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드레스는 We11done. 스타킹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백예린 선배님 음악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요즘은 ‘0310’ 자주 들어요. 보통 스케줄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이어폰으로 듣는데 선배님 음색 때문인지 마음이 한결 편안해져요.
전 리즈 씨 음색도 좋아해요. 촉감으로 따지면 말랑말랑한 밀가루 반죽 같은 느낌이랄까요? 목소리에 대한 칭찬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은 말이 있어요?
저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목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것 같다”, “구름 위를 떠다니는 기분이다” 같은 감사한 표현이 많았어요. 아, 노래를 통해서 감정을 전달받았다는 말이 가장 기뻤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함께 자랐다죠. 한글을 노래로 배울 정도였다면서요?
한글을 배울 때 ‘아야어여오요우유!’ 이렇게 노래로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흥얼거리며 외우곤 했어요. 일반 동요도 엄마가 세 번 정도 불러주면 바로 외워서 따라 불렀다고 해요. 그때부터 음악이 좋았나 봐요.
아이브의 정규 1집 앨범 〈I’ve IVE〉가 발매되고 한 달 정도 시간이 흘렀어요. 그동안 음악적으로 자축할 만한 성과도 많았고요. 이번 활동을 통해 얼마나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활동을 하면서 자신감이 쫌 올라왔어요. ‘I AM’이라는 곡을 처음 받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과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어요. 제 진심이 통했는지 팬분들도 좋아해주시니까 아, 열심히 한 만큼 돌아오는구나 뿌듯했어요. 무엇보다 라이브에 대해 칭찬받은 게 큰 것 같아요. 요즘 가장 예민한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 잘해낸 것 같아서 행복해요.
니트 베스트는 Vocavaca.장미 장식 니트 초커는 Youhee.
무대 아닌 자체 콘텐츠만 봐도 그렇더라고요. 데뷔 초에는 수줍음이 컸다면 지금은 확실히 명랑 쾌활해요. 계기가 있나요?
네! 자체 콘텐츠에서 귀신의 집을 갔는데 거기서 가짜 귀신을 봤거든요. 너무 놀라서 꺄아아아아아! 소리를 엄청 질렀는데 촬영이 끝나고 다들 저보고 “이야, 오늘 리즈가 캐리했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때부터 “어? 나 예능적인가?”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날 가짜 귀신을 본 이후로 낯 가리는 것도 조금 없어졌어요. 지금은 한 50% 정도만 낯을 가려요!
이번 앨범에서 본인이 가장 아끼는 곡은 어떤 건가요?
‘I AM’요. 데모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었어요. 듣자마자 제가 잘 부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이 바로 들었어요. 벅차오르는 느낌도 좋고요.
저도 ‘I AM’이 가장 좋아요. 아이브 팬은 ‘Kitsch’파와 ‘I AM’파로 나뉜다고 하던데요?
‘Kitsch’는 요즘 MZ세대가 특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 저도 MZ이긴 한데. (웃음)
‘I AM’ 가사 중에서 닮고 싶다고 생각하는 한 구절이 있나요?
“길을 잃어도 차라리 날아올라/ 그럼 네가 지나가는 대로 길이거든”.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나는 나의 생각대로 내 뜻을 펼치겠다고 말하는 부분이 좋아요. 아이브의 콘셉트와도 잘 맞고 제가 추구하는 바이기도 해요.
좌우명이 ‘휩쓸리지 말자’라죠? 워낙 잘 휩쓸려서 그런 좌우명을 정했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그런데 좌우명은 정했는데 쉽게 안 바뀌어요. 여전히 누가 ‘리즈는 금발이 예쁘다’고 하면 금발해야할 것 같고 ‘흑발이 예쁘다’고 하면 흑발해야할 것 같아요. 저만의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주관대로 밀고 나가는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음악은 절대 휩쓸리지 않아요. 8개의 타이틀 후보곡 중에서 ‘I AM’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강력 어필한 것도 저였어요. 음악에서 만큼은 제가 원하는 걸 하는 편이에요. 최근엔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어서 MR도 따로 만들고 열심히 녹음하고 있어요. 누구의 간섭 없이 제 힘으로요. 조만간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개할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슬리브리스 톱은 Ych.
롱 슬리브리스 드레스는 Jil Sander. 볼캡,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Kitsch’의 가사처럼, 매일 리즈의 알고리즘에 뜨는 건 뭔가요?
귀여운 동물 영상 보는 걸 진짜 좋아해요. 요즘 제 알고리즘은 온통 푸바오와 길냥이 그리고 아이브예요. 보실래요?
그런데 휴대폰 배경 화면이 본인 사진이 아니네요?
저희 팀 막내 이서예요. 이서가 이렇게 설정해놓고 도망갔는데 바꾸면 삐칠 것 같아서 아직 못 바꾸고 있어요.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도 멤버들과 단체 생활을 하고 있잖아요. 아이브 멤버 중에서 공감 능력이 가장 높은 멤버예요. 타인의 감정을 너무 잘 읽어서 피곤할 때는 없나요?
나중에 제가 “그때 그러지 않았어?”라고 물어보면 기억 못하고 “그랬나?”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제가 생각보다 다른 사람을 신경 쓰는 편인가 봐요. 그래서 자꾸 집순이가 되는지도 모르겠어요. 침대에 누워서 혼자 휴식해야 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해요.
데님 베스트는 Eenk. 팬츠는 Tod’s. 안경은 Viewmap. 목걸이는 & Other Stories. 화이트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셔츠, 카디건은 Prada.
올해로 고대하던 스무 살이 되었죠. 어떤 기분이에요?
기대했는데 아직 만 19세라서 크게 달라진 게 없어요. 입국할 때 저도 자동출입국심사 코너에서 얼굴로 슉 통과하고 싶은데 미성년자라서 못 해요.
작년 한 인터뷰에서 19살의 목표가 “10대 때 즐길 수 있는 것을 즐기는 것”이라고 했어요. 목표 달성했나요?
어른들이 20살이 되면 네가 네 몫을 알아서 잘 챙겨야 된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10대 때는 그냥 마음 편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마음 편히 잘 살았죠.
그러다가 “20살이 되면 어른처럼 있을 예정이다”라고도 했고요.
아이쿠 못 지켰네요. 저는 제가 가짜 귀신 보고 그렇게 놀랄 줄 몰랐거든요. 얌전하고 성숙한 사람이 될 줄 알았어요. 제 예상과는 너무 다르네요. 앞으로 정신적으로 더 성장하고 싶어요. 내년에는 한번 어른처럼 있어볼까요?
아이브의 리즈로서 아직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 많죠?
활동 기간이 짧았잖아요. 보여준 건 아직 30% 정도? 다이브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직 70%나 남았어요.
초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싶다”고 말한 적 있죠. 딱 한 번, 본인의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어떤 순간을 보고 싶어요?
저의 30대요. 30대를 보면 20대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하잖아요. 음악을 하고 있을 것 같긴 한데 어떤 식으로 하고 있을지 궁금해요.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요? 저는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겠죠?
스트라이프 세트업, 귀고리는 Acne Studios. 블록 힐 뮬은 Jil Sa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