 꽃을 한아름 꽃아둘 것이다.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니나 시몬, 그가 좋아하는 위켄드의 음악을 번갈아 들으며 발베니를 온더록으로 마시는 거다. 거창한 안주가 없어도 더할 나위 없는 여름밤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패션 에디터/ 이진선 내 꿈의 소파는 따로 있다. 카시나(Cassina) 마라룽가인데 주어진 휴가 비용으로는 세 칸 중 한 칸밖에 못 산다. 두 번째로 갖고 싶은 카르텔(Kartell)의 팝 미쏘니를 사기로 한다. 실은 얼마 전 독립 후 15년 만에 집에 TV를 들였다. 그래서 이제껏 해본 적 없는 휴가 계획을 세워본다. 3일 정도 소파에 파묻혀 〈프렌즈〉나 〈섹스 앤 더 시티〉 같은 길고 긴 TV 시리즈물을 보면서 피자를 시켜 먹고 벤앤제리 아이스크림 통을 비울 것이다. 하나도 특별하지 않다고? 독립하기 전 학창 시절에는 꿈도 못 꿀 일이었다. 나는 이제 어른이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편하고 예쁜 소파에 누워 자유를 마음껏 누릴 생각이다.
피처 디렉터/ 박의령 ‘스프린트 105 림브레이크’는 2백60만원대 Bianchi.
지난해 처음으로 따릉이를 탄 '자전거 바보'였지만 남편의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20km 정도는 거뜬하게 질주할 수 있는 로드바이크 입문자가 됐다. 현재 입문용 자전거를 무탈 없이 타고 있지만 실력과 타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디자인'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왜 자전거 마니아들이 “예뻐야 오래 탄다”라고 주장했는지 절실하게 느끼는 중. 기변을 위해 찾아보니 이탈리아 하이 브랜드 비앙키(Bianchi)가 눈에 쏙 들어왔다. 2012년에 구찌와 협업해 '비앙키 바이 구찌'를 제작했을 정도로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 '여신 바이크'로도 통하는 비앙키는 멀리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쨍한 민트 컬러와 매끄러운 디자인의 카본 바이크로 인기가 높다. 남은 돈으로 휠라 평페달 슈즈인 클라우드 R2도 살 거다!
디지털 디렉터/ 박애나 석양이 연상되는 만달라키의 ‘헤일로 에디션’ 조명은 2백70만원 Mandalaki by Chapter1. 모자는 39만원 Helen Kaminski. 수영복은 30만원대 Matteau by Matchesfashion.com. 샌들은 87만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이탈리아의 기가 막힌 여름 풍경, 맛있는 술과 음식, 스타일리시한 휴양지 룩,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 내가 몹시 사랑하는 것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된 이탈리아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던 중 그림 같은 공간을 발견했다. 작은 숲을 거닌다는 뜻을 지닌 제주도의 ‘소요소림’이 바로 그곳. 이름 그대로 숲속에 둘러싸인 작은 주택이다. 정원에는 삼나무와 라벤더, 귤나무가 가득하고, 차를 타고 8분이면 김녕해수욕장이 짠 하고 등장하는 위치도 매력적. 이곳에서 친구들과 머물며 먹고 마시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을 듯. 원피스 수영복과 크레이프 사롱, 라피아 모자, 피셔맨 샌들 등 언제든지 바다로 뛰어들 준비는 당연지사다. 이렇게 고민할 일인가 싶지만, 위시 리스트가 너무 많아 또 하나 추가해본다. 최근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공간을 채우는 재미에 빠져 있다. 그중 위시 리스트 1순위는 스튜디오 만달라키(Mandalaki)의 '헤일로(Halo)’ 조명. 석양을 모티프로 만들어, 일명 ‘선셋 조명’이라 불리는 아이템. 벽을 채우는 빨갛고 노란 둥근 빛은 집 안에서 휴식과 명상을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하지만 난 ‘홈바’를 위한 멋으로 활용하고 싶다.
패션 에디터/ 윤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