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돌보는 웰니스 책 추천 5권
몸과 마음을 둘러싼 고독과 상처, 당위와 회복을 정직하게 꺼내 보여주는 다섯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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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안에 읽는 요약 기사
✓ 효율과 미·건강의 기준에 지친 시대, 몸과 마음은 이미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 다섯 권의 책은 고독·상처·당위·회복을 정직하게 드러내며, ‘나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건넨다.
✓ 데이터가 아닌 감각으로, 도구가 아닌 존재로서의 몸을 다시 느끼게 하는 새로운 웰니스 관점을 담은 책 5권 소개.
효율, 속도, 성취, 미(美), 젊음, 건강까지, 모든 것이 몸을 압박하는 시대다. 몸은 도구로 환원되고, 데이터로 소비되기도 하고, 개인이 가진 고유함은 지워진다. 피곤한 근육, 멍든 피부, 상처 입은 마음, 이 모든 것이 존재의 증거임을 일깨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숨을 고르고, 먹고, 걸으며, 때로는 무너지는 그 순간까지, 몸은 삶을 견디게 하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이자, 기억과 두려움, 욕망이 쌓이는 그릇이다. 그러니 우리는 몸에게 말을 걸어야 할 때다. 우리의 몸과 얼마나 잘 연결되어 있는가,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들을 여유가 있는가, 사회가 만든 기준 속에 몸을 가두고 있지 않은가. 혹은 그 기준을 잠시 벗어나 단지 ‘존재’로서 몸을 느껴본 적 있는가. 다섯 권의 책은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당신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균열을 보여주고, 동시에 새로운 돌봄의 감각을 제안하기에.
머슬: 우리는 왜 우리의 몸을 사랑해야 하는가
보니 추이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사진/ 흐름출판 제공
‘근육 만들어볼게.’ 프롤로그의 첫 문장부터 강렬하다. 운동 방법이나 근육 조형에 관한 책이 아닌, 사색과 고찰이 담긴 훌륭한 에세이다. ‘무엇이 인간을 움직이고 살아가게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작가이자 수영 선수 보니 추이는 단호하게 '근육'이라고 답한다. 수영 선수이자 서퍼로, 근육과 움직임을 삶의 언어로 체득한 저자는 운동을 사랑한 아버지와의 추억, 그로부터 물려받은 '몸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삶을 버티게 하는 육체적, 정신적 근육과 몸의 존재 이유를 짚는다. 파워리프팅 세계 기록 보유자, 요가 강사, 해부학 교수 등 근육과 인생을 함께한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근육은 물리적인 힘보다는 오히려 정신력과 깊이 엮여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 나간다. 추이의 말에 따르면 근육은 우리 자신이면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우리에게 단 하나뿐인 몸이에요. 스트레칭을 할 때 몸의 저항을 이겨내려고 애쓰지 마세요. 몸이 목소리를 내게 하고, 어떻게 하면 그 일부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세요.
시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유성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사진/ 위즈덤하우스 제공
27년간 3천 건 이상의 실제 부검을 진행한 국내 최고의 법의학자 서울대 유성호 교수가 간곡히 전하는 조언을 담은 생존 교양 지식서. 우리의 몸은 ‘신호’로 말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주 그 신호를 무시한 채로 아름다움과 효율이라는 기준 안에 자신 스스로를 가두기도 한다. 유성호 교수는 수천 건이 넘는 부검을 통해 한국인들이 실제로 어떤 이유로 생을 마감하는지, 어떤 습관이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지를 직접 목격해 왔다. 진단이나 병명보다 먼저, 몸은 이미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보여준다. 몸의 언어를 듣는 법, 외면하지 않는 법, ‘죽음에 이르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준다. 몸이 발신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읽어내고 개선하는 일이야말로 시작일지 모른다.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지만, 죽음에 이르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선택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진단의 시대: 진단은 어떻게 우리를 병들게 하는가
수잰 오설리번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사진/ 까치 제공
현대의학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고 놀라운 성취를 이뤄내고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진단을 통해 안도감을 기대한다. 그러나 책은 묻는다. “진단은 정말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가?” 그리고 “건강해지려고 할수록 왜 아픈 사람은 더 많아지는 것일까?” 영국 신경학과 전문의 수잰 오설리번이 이야기하는 현대 의학의 과잉진단과 과잉의료화 문제를 지적하며 기존 체제를 해부하듯 파헤친다. 그의 논점은 꽤나 분명하다. 진단은 도구이며,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여 사용되어야 한다. 진단의 언어는 몸뿐 아니라 마음, 정체성까지 규격화하고 때로는 우리를 억압하기도 한다. 병을 브랜드화하는 사회, 예방이라는 이름으로 검사를 과하게 하는 분위기 속에서 무엇을 잃고 있는지, 어떤 질문을 다꺼내야 하는지를 날카롭게 되묻는다. 수많은 환자를 대면해 상담하는 일을 해온 저자답게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의학을 도움 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도 제안하기에 쉽게 읽을 수 있다.
두려움의 해독제는 지식, 신뢰, 지원이다. 분명한 사실은 서둘러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원에 묻은 것을 파내야 한다: 죽고 싶은 몸과 마음의 흔적을 찾아서
사이토 미에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사진/ 다다서재 제공
책은 몸과 마음이 동시에 무너졌던 한순간의 기록이다. ‘살고 싶지 않은 몸’이라는 고백이지만, 고백 자체는 타인에게 전해지며 누군가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존재가 된다. 열네 살 때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껴온 사람의 이야기는 얼마나 고통스러우며 동시에 힘을 가지는가를 알 수 있다. ADHD, 자폐스펙트럼, 섭식장애, 자살충동, 백혈병과 장애와 함께 살아가며 기준에 어긋나는 몸, 실패했다고 여겨지는 마음, 반복되는 불안과 무기력을 겪어온 저자는 자신이 느끼고 견뎌온 감정을 단정한 문장 대신 생생한 감각으로 꺼내 놓는다. 놀랍게도 다른 모두가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기에 글은 생에 대한 의지와 희망으로 가득하다.
나는 이 짧은 문장 속에 ‘나’라는 존재가 반드시 필요함을 이제야 깨닫는다. 나라는 존재가 없이 어떻게 타인과 함께 있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불가능하다. 나는 나를 되찾아야 한다. 이미 아주 조금밖에 남지 않은 나를 빠짐없이 찾아내야 한다. 나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내야 한다. 살아가기 위해서.
몸을 두고 왔나봐
전성진 지음 / 안온북스
사진/ 안온북스 제공
굉장한 여자 ‘굉여’라는 유튜브와 닉네임으로 더욱 친숙한 전성진 작가의 전작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에 이어 두 번째 에세이가 나왔다. 작가는 ‘이 정도면 베를린에 정착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쯤 몸의 절반을 다치는 사고가 났다. 볼더링하는 중 발생한 추락사고로 인한 큰 수술을 겪은 것. 작가는 정신만 제대로 차린다면 몸은 아무렇게나 써도 괜찮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한쪽 팔과 다리를 크게 다치며 1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치료와 재활의 시간을 보냈고, 답답함과 두려움 끝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고 회상한다. 치유와 재활의 모든 상황들을 ‘몸을 두고 왔다’라고 표현한다. 그 지난한 기록을 특유의 솔직 담백함과 유머러스함으로 풀어내, 읽는 이를 울고 웃게 만든다.
과거의 흔적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앞으로 어떻게 다루며 살아갈 것인가? 오롯이 나에 대한 질문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Credit
- 사진/ 각 이미지 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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