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핫한 붙이면 투명해지는 하이드로겔 마스크

붙이면 투명해지는 하이드로겔 마스크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지난 8월, 기획안을 쓰기 위해 자료조사를 하던 중 시트 마스크 제조사들이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대표적인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는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고, 그중에서도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매출액은 20배 이상 성장했다. 과거 ‘하유미 팩’으로 국내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시장을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제닉은 단일 품목으로만 전년도 대비 488%라는 매출 성장을 이뤘다. 국내에서도 하이드로겔 마스크의 인기가 높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해외에서 이루어진다.

K-마스크, 두 번째 이야기

일반 시트 마스크가 부직포나 면에 에센스를 적시는 방식이라면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에센스를 겔 형태로 고체화해 만든다. 유효 성분이 피부에 흡수되고 나면 투명해지는 변화 덕에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용성 에센스에 오일을 유화해 굳힌 겔이 피부에 닿으면 체온에 녹아 흡수되면서 투명해지고 두께도 얇아집니다.” 이미인 마스크연구소 이창근의 설명이다. 다만 모든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투명해지는 것은 아니며 설계와 제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고점도 보습 성분을 사용한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투명해지지 않는다. 이처럼 원료의 구성에 따라 특징이 달라지지만 하이드로겔 마스크와 콜라겐 마스크는 서로 통용되어 불리는 경우가 많다. 콜라겐이 겔의 탄성이나 투명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탄력과 보습을 높여 하이드로겔 마스크의 주원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사실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갑자기 등장한 제품은 아니다. ‘하유미 팩’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도 바로 하이드로겔 마스크였다. 피부 온도에 반응해 투명해지는 기능 역시 2019년 메디셀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다. 한때 홈쇼핑에서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히트했지만, 두껍고 재질이 물러 쉽게 떨어지고 잘 찢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후 밀착력이 뛰어난 바이오 셀룰로스 마스크가 등장하고, 뽑아 쓰는 마스크로 1일 1팩 문화가 확산되면서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시트 마스크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렇게 관심이 시들해졌던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다시 조명을 받은 건 2022년 바이오던스 ‘바이오 콜라겐 리얼 딥 마스크’가 미국 아마존에 입점하면서부터다. 바이오던스는 붙이면 투명해지는 제품의 비주얼적 특징을 콘텐츠로 적극 활용했다. 사무실에서 착용한 채 일하다가 퇴근 전 투명해진 마스크를 떼어내는 영상, 사용 전후의 피부 변화를 보여주는 숏폼 콘텐츠는 SNS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또한 ‘오버나이트 마스크’로도 마케팅을 전개했다. 그 결과 취침 전 마스크와 리프팅 밴드, 헤어 롤을 착용하고 아침에 하나씩 벗겨내며 변화를 보여주는 ‘모닝 셰드(Morning Shed)’ 챌린지에 자주 등장했다. 여기에 당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글라스 스킨 트렌드가 하이드로겔 마스크의 인기에 날개를 달았다. “피부 본연의 광채와 투명함을 중시하는 글라스 스킨은 K-뷰티를 상징하는 이미지이기도 했어요. 자연스럽게 한국 화장품이 주목받았고 촉촉함과 윤기를 더할 수 있는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핵심으로 떠올랐죠.” 코스알엑스 커뮤니케이션팀 김소정의 설명. 이렇게 해외에서 인기가 치솟자 여러 브랜드가 앞다투어 하이드로겔 마스크를 내놓으면서 시장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아카이브 마켓 리서치(Archive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글로벌 하이드로겔 시트 마스크 시장은 약 2억3700만 달러 규모로 예상되고 있으며, 2033년까지 연평균 8~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의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처음부터 투명하게 설계된 제품부터 상하단에 다른 성분을 담아 효능을 높인 제품, 스피큘을 더해 흡수력을 강화한 제품까지 그 종류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에서 사랑받는 국가대표 마스크

K-시트 마스크의 대표주자

지금처럼 K-뷰티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전인 2022년, 미국 아마존에 진출하며 K-마스크 열풍에 불씨를 지폈다. 이후 투명해지는 변화를 보여주는 숏폼 영상으로 인기를 모았다. 사용 직후 피부가 촉촉하고 윤기 있어 보이는 것도 화제의 요인. 이는 저분자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을 함유해 피부 탄력을 개선하고 결을 정돈한 덕분이다. 미국 아마존 마스크 부분 판매 1위, 뷰티&퍼스널 케어 전체 카테고리 1위 등을 차지한 글로벌 베스트셀러다.

Biodance 바이오 콜라겐 리얼 딥 마스크 4매 2만원.

헤일리 비버의 그 마스크팩

한국산 겔 마스크가 주목받고 있는 흐름을 빠르게 읽어낸 것이 시작. 당시 각광받던 성분인 PDRN을 접목해 전략적으로 개발했다. 재생 효과가 뛰어난 연어 추출 PDRN과 탄력 케어에 도움을 주는 저분자 콜라겐을 함께 담았다. 인지도가 급상승한 계기는 헤일리 비버가 마스크를 붙이고 찍은 셀피. 이후 또 한 번 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초밥을 먹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입을 크게 벌려도 떨어지지 않는 밀착력이 부각되면서 이를 따라하는 영상이 챌린지처럼 퍼졌다.

Medicube PDRN 핑크 콜라겐 겔 마스크 4매 2만2천7백원.

진짜 콜라겐 마스크

아마존 출시 6개월 만에 페이셜 마스크 부문 1위를 기록하며 누적 매출 44억원을 돌파한 베스트셀러. 콜라겐 성분이 2160ppm으로 하이드로겔 마스크 평균 대비 높은 함량을 자랑한다. 이 점이 성분을 꼼꼼하게 따지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신뢰 요인으로 작용했다. 탄력과 주름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긍정적인 리뷰가 쌓이며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었다. 현재는 온라인을 넘어 타겟, 울타 뷰티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해 있다.

Sungboon Editor 딥콜라겐 파워부스팅 마스크 4매 2만4천9백원.

스테디셀러의 효능을 담다

코스알엑스를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시킨 어드벤스드 스네일 라인에서 출시한 마스크팩. 스네일 에센스의 효능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고 알려지며 출시와 동시에 큰 사랑을 받았다. 아마존 프라임데이 뷰티 부문 판매량 1위에 당당히 오른 베스트셀러. 피부 손상을 회복하는 데 뛰어난 달팽이 점액 여과물이 25% 이상 함유되어 특유의 쫀쫀한 보습감을 느낄 수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붉은 기 개선 효과도 입증 받았다.

Cosrx 어드벤스드 스네일 뮤신 글래스 글로우 하이드로겔 마스크 3매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