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치코트는 Jw Anderson. 귀고리는 Attica.
장면 속의 그는 무척 자유롭다. 예쁘게 치장하지 않았지만 아름답다.
여성 감독과 일하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자다 깬 것처럼 연기하는 장면이 많은데, 그게 참 속이 후련하더군요. 여성으로서 어떤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평생 가슴에 남을 작품은 하나 더 있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이다. “어쩌면 다 찍고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몸과 마음의 상태가 바닥 끝까지 내려갔죠. 그런데 바닥을 치고 나니 올라갈 일만 남았더라고요.” 그는 〈화장〉 이후, 조금은 여유로운 태도로 삶을 돌본다. “물론 연기에 관해서는 끊임없이 의심해요. 익숙함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깨뜨리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오랜 시간 배우로 살았지만 목표를 정하는 건 그에게 여전히 중요한 일이다.
그는 익숙한 길을 따라 걷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