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한국 스피큘 화장품, 너 뭐 돼?

응! 다이소 품절템에서 전 세계 인기템이 되기까지

프로필 by 정혜미 2025.01.05
(왼쪽부터) Vivelab 스칼프 스피옥실 리액트 샷 800 8만5천원. Picore 디퍼런씨 포어세럼 1989 스피큐 샷 3만9천원. Isoi NDS 포인트샷 2000 앰플 4만5천원. VT Cosmetics 리들샷 100 3만2천원. Derma Factory 바쿠치올 스피큘 크림 1만원.

소셜미디어, 특히 틱톡(TikTok)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K-뷰티. K-팝·드라마·아이돌의 글로벌 인기가 이러한 확장의 동력이 되고 있지만, 한국 화장품 특히 스킨케어 제품이 각광받는 데는 보다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 혁신적인 제형과 성분, 검증된 효과, 합리적인 가격까지. 이러한 강점은 해외 소비자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중 스피큘 화장품은 한국 뷰티의 혁신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스피큘(Spicule)은 유효 성분을 피부 깊숙이 전달하기 위해 설계된 미세한 전달 구조체를 말한다. 주로 해면이나 극피동물과 같은 해양 무척추동물의 체내에서 추출한 바늘 모양의 물질로 만들어진다. 스피큘은 정제 과정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한 뒤 활성 성분과 결합(스피큘 겉면에 코팅하거나 스피큘 안에 캡슐화한다)하여 크림이나 에센스에 배합된다. 피부에 바르면 일정 시간 동안 머물며 유효 성분을 방출하고, 콜라겐 생성을 증가시키며, 턴오버를 촉진한다. 이후 빈 구조체는 자연스럽게 피부 표면에서 탈락된다.
사실 스피큘 기술은 최근에 등장한 혁신은 아니다. 수세기 전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피부과에서는 피부 결 개선과 색소 침착을 해결하기 위한 페이셜 필링 과정에서 활용되어왔다.
그렇다면, 한국 스피큘 화장품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외 전문가들은 이를 몇 가지 요인으로 분석한다. 먼저 스피큘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불순물을 완벽히 제거하는 고순도 정제 기술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제품을 제공한다. 또한 다양한 활성 성분과 결합해 효과의 폭을 넓혔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전문 관리 못지않은 홈 트리트먼트를 찾고 있으며, 다양한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이들에게 매력으로 다가간다.
스피큘을 적용한 대표적인 제품이 ‘다이소 품절 대란’으로 화제를 모은 VT코스메틱의 ‘리들샷’이다. 독자개발 성분인 시카 리들™을 통해 피부를 미세하게 자극하며 유효 성분의 흡수를 돕는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K-뷰티 루키로 자리했다. “리들샷Ⓡ 100은 올리브영 온라인몰을 비롯해 아마존, 일본 라쿠텐 등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총 204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등에서도 제품력을 인정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VT코스메틱 관계자의 설명. 오가나셀피부과 전문의 오가나 역시 스피큘 화장품의 높은 잠재력을 인정한다. “재생, 미백, 주름 개선 등 다양한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어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추세입니다. 이는 대한민국 뷰티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죠.”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에 힘입어 더 많은 제품군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세럼, 앰풀, 크림뿐만 아니라 모델링 마스크, 바디 로션, 탈모 앰풀에 이르기까지 스피큘이 접목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바이브랩 브랜드개발 BM팀의 한유안은 “두피야말로 활성 성분의 전달력이 중요한 기관입니다. 스피큘은 복잡한 구조의 두피에 영양을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수단으로, 현재에도 그 구조와 전달력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 연구되고 있어요. 두피 케어 시장에서 스피큘은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스피큘 기술은 피부 과학과 뷰티 산업의 경계를 확장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대한민국이 자리해 있다.

Credit

  • 사진/ 정원영
  • 도움말/ 오가나, 이예슬(오가나셀피부과), 한유안(바이브랩), VT코스메틱
  • 어시스턴트/ 안나현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