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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전, 디자이너 요한나 그라운더와 만나다
반클리프 아펠 전시를 보기 전 우리가 알아야 할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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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요한나 그라운더.
반클리프 아펠의 서울 전시에서 공간 디자인을 맡았다. 물론 이전의 다른 도시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았는데, 한국의 전시가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서울에서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의 네 번째 전시를 열게 됐다. 전시마다 매우 다른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또 다른 영감이 담겨있다. 나는 작업에서 장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디뮤지엄 서울에서 열린 이번 전시를 디자인할 때, 지역 문화가 품고 있는 요소와 디뮤지엄 공간 자체가 주는 영향과 방향성을 하나로 담아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한국 문화에서 매우 의미 깊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청자, 앤티크, 컨템퍼러리 작품들에 어우러진 은은하고 아름다운 컬러로부터 풍부한 영향을 받았고 전율을 느꼈다. 이 컬러는 매우 세련되고 자연스럽지만 생동감과 고유성을 갖추고 있어 이번 전시의 바탕을 이루게 되었다. 이러한 구성에 어울리도록 전시의 나머지 모든 부분에는 파스텔 컬러가 적용되었다. 또한 한국의 서예와 현대적으로 거듭난 한글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었다. 매우 기하학적이고 간결한 체계로 구성된 코드는 전시 공간 곳곳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코드는 문자의 존재 자체를 넘어 리듬과 형상이 어우러져 발걸음을 이끄는 경로와 공간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만화라는 요소도 이 전시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유한 특성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파스텔 컬러와 대담한 대비를 이루는 라인을 무척 좋아한다. 이 모든 것들이 이번 전시에 담겨있다.
조명 디자이너로도 활약 중이다. 그만큼 빛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 같다. 이제껏 진행해온 반클리프 아펠 전시에서도 빛을 이용하는 방식이 압도적으로 멋있었다. 이번 서울 전시에도 빛은 중요한 요소인가?
나의 작업에서 빛은 언제나 중요한 매개체이다. 특히나 이번 전시는 더욱 그러했다. 시작 단계부터 빛이 지닌 컬러를 활용하여 전시 콘셉트를 디자인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컬러가 지닌 매우 특별한 깊이를 담아낼 수 있었다. 컬러는 살아 움직이며 전시 공간에 스며들어 감동과 경험을 풍부히 선사한다. 우리는 조명 디자이너 움베르토 비타 핀치(Umberto Vita Finzi)와 협업하였고,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내가 빛을 상상하면, 움베르토는 그 상상을 현실에서 결과물로 구현해냈다. 서울에서 열린 전시 공간의 벽에는 그레이와 다크 그레이가 적용되었다. 또 다른 컬러들이 투사되어 이 두 가지 컬러를 만나면 매우 특별하고 고유한 컬러를 연출하게 된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바탕으로 한국 문화를 반영하려고 애썼다. 지역 문화를 향한 존중을 담고 싶었다.
이번 전시는 시간, 자연, 사랑이라는 주제로 연출됐다. 각 단어가 당신에게 지니는 의미는?
시간, 자연, 사랑은 모든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보편적인 개념이다. 큐레이터인 알바 카펠리에리가 적용한 방식은 매우 흥미로웠다. 이 세 가지 주제는 나를 포함한 모든 이가 마주하는 삶의 대부분의 순간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전시 디자인에서, 알바 카펠리에리의 큐레이팅으로 연출된 세 개의 공간은 경험의 흐름을 구성하고 부분을 구분 짓는 경계의 형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간(TIME) 공간에서, 벽들은 서로 물결을 이루고 컬러는 옅어졌다가 짙어지며 마치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미로처럼 연출했다. 어떤 측면에서 이 공간은 시간의 왜곡을 표현하기도 하고, 정처없이 거닐게 하여 시간의 망각으로 이끌기도 한다. 자연(NATURE) 공간은 타원 형태로 디자인했다. 각 공간은 자연의 주제를 구성하고 있는 플로라, 파우나, 보타니카를 충실하게 구현했고, 자연사박물관처럼 카테고리마다 고유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다음으로 사랑(LOVE) 공간이 이어진다. 사랑의 주제는 이번 전시의 중심을 이루며 전시 공간의 중앙에 위치한 광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랑 공간은 중심적인 위치에서 다른 모든 주제에 연결되는 축과 같은 존재다. 디스플레이 케이스는 주얼리가 마운트에 배치된 것처럼 벽에 내장되어 설치되었다. 이 공간의 중앙에 달린 샹들리에는 보는 각도와 채광에 따라 다채로운 컬러를 펼쳐내는 색종이 조각의 의미를 지닌 ‘다이크로익 컨페티(Dichroic Confetti)’로 구현되어 특별한 조명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 샹들리에는 전시 작품을 감동적으로 감상하도록 관람객의 시선을 이끌 것이다.

반클리프 아펠 의 역사가 시작된 파리 방돔 광장의 부티크.
이전의 반클리프 아펠 전시는 각 도시마다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당신에게 서울은 어떤 이미지인가?
서울은 풍부한 역사와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현대적인 도시다. 이런 요소들이 공존하여 고유한 조합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시 디자인에는 한국의 산과 들, 녹색으로 둘러싸인 도시인 서울, 해조류가 자라나는 바다에서 일렁이는 빛의 색상, 청자의 전통, 그리고 앞서 말한 만화와 같은 현대적인 영향이 오롯이 반영되었다.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나?
호기심, 인식, 감성! 나는 늘 고객과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 고객의 대상은 보통은 사람이지만 이번에는 주얼리 작품도 포함된다. 이런 사랑의 과정은 프로젝트에서 다채롭게 진행되는 부분을 모두 귀 기울여 듣고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는 아이디어를 서로 나누고 새로운 방향을 향해 추진할 때 가장 행복하다. 디자인을 구현하는 단계는 나와 개인적으로 맺어나가는 관계이기도 하고 ‘일’이 아닌 내 삶에 포함된 한 부분이기도 하다.
가장 좋아하는 컬러와 소재가 있다면?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 하나만 선택하려니 어렵다. 컬러와 소재는 그 자체로 각각 독립적이라기보다는 함께 어우러지며 존재한다. 컬러와 소재는 상황을 바라보는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사랑(LOVE) 샹들리에 제작에 사용된 하이테크 분위기의 다이크로익 아크릴(Dichroic Acrylic)을 좋아하게 되었다. 물론 청자도 무척이나 좋아한다! 아마도 이 두 가지 컬러가 어우러진 소재들은 서로 정반대에 가까운 각자의 개성을 갖고 있지만, 서울에서 열리는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 전시의 의미를 가장 충실히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Van Cleef & Arpels: Time, Nature, Love)» 전시는 디뮤지엄(D Museum)에서 2023년 11월 18일부터 2024년 4월 14일까지 열린다.
김민정은 프리랜스 에디터다. 패션 산업과 예술의 폭발적인 화학작용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
Credit
- 글/ 김민정
- 사진/ ⓒ 반클리프 아펠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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