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Culture

이대로 묻힐 순 없다! 당신이 놓친 2020년 개봉명작 8선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올해 개봉한 수작 영화들.

BYBAZAAR2020.12.30
극장에서 보낸 시간이 현저히 적었던 한 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영화들은 꾸준히 세상 밖으로 나왔고, 여전히 관객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2020년 개봉 수작들.
*2020년 국내 개봉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순서는 무작위
 

바자의 pick 5

남매의 여름밤
아빠와 옥주, 동주 남매는 여름 방학 동안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게 된다. 빨간 벽돌의 양옥집과 달달 돌아가는 선풍기, 귀뚜라미 소리 그리고 한밤중에 전축으로 음악을 감상하며 행복한 감상에 빠진 할아버지와 그 모습을 계단 한편에 앉아 몰래 지켜보며 같이 음악을 듣는 옥주의 모습까지. 경험한 적 없는 추억까지 건드는 마법 같은 장면들. '남매의 여름밤'은 우리 모두의 유년 시절, 그 여름밤을 소환한다. 그리운 사람의 얼굴과 함께.
 
 
맹크
비평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허먼 J. 맹키위츠가 ‘시민 케인’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아버지 잭 핀처가 집필한 각본을 토대로 데이빗 핀처가 연출했다. 게리 올드먼, 아만다 사이프리드, 찰스 댄스 등의 명연기는 기본. 데이빗 핀처의 완벽주의적 연출 덕분에 1930년대 할리우드 영화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2.20:1 화면비, 모노 사운드, 옛날 필름 영화들에 종종 보이던 담배 자국까지 그대로 구현했다.
 
 
언컷 젬스
사프디 형제가 연출하고 애덤 샌들러가 연기했다. 스포츠 도박으로 빚더미에 앉은 뉴욕 보석상의 ‘돈의 돈에 의한 돈을 위한’ 발버둥을 그렸다.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선 ‘사람 지치게 하는 작품’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로 복잡한 스토리 라인, 날것의 화면 질감, 현란한 카메라 워크가 특징. 무엇보다 보는 이로 하여금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사운드가 인상 깊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올해 국내 개봉작 중 가장 품위 있는 로맨스 영화가 아닐까. 화가 마리안느가 결혼을 앞둔 귀족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고 두 사람은 곧 몸과 마음에 서로를 새긴 연인으로 발전한다. 회화적인 구도와 색감 그리고 에우리디케 비극에 대한 이토록 사려 깊은 시적 해석이라니. 무엇보다 불꽃처럼 강렬한 마지막 장면을 놓치지 말 것.
 
페인 앤 글로리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자전적 이야기. 이 영화의 주인공인 명감독 살바도르 말로는 그의 페르소나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맡았다. 몸과 마음에서 실체적인 고통을 느끼는 말로는 작품 활동을 중단한 칩거하다가 32년만에 자신의 옛 영화를 보고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이를 계기로 과거 자신과 나쁘게 헤어진 사람들 - 동료, 옛 연인, 어머니, 형을 차례로 재회하면서 잘못된 이별을 바로 잡고자 한다. 어느덧 70세에 접어든 노장 감독의 내밀한 자기 고백에 스며드는 시간. - 피처 에디터 손안나
  
 

타인의 pick 3

환상의 마로나
‘환상의 마로나’는 늘 우리의 곁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 현재를 즐기는 개의 일생을 보여주는 영화다. 애니메이션 작법을 활용하여 개가 세상을 보는 시선을 구현해낸 감독의 무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한 편의 견생(犬生)을 체험하고 나면, 중요한 건 무엇을 놓쳤는지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사랑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사랑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렇게 모인 하루하루가 ‘환상’적인 내년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 영화 평론가 김철홍


애비규환
가족만큼 가까우면서 어려운 존재가 있을까? 반항적인 소녀가 임신 후 친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통해 성장하며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웃음과 감동으로 담았다. ‘미스 리틀 선샤인’ 과 ‘로얄 테넨바움’ 못지않은 유쾌한 가족 소동극. 최하나 감독의 신인답지 않은 연출력이 돋보인다. 배우 정수정은 기대 이상으로 안정된 연기력과 특유의 매력으로 관객들을 주인공 토일의 여정에 동참시킨다. 엄마 장혜진의 연기도 명불허전. - 'IZE’ 편집장 최재욱
 
더 플랫폼
수직 감옥에서 진수성찬을 위층부터 아래층까지 한정된 시간 동안 차례대로 먹을 수 있도록 내려보낸다는 설정만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현대(자본주의)사회의 폐해를 ‘설국열차’와 ‘기생충’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그 바람에 촌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다른 데 눈 돌리거나 욕심 부리지 않고 말하려는 바를 뚝심 있게 완성한 연출이 돋보인다. “만약 세르반테스의 소설 속에 나오는 돈키호테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다소 씁쓸한 답을 준비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실을 미화 없이 냉정하게 그린 영화라 더 매력적이다. - 영화 유튜버 발없는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