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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포착한 웨스 앤더슨의 순간

일상과 미지의 탐험지 속에서 우연히 포착한 웨스 앤더슨의 순간들을 엮은 월리 코벌과 나눈 대화.

BYBAZAAR2021.01.17
 

ACCIDENTALLY

WES

ANDERSON

월리 코벌(Wally Koval)이 엮어낸 사진집을 보며 우연히 내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되었다. ‘의도적으로’ 내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아직 모르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이 기이하고 오묘한 풍경 속으로 우릴 이끌어주어 고마울 뿐이다. - 웨스 앤더슨
 
‘우연히’ 당신의 책을 보고 인스타그램 계정(@AccidentallyWesAnderson)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1백30만(2020년 12월 기준)의 팔로어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인 줄은 몰랐다.
2017년 여름 처음 계정을 개설하였다. 큰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서 만든 것은 아니다. 여행 버킷 리스트를 기록할 개인적인 용도였지만, 어떻게 알려진 건지(아직도 미스터리다) 팔로어가 하나둘 생기더니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우연히(Accidentally)’라는 수식어가 계정의 이름 앞에 붙는 것이 흥미롭다. 덧붙여 꼭 웨스 앤더슨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나?
알다시피 ‘우연하다’는 것은 의도를 배제했다는 뜻이다. 거창한 의도나 목적 없이 그저 바깥 세상에 나갔을 뿐인데 ‘우연하게도’ 그 순간을 사진으로 포착하게 되었다. 웨스 앤더슨의 팬이다. 그의 작업물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내 안의 미적 감각을 깨워낸다.
지금 계정엔 약 1천3백여 개의 게시물이 있는데. 계정에 업로드한 첫 번째 사진이 궁금하다.
놀랍게도 스위스의 벨베데레 호텔과 푸르카패스 사진이다. 그땐 이 장소의 사진이 3년 뒤 우리 책의 커버를 장식할 줄은 전혀 몰랐다!(비록 커버는 다른 사진가가 찍은 사진이지만.)
지금은 세계 각국 사람들의 제보를 받아서 계정을 운영한다고 알고 있다.
우리의 계정은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홈페이지www.AccidentallyWesAnderson.com에 사진을 제출하면 된다.
계정을 운영하면서 짜릿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내 아만다와 함께 계정을 운영하며 다양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비엔나를 방문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때가 마침 내 생일 즈음이었다.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여러 장소를 다니며 사진 촬영을 하다 프레이터 놀이공원까지 가게 되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데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스윙라이드를 탔다. 왜 그랬지? 가끔은 안전지대인 컴포트 존(comfort zone)에서 벗어나 탐험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책을 펴내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엮는 데만 2년이 걸렸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전 세계 사진가들이 제보한 1만5천 개의 사진에서 2백 장이 조금 넘는 사진으로 추려야 했다. 어려웠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사진에 얽힌 각 사진가들의 사연을 읽을 때면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만 같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연 혹은 사진은?
델라웨어에서 나고 자라며 그랜드 오페라 하우스에 수도 없이 가봤지만 이는 그저 주변 시설 중 하나였다. 적어도 이 프로젝트를 하기 전까지 말이다. 오페라 하우스가 문을 닫고 다시 열게 되기까지의 사연을 알게 됐을 때의 놀라움이란! 독자들도 이 책을 단순한 미적 경험을 위해서가 아닌 새로운 관점을 주는 영감의 원천으로 보았으면 좋겠다.
계정 속 많은 사진 중 가장 방문해보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
남극의 포트 로크로이(Port Lockroy). 정말 외진 곳이다.
코로나19 이후 예전처럼 자유롭게 탐험하기 어려워진 요즘이다. 팬데믹 기간에 어떤 방법으로 영감을 얻는가?
오글거리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아름다움은 정말 우리 주변에 있다. 재미있는 사연을 얻고 아름다운 조형물을 보기 위해 먼 곳을 여행할 필요는 없다. 그저 눈을 뜨고 이전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된다. 어디에 있든, 영감은 당신의 문 밖에 있다. 그저 힘을 빼고 그걸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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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컨트리뷰팅 에디터/ 문혜준
  • 사진/ @accidentallywesanderson,@paulhiller
  • 사진/ @chrsschlkx,@neath-travels,@valentina-jackson
  • 웹디자이너/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