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야채로 코스요리를 선보이는 미쉐린 레스토랑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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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야채로 코스요리를 선보이는 미쉐린 레스토랑

친환경적 미식 경험을 제안하는 '기가스'의 정하완 셰프와 나눈 이야기

BAZAAR BY BAZAAR 2023.01.04
와니농장에서 재배한 각종 뿌리채소.

와니농장에서 재배한 각종 뿌리채소.

자연 음식이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트리고 싶다. 자연 음식 또한 ‘쾌락’으로 다가설 수가 있다. 맛을 우선적으로 하면 지속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따른다. 식재료에 신경을 쓰는 건 환경을 위해서도 있지만 결국에는 맛을 위해서다. 
 
서해 관자, 귤 사바용, 귤, 귤 마멀레이드, 소렐 크림, 소렐, 사랑초, 올리브오일.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와니농장.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와니농장.기가스 정하완 셰프.강남 도산대로에 위치한 기가스 레스토랑에 한 벽면을 차지한 식재료.
‘팜 투 테이블’, 즉 농장에서 기른 농작물을 식탁에 올리는 콘셉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
미국과 유럽에서 팜 투 테이블은 보편화된 개념이다. 미쉐린 3스타 ‘라비에’를 비롯해 10여 년간 유럽 곳곳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자연스럽게 유기농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유럽 미쉐린 스타의 스탠더드는 신선한 해산물과 육류, 그리고 최상급 야채다. 채소를 비닐하우스에서 키우면 수급은 안정적일 테지만 맛이 떨어진다. 밭에서 키우면 각각의 채소가 가진 맛의 특성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다.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부모님 집 마당은 3대째 가족의 텃밭으로 이용됐는데 레스토랑 오픈 전 농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름하여 ‘와니농장’. 매주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야채로 현재 서울 강남에 위치한 기가스에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지중해 지역 옛 레시피를 토대로 요리를 선보인다.
팜 투 테이블 음식하기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가장 돋보이게 한달까. 그리스, 스페인,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중해식 요리가 있지만, 중요한 건 당근은 당근 맛이 나고, 상추는 상추 맛이 나야 한다는 것이다. 요리 형식만 차용했을 뿐 우리만의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메뉴가 주기적으로 바뀐다.
날씨가 농작물한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5월 1일부터 15일까지는 ‘팥기와 눈물콩’을 테마로 콩 요리를 주로 선보였지만, 겨울인 지금은 뿌리채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주로 한국 지역 특성에 맞는 농식물 위주로 키운다. 동시에 플레이팅에 임팩트를 주는 것도 중요 고려 대상이다. 이를테면 소렐처럼 특이한 향이 나는 야채도 키운다. 식재료가 갖고 있는 특성들을 최대한 파악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점이 ‘농장’이 셰프한테 가져다주는 큰 매력이자 장점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근래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레스토랑에서는 특히나 불가피한 문제다. 팜 투 테이블이 구체적으로 문제해결에 어떻게 도움을 주나?
납품받은 식재료를 사용하면 어쩔 수 없이 쓰레기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하지만 우리는 농장에서 일주일 동안 사용할 재료만 재배해서 사용한다. 먹지 못하는 부분들은 즉석에서 퇴비로 묻어버린다. 또한, 기가스는 코스 요리라는 특성상 음식량이 적다. 하루에 15명만 예약받는데, 인원수에 맞춰서 식재료를 준비해간다. 손님들이 남긴 하루 음식물 배출량은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 봉투 하나, 식당 전체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일주일치가 김치통 박스 하나일 정도로 배출량이 적다.
그렇다면 레스토랑 내에서는 또 어떤 지속가능성을 선보이나?
플라스틱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채소는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필요하니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산소는 끌어들이는, ‘데미마이어’라는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직구해서 사용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아예 쓰지 않기는 힘드니 현명한 방법으로 소비하고자 한다.
미쉐린 그린스타를 수상했다. 지속가능한 미식을 위한 앞으로의 방향성은 어떤가?
자연 음식이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트리고 싶다. 자연 음식 또한 ‘쾌락’으로 다가설 수가 있다. 맛을 우선적으로하면 지속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따른다. 식재료에 신경을 쓰는 건 환경을 위해서도 있지만 결국에는 맛을 위해서다. 야채를 쓴다고 무조건적으로 ‘친환경’, 또는 ‘지속가능’일 수는 없다. 주어진 선에서 환경을 해치지 않으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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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어시스턴트 에디터/ 백세리
    사진/ 양성모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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