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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희의 계속 나아갈 용기

덤덤하고 초연한 듯한 배우의 얼굴이 마음을 흔든다. 가족 없이 홀로 암 수술을 받아야 할 위기에 처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갈바람’. 이 서사의 주인공은 배우 김국희다.

BYBAZAAR2020.08.19
드레스는 Ports 1961. 팔찌는 Portrait Report. 펌프스는 Gianvito Rossi.

드레스는 Ports 1961. 팔찌는 Portrait Report. 펌프스는 Gianvito Rossi.

덤덤하고 초연한 듯한 배우의 얼굴이 마음을 흔든다. 가족 없이 홀로 암 수술을 받아야 할 위기에 처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갈바람’. 이 서사의 주인공은 배우 김국희다. TV 대중에게 아직 낯설지만, 사실 그는 10대 때부터 쉼 없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빨래〉 〈지하철 1호선〉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의 무대 위에서 수많은 삶의 고단함을 위로했다. “사람 구경하는 걸 좋아해요. 그러다 어떤 이의 특정 습관을 발견할 때 짜릿하죠. 배우가 사람을 표현하는 도구라면, 도구의 기능을 계속해서 쌓아가는 셈이에요.” 〈빨래〉의 ‘주인 할매’ 역을 준비할 때는 종로3가를 떠돌았다. 노역을 맡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는 관찰과 탐구로 이어졌다. 〈빨래〉의 무대에 5년간 오른 후에는 노역 분장과 자세 때문에 주름이 늘고 관절까지 무너져 재활을 받았다. “새로운 걸 보여주기 위해 좀 더 모험을 할 생각은 없냐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박수 칠 때 떠나지 않고 다시 그 무대 위에 오른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그때는 조금 억울했는데, 지금은 애정의 목소리였다는 걸 잘 알죠.” 올해 그는 데뷔 15주년을 맞이했다.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념일을 먼저 축하해준 건 다름 아닌 그의 팬들이다. “힘들어할 때마다 남편이 팬들의 응원 메시지를 하나씩 꺼내서 보여주곤 해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날에도 누군가는 삶의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말하고, 나는 내 눈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누군가는 그 눈빛이 극에서 굉장한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해주더군요.” 하지만 처음부터 긍정적인 태도를 가졌던 건 아니다. “〈지하철 1호선〉의 ‘걸레’ 역은 모든 배우들이 탐내는 캐릭터였어요. 7번이나 오디션을 봤죠. 하지만 합류 후에 더 큰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제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혔거든요. 그 후로 작업 방식이 바뀌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가장 잘하는 건 귀한 일이다.
 
연기를 멈추고 싶을 때마다 이 문장을 되새기려고 한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일하기 위해서. 그리고 힘주어 말을 잇는다. "요즘 공연계는 같은 캐릭터라도 성별의 구분 없이 더블 캐스팅을 하고 있어요. 남성의 역할로만 여겨졌던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조금 더 힘 있는 배우가 될 것이다. 그의 단단한 목소리는 막연한 기대를 완전한 확신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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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황보선(프리랜스 에디터)
  • 패션 에디터/ 윤혜영
  • 헤어/ 한지선
  • 메이크업/ 홍현정
  • 사진/ 김영준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