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강원도 오지로 여행을 가야하는 이유

남은 연차, 긴 여행대신 강원도 오지에서 살아볼까?

BYBAZAAR2020.11.05
#진주의바깥생활  
ep 3. 강원도에서 쉴 때 꼭 알아둬야할 것들. 
 
 

영월 산골 마을에서 머물기, 산골초가펜션

 
강원도 영원 북면 공기리에 위치한 산골초가펜션.

강원도 영원 북면 공기리에 위치한 산골초가펜션.

 
오대산 남쪽에서 발원한 평창강이 곡류하는 마을, 영월 북면 공기리. 평창강 지류인 서강 골짜기를 따라 깊은 산 속으로 한참을 올라간다. 길목에서 만난 마차초등학교 공기분교장은 올해 폐교를 알리는 소식과 함께 문이 닫혀 있다. 알록달록하게 키 작은 건물은 공기리 마을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공간이었을 것이다. 해발 970m의 삼방산에서 뻗어 나간 능선들이 끝없이 산 그림자를 드리우는 이곳은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왕래가 없다. 그제야 산골초가펜션의 사장님과 나눈 통화를 떠올린다. “주변에 마트나 음식 구할 데가 없으니 잘 챙겨오셔야 합니다.” 
 
반려견도 함께 쉴 수 있는 곳. 호기심 많은 쿠루의 귀여운 뒷태.

반려견도 함께 쉴 수 있는 곳. 호기심 많은 쿠루의 귀여운 뒷태.

들썩이던 궁둥이는 단풍빛 초가들이 드문드문 박힌 산 아래에서 멈춘다. 귀여운 강아지 서너 마리가 열렬하게 반기는 이곳은 전봉석, 오경순 부부가 영월 오지로 들어 와 손수 지은 민박이다. 숙박객은 초가집 한 채에 통째로 머물게 되니 마을 공동체로 이주하는 기분이다. 부부가 짚단으로 벽체를 올리는 스트로베일 공법으로 손수 지은 초가에는 아궁이 장작불을 때는 구들장을 들였다. 예스럽게 보이지만, 흙집 내부에는 꼭 필요한 생필품이 구비되어 있고 쾌적하며, 현대식 화장실을 갖췄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주인 부부의 아낌 없는 환대가 있기 때문이다. 손수 만든 재래식 된장과 고추장, 김치, 장아찌, 나물 같은 밑반찬들로 가득 차 있는 냉장고를 여는 순간 이곳에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엄나무, 두충나무, 뽕나무 사이를 산책하다가 아궁이에 불을 때고 남은 불씨로 고기를 굽고, 너른 툇마루 위를 뒹굴뒹굴하거나 뜨끈한 황토 방바닥에 누워 산중 호사를 누려 보자. 부부가 내는 백숙 요리와 김치수제비도 환상적이다.


산골초가펜션 강원도 영월군 북면 굴앞마을길 64-152

평일 7-13만 원, 주말 10-17만 원 
 
 

무릉도원 바위에서 명상하기, 요선암 돌개구멍

돌개구멍을 보신적 있으신가요?

돌개구멍을 보신적 있으신가요?

 
주천강 상류가 흐르는 요선암 바위 터에 서면 왜 마을 이름이 ‘무릉도원면’인지 절로 끄덕거리게 된다. ‘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라는 뜻의 요선암(邀仙岩)은 조선 전기에 평창 군수를 지낸 ‘봉래 양시언’이 이곳의 아름다움에 반해 명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종합하자면, ‘신선이 풍류를 즐기는 무릉도원’인 셈이다. 영월의 백덕산과 태기산 사이에 흐르는 주천강의 말간 물이 새하얀 화강암의 둥근 구멍 안에 부드럽게 출렁거린다. 
 
돌개구멍에서 포-즈. "예쁘게 찍어보시개"

돌개구멍에서 포-즈. "예쁘게 찍어보시개"

독특한 기암이 2km가량 펼쳐진 하천은 멀리서 보면 낮은 파도가 일렁이는 것 같다가도 사람이 깎고 잘 다듬어 만든 빼어난 조각품처럼 보인다. 아이스크림을 파먹은 듯한 둥근 지형을 돌개구멍(pot hole)이라 부르는데, 오목한 기반암에 쏙 들어 있던 자갈이 하천의 소용돌이와 만나 회전을 하면서 발달한 자연석이다. 구멍은 아주 작은 것부터 약 1m 지름까지 있고, 수심 역시 수십cm에서 2m 이상까지 다양하다. 징검다리를 건너듯 바위와 바위 사이를 뛰어 건너다가 따뜻한 너럭바위에 앉아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영원의 '찐' 메밀맛집, 메밀&전

영원의 '찐' 메밀맛집, 메밀&전

 
 
돌개구멍에서 한나절 소풍을 떠나기 전 주천면의 메밀&전(033-375-8988)에 들러 영월의 토속요리를 챙겨도 좋겠다. 영월의 메밀 식당이야 어디를 골라도 실패가 적지만, 메밀&전은 주민이 즐겨 찾는 로컬 맛집! 메밀 부침개 8장, 전병 7개가 각각 1만 원으로 한 끼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요선암 돌개구멍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무릉리1423

 
 
 

강원도 옛길을 걷고 바라보기, 칠족령 

강원도 백운산의 칠족령과 동강 줄기

강원도 백운산의 칠족령과 동강 줄기

 
영월 공기리 마을은 동쪽에서 평창의 미탄면과 만난다. 직선거리로 15km 남짓하지만, 삼방산을 굽이 돌아 40km를 더 가야 하는 길이다. 지리적으로 교통이 불편하고 정선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미탄면에 가는 이유는 평창과 정선을 잇는 강원도 옛길, 백운산 칠족령과 동강 줄기를 내려다보는 끝내주는 전망대가 있기 때문이다. 미탄면 평창백룡동굴 주차장에서 시작해 전망대로 이어지는 산길은 왕복 3.4km 구간으로 2시간이면 충분하다. 완만한 경사지만, 폭 1m가 못 되는 좁은 길에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 발이 자주 미끄러진다.
 
7성급 비박지라 불리는 칠족령 전망대

7성급 비박지라 불리는 칠족령 전망대

칠족령 전망대에서 본 환상적인 뷰.

칠족령 전망대에서 본 환상적인 뷰.

 〈평창읍지〉에는 ‘군의 동쪽 60리에 있는 가장 높은 산으로 위험하여 사람과 말이 통과하기 어렵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울창한 원시림으로 들어서 지그재그로 40여 분을 올라가니 가파른 낭떠러지에 위에 나무테크로 조성한 칠족령 전망대에 도착한다. 백패킹 여행자들이 이른바 ‘7성급 비박지’라 부르는 환상적 풍광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정선 제장마을과 연포마을이 나란히 있고, 그 사이 동강에서 열심히 패들링을 하며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이 가을이 충분하다.
 
칠족령 엣길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문희길 63 평창백룡동굴 주차장에서 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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