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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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코로나 블루, 언택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심리 방역, 명상에 관하여.

BAZAAR BY BAZAAR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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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던 지난 4월, 한 대형 커뮤니티 개방형 게시판에 질문 하나가 올라왔다. “코로나 끝나면 뭐하고 싶어?” 본문 내용도 없는 글에 실시간으로 1천 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화장 매려움. 맨날 선크림만 바르고 다니니까 얼굴 볼 때마다 왜 이렇게 생겼냐 시전 중.” “아기 엄마인데 마스크 안 끼고 꽃구경 시켜주고 싶어. 마스크 쓰기 싫다는 아기 맴매해서 씌우는 날엔 눈물이 나.” “마음 편히 잘래. 집에 가도 직장에서 바이러스 옮겨왔을까 봐 내 짐 만지기가 찝찝해.” 그중 많은 ‘추천’과 ‘비추천’을 동시에 받은 댓글이 바로 이것이다. “코로나 전의 세상은 이제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순응하며 살아.”
 
익숙했던 일상이 변했다. 마스크는 세컨드 스킨이 됐고, 악수를 청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지 머뭇거리게 됐으며, 포옹으로 건네던 위로는 위험한 행동으로 간주된다. 가정이 시끄러우면 사회로 도피하면 됐는데 이젠 공식적으로 회식 자리 한번 만드는 것이 조심스럽다.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8월 3일까지 국가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이뤄진 코로나 관련 우울증 상담은 총 37만4221건으로 작년 한 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이루어진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지금 상태는 인간이 통상적으로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통합과 맞먹습니다. 변화, 위협, 상실, 불안, 우울,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이 한꺼번에 밀어닥친 거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채정호는 이 상황이 6개월 넘게 지속되며 만성화된 지금, 코로나19에 걸린 사람과 그의 가족은 물론 5천만 전 국민을 위한 심리적 방역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우리는 지금 충분히 힘들어요. 알아차리고 어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뭔가 집중할 수 있는 다른 즐거움을 찾아보는 건 어떻냐고?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 넷플릭스, 인스타그램에 도움을 받아서 말이다. “그건 해결이 아니라 회피입니다.” 명상 애플리케이션 ‘Beeja’의 설립자인 윌 윌리엄스는 ‘신경 끄기’ 위해 자극적인 TV 시리즈를 보거나 피드를 스크롤하는 행위가 지금처럼 깊이 잠식된 불안을 해소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심리 방역은 명상이다. 음악명상 심리치유연구소의 이정은은 대부분의 명상법에 공통적으로 담겨 있는 핵심 기술은 ‘몸의 감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을 마음 챙김(Mindfulness)이라고 합니다.” 명상은 신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속적으로 명상 훈련을 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회복되고, 그 결과 근육 긴장 완화와 면역력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명상은 쉽다. 명상을 종교적 수행, 혹은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할 고차원의 영적 상태라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전문가 2인이 알려주는 마음 챙김 실천법에 주목하길.
 
호흡과 소리 명상
“매일 1회 이상, 또는 마음이 불편할 때마다 실천하면 즉각적으로 안정감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명상법입니다. 신경을 안정시키고 심장을 마사지하는 효과도 있죠.
 
‘호흡 알아차리기’부터 시작할까요? 숨은 코로 들이쉬고 내쉬되, 내쉬는 숨이 답답하게 느껴지면 입으로도 함께 내쉽니다. 호흡은 가능한 멈춤 없이 들숨과 날숨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하던 일을 멈추고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은 채 2~3회 심호흡합니다. 그런 다음 척추를 가능한 바르게 하고 양 손을 가슴 앞에 모아줍니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모았던 손을 가슴 앞으로 쭉 뻗었다가 양쪽으로 벌려 어깨 높이 정도에 위치시킵니다. 손바닥을 밖으로 뒤집는 동시에 고개를 숙이며 한 번 더 숨을 가볍게 들이쉽니다. 이때 숨을 들이마신 상태에서 한번 더 살짝 들이마시면 횡경막이 활짝 열립니다. 내쉬면서는 고개를 들고 양팔을 앞으로 모아 다시 가슴 앞으로 가져옵니다. 이렇게 동작을 할 때 호흡에 주의를 두고 3~5회 반복하세요.
 
이제 소리를 더해봅시다. 자연스럽게 호흡하면서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쉬면서 ‘음~’ 하고 소리를 내봅니다. 턱과 혀의 힘을 빼고 내쉬는 호흡과 함께 소리를 내는 과정을 3번 반복합니다. 소리가 끝나고 난 뒤엔 잠시 눈을 감고 고요하게 머물러보세요. 같은 방법으로 이번에는 ‘아~’ 하고 세 번 소리 냅니다. 잠시 침묵을 유지했다가 눈을 감은 채로 자신이 지금 어떻게 숨 쉬고 있는지 알아차려봅니다. 숨이 들어갈 때 코끝과 코 안에서 시원함이 느껴지고 숨이 나갈 때는 코 안부터 끝이 따뜻해질 거에요. 이렇듯 주의를 코에 두고 숨이 들고 나는 것을 지켜봅니다. 잠깐 다른 생각이 들거나 몸의 다른 부위에 정신이 분산될 수도 있지만, 괜찮아요. 다시 코끝과 호흡으로 주의를 돌리면 되니까요. 이렇게 최소 3분 이상 유지해보세요.” ‐ 이정은(음악명상 심리치유연구소 음악명상전문가)
 
움직임 명상
“너무 많은 잡생각이 떠올라 명상을 망친 경험이 있다면 몸을 움직이며 그때 그때 일어나는 감각에 집중하는 ‘움직임 명상’이 효과적입니다. 팔 하나를 들어도, 아주 천천히 움직이면서 내 몸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관찰해보면 몸의 여러 부위들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이렇게 주의를 몸에 두고 세세하게 느끼다 보면 잡다한 생각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어요.
 
앉아서 하는 명상이 힘들게 느껴진다면 알렉산더테크닉의 세미수파인 자세를 권합니다. 바닥에 얇은 매트를 깔고 편하게 눕습니다. 이때 무릎은 하늘로 세우고 팔꿈치는 몸 바깥 방향으로 바닥에 내려놓은 채, 손을 양 골반 위에 올려 놓습니다. 척추는 최대한 길게 펼치세요.(매일 20~30분 이 자세로 누워 있으면 척추가 원래 길이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세미수파인 자세에서 ‘위스퍼 아~’ 호흡을 합니다. 이 방법은 공기가 들어올 때는 코를 통하고 내쉴 때는 입을 조금 벌려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넣듯이 ‘아~’ 하고 숨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아~’ 하는 소리를 만드는 호흡, 그리고 지금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집중해보세요. 주의할 점은 일부러 들이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내쉬었다면 많이 들이쉬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숨이 저절로, 충분히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 김경희(알렉산더테크닉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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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백지수(프리랜서)
    사진/ Kristin Vicari,Getty Images
    웹디자이너/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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