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비비언 고닉의 새 에세이, 끝나지 않은 일
비비언 고닉의 신작 <끝나지 않은 일>은 한 권의 책을 거듭 읽는 여정이 어떻게 당신의 우주를 확장시킬 수 있는지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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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단순히 문학덕후의 에세이가 아닐까 생각한 나는 책을 펼치자 단숨에 몰입했다. 첫 문장처럼 작가는 정신과 시간의 방에 들어가기라도 한 듯 열 편의 에세이에서 투명하리만큼 솔직하게 문학과 자신의 생을 대입해 글을 직조해나가기 때문이다. 가령 고닉은 D.H.로렌스의 <아들과 연인>을 처음 읽었던 스무 살 무렵과 두 번의 이혼을 겪은 삼십 대 중·후반, 나아가 여든 작가가 된 이후 책을 읽으며 완전히 다른 관점을 지녔다고 고백한다. 정념에 휩싸인 사랑을 깨우치다가 기혼으로 살고 싶지 않았던 자신을 마주하는가 하면,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남자 주인공들에게 이입했던 이유를 결국 시대와 작가 로렌스의 내면을 분석하는 데까지 확장하는 식이다. 비단 연대기순 회고록이라 여기기에 넘치는 유머와 예리한 시선은 또 어떤지. 어느 날 홀로 있는 집 안에 숨 쉬는 생명체가 간절해져 유기묘를 입양하게 된 고닉은 평소 흠모하던 작가 도리스 레싱(<고양이에 대하여>를 쓴)이 실제로 고양이를 키워나 본 건지 의문을 품다가, 왜 그의 소설 속 남자 주인공들을 하나같이 나쁜 남자로 묘사하는지 추적한 다음 이내 작가의 자기방어적 면모까지 깨닫게 된다.(더는 그의 문장을 즐겁게 읽을 수 없게 된 걸 통탄하며.)
일평생 비비안 고닉은 ‘최대한 통합된 자아’에 다가가기 위해 과업처럼 읽고 또 읽었다. 책을 덮고 나면 책의 원제 ‘Unfinished Business’에 왜 ‘Business’가 붙는지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다. 작가를 보며 내 책장 속 재독을 기다리는 책은 무엇일지 훑어보게 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 단서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이 타인으로 느껴질 만큼 오래 살고 나자 결국 지금의 나’를 깨닫게 만들 책은 무엇일지 짐작해보면서.
Credit
- 사진/ 글항아리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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