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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김희정 감독이 선택한 배우

배우 김호정을 빛내는 수식어는 많지만, 그중 가장 그를 잘 설명하는 표현은 ‘작가주의 감독이 사랑하는 배우’일 것이다.

프로필 by BAZAAR 2020.08.27
트렌치코트는 Jw Anderson. 귀고리는 Attica.

트렌치코트는 Jw Anderson. 귀고리는 Attica.

배우 김호정을 빛내는 수식어는 많지만, 그중 가장 그를 잘 설명하는 표현은 ‘작가주의 감독이 사랑하는 배우’일 것이다. “‘낯섦’ 때문일 거예요.”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프랑스 여자>의 김희정 감독 역시, ‘미라’ 역으로 그를 떠올렸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방인, 프랑스 국적의 한국 여자가 될 사람은 그밖에 없었다.
 
어떤 경계에서 불안정하게 겉도는 미라가 어딘가 저와 닮아 보였어요. 앞으로 어떤 배우로 살아가야 할지 늘 위태로운 경계에 서 있으니까요. 
 
장면 속의 그는 무척 자유롭다. 예쁘게 치장하지 않았지만 아름답다. 
여성 감독과 일하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자다 깬 것처럼 연기하는 장면이 많은데, 그게 참 속이 후련하더군요. 여성으로서 어떤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평생 가슴에 남을 작품은 하나 더 있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이다. “어쩌면 다 찍고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몸과 마음의 상태가 바닥 끝까지 내려갔죠. 그런데 바닥을 치고 나니 올라갈 일만 남았더라고요.” 그는 <화장> 이후, 조금은 여유로운 태도로 삶을 돌본다. “물론 연기에 관해서는 끊임없이 의심해요. 익숙함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깨뜨리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오랜 시간 배우로 살았지만 목표를 정하는 건 그에게 여전히 중요한 일이다.
 
여성성을 유지하면서도 단단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국 배우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처럼요.
 
그는 익숙한 길을 따라 걷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Credit

  • 글/ 황보선(프리랜스 에디터)
  • 스타일리스트/ 윤지빈
  • 헤어/ 한지선
  • 메이크업/ 홍현정
  • 사진/ 김영준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