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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추억이 담긴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

오래도록 자리를 지킨 물건 하나가 쓰레기는 물론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파괴를 줄인다. 저마다의 사연이 이렇게 친환경과 연결된다.

BYBAZAAR2021.03.29
플라스틱 접시 
유치원 다닐 즈음 엄마가 남대문 수입 상가에서 사 온 예쁜 플라스틱 접시. 나와 남동생의 간식용 그릇으로 쓰고자 구입하셨다. 몇 해 전, 엄마의 보물상자인 부엌 장식장에 진열된 걸 가져와 쓰임새 있게 잘 활용하고 있다.    
 
버리지 않고 계속 쓰는 이유 
난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렸을 때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면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우리 집은 각양각색의 물건으로 가득한 집합소다.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렸을 때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면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우리 집은 각양각색의 물건으로 가득한 집합소다.
평소 소비 패턴 
물건이 많다고 해서 계속 무언가를 사 모으거나 수집하는 건 아니다. 단지 버리지 못할 뿐이다. 가구와 아기자기한 소품에는 욕심을 부리는 편.
버리지 못한 물건의 지속가능성 
단연코 버릴 일은 없다. 부엌 한편에 진열용으로, 또 신발장 위 열쇠를 올려 놓는 트레이로, 어떤 때는 촬영 소품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계속 쓰임을 바꿔가면서 두고두고 지켜볼 계획이다.
오래 쓰는 물건이 주는 즐거움 
각각의 물건이 품은 커다란 추억. 어린 시절 접시에 놓인 과자를 하나라도 더 먹겠다고 남동생과 티격태격하던 기억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렴풋이 남아 있다. 아마 이 접시가 없었다면 그 또한 자연스레 사라졌을 거다. 
 
신선혜(포토그래퍼)  


 
재봉틀
1960년대에 할아버지가 재봉공장을 운영하셨다. 시간이 흘러 공장이 문을 닫았고 재봉틀 하나를 남겨 할머니 집으로 가져왔다.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나까지. 3대가 함께 옷을 만들던 추억을 품고 이제는 우리 집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버리지 않고 계속 쓰는 이유 
할머니와 엄마는 굳이 새것으로 교체할 만큼 닳지 않아서 계속 사용하셨다고 한다. 내 경우는 조금 다르다. 내 나이보다 훨씬 오래되었음에도 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재봉틀이 기특하다. 재봉틀을 보고 있으면 할머니, 엄마와 함께 동대문에서 천을 사 와 기계를 돌리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 경험을 토대로 디자인을 전공하고자 마음먹었고, 지금은 이 재봉틀로 옷을 만드는 게 소소한 취미생활이 되었다.    
평소 소비 패턴 
대체로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편이다. 그래서 마음에 쏙 드는 질 좋은 아이템을 사서 오래 사용하는 것을 추구한다.
좋은 소비와 나쁜 소비 
충동구매는 늘 실패한다. 특히 배가 고플 때 갑작스레 폭발하는 충동적인 소비는 꼭 후회를 남기더라. 반면 최근 한 달간의 저울질 끝에 구입한 캠핑용 텐트는 무척 만족하며 쓰고 있다.
버리지 못한 물건의 지속가능성 
이 재봉틀이 벌써 반백 살이다. 언젠간 안녕을 고해야겠지만 2대를 거쳐 나에게 온 물건인 만큼 명이 다할 때까지 끝끝내 쓸 예정이다. 가능하다면 다음 대에도 물려주고 싶다. 
오래 쓰는 물건이 주는 즐거움 
물건은 오래될수록 개인 맞춤형 물건이 된다. 함께한 세월만큼 사용자의 습관대로 길들여지기 때문. 오래된 물건이 주는 편안함,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 
 
김카이(리앤한 ‘파페치’ E-MD) 




시디제이
CD를 넣고 구간 반복을 한 채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던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시디제이(CDJ)다. 몇 해 전 아버지의 특별한 공간에 있던 물건을 나의 특별한 공간으로 옮겨 왔다.  
 
 
버리지 않고 계속 쓰는 이유 
초등학생 때부터 아버지 방 한편에 자리하고 있던 시디제이다. 그 시절 아빠의 방은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포스가 있는 공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멋진 장비 컬렉션으로 가득했는데, 우리 둘 다 이 물건을 유독 특별히 여겼다. 과거의 아버지가 그러했듯 나 역시 구간 반복을 한 채 시디제이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곤 한다. 내게 남은 아버지의 물건 자체가 곧 추억이다.
평소 소비 패턴  
사주팔자에도 나는 돈을 모으지 못한다고 써 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멋지고 가치를 지닌(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물건에 투자함으로 써 과소비를 즐긴다. 행복한 마음과 경험치로 이자를 받는다고 할까? 최근엔 빈티지 진공관 앰프와 스피커, 레코드 그리고 1982년식 스포츠카를 복원하는 데 내 모든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좋은 소비와 나쁜 소비
힐튼호텔이 리뉴얼하면서 내놓은 가구와 조명을 구입했다. 그 가운데 멋진 갓이 달린 금색 스탠드 램프 4개가 있다. 하나는 친한 DJ 선배에게 선물했고, 나머지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집 서재와 스튜디오 남산의 로비, 사무실에 각각 배치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마다 똑같은 조명을 켜 두는 셈이다. 기분 탓일지 몰라도 하루의 컨디션이 매끄럽게 흘러가는 느낌이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도 훌륭하고. 
오래 쓰는 물건이 주는 즐거움 
물건은 어지간해서 변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쓰임 당하는 물건은 삶의 지표가 되기도 하고, 개개인에게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의 경계를 분간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짧은 순간, 깊은 추억으로 빠지기엔 이렇게나 쉽고 예쁜 방법이 또 없다. 
 
이환(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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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의령,윤혜영
  • 사진/ 신선혜
  • 웹디자이너/ 한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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