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대성삘’이라니, 심달기를 보면서 들었던 수없는 감정이 한 단어로 명쾌하게 정리되는 듯했다. ‘쌍꺼풀 없는 개성 있는 얼굴에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분류는 도무지 심심하다. 이랬다 저랬다 변덕을 부리듯 모습을 바꾸고 눈 안에 똬리를 튼 강렬함이 수시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1999년생 배우에게 마땅한 기대이자 수식어다. 심달기는 단편 독립영화 〈동아〉로 주목받은 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페르소나 – 키스가 죄〉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추리닝 차림의 아이유와 쥐 파먹은 듯 깎인 머리의 시골 소녀 심달기의 조합은 마치 〈판타스틱 소녀 백서〉의 컬트잉여퀸(?) 두 주인공처럼 존재감을 남겼다. 촬영을 마친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도 넷플릭스 작품이며 정세랑 작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밀레니엄 직전에 세상에 나온 배우에게 OTT 플랫폼을 위해 제작되는 작품 속에서 연기하는 것은 더없이 어울리는 일이다. “플로렌스 퓨에게 관심이 가요. 영화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매개체이지만 배우의 전형적인 아름다움이 전부는 아닌 것 같거든요. 그 배우를 보면 자신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하는데 저 역시 그래요.”
‘달기’는 경상도 사투리로 ‘달래’다. 특별한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던 그의 부모가 도서관에서 여러 사전을 찾아가며 고른 것이다. 이름에 깃든 의미를 따라 달기는 전진한다.
부모님 역시 특별함에 대한 욕심으로 연극을 시작하신 것 같아요. 또래 친구들에게 이상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배우한테는 좋은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나의 존재나 위치가 헷갈릴 때가 있지만 장점을 찾아 극복해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