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는 S/E/O. 팬츠는 Cos. 목걸이는 Jem & Pebbles.
영화 〈령희〉의 ‘홍매’가 그러했듯 스크린 속 한지원은 항상 사연 많은 인물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절절한 모습의 그를 기대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촬영장에서 만난 한지원은 밝은 모습으로 밀도 높은 촬영을 잘 소화해냈다. 일 년 전 다녀왔던 칸 영화제에 대해 말하는 모습에서는 옅은 흥분감마저 느껴졌다. “관객 앞에서 〈령희〉를 처음 틀었을 땐 너무 신기했어요. 평화롭다가 갑자기 령희가 떨어지는 장면이 나올 때 다들 놀라서 술렁였던 게 기억에 남아요.” ‘충무로 기대주’ ‘독립영화계 전지현’. 그를 검색했을 때 딸려 오는 수식어다. 그런 그에게 연기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선후배들과 신 발표나 연극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타인에게서 들으며 새로운 것이 나올 때 ‘연기가 이런 거구나’ 생각하게 됐죠. 상대방과 일하며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이 연기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한 두 수식어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낸 셈이다. 자신을 뒤따라오는 별명에 대해 알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죠. 결국 저한테 관심이 있으니 가능한 거잖아요.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고, 나중엔 제 이름을 건 후배가 나오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영화계 한지원’, 이런 식으로요.” 사실 대중에게는 이제야 각인되기 시작한 신인이지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한지원이다. 지금까지의 활동에 대한 만족도는 어떻게 될까.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계속 플러스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답이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에 내 길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대신 더 못 올라갈 곳도 없고요. 지금 이 순간도 플러스되고 있는 중이라고 저는 얘기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