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바깥생활 vol.48 늦가을 단풍놀이 케이블카 위에서 즐기는 가을 파노라마
땅끝마을 해남의
두륜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단풍이 머무는 곳으로 11월 둘째 주인 오는 주말까지 절경은 계속된다. 해발 700m의 두륜산에서 난대림과 온대림, 단풍 숲길과 계곡 물길 등 다채로운 식생 변화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등산객 대부분은 천년고찰 대흥사에서 북미륵암 코스로 정상을 조망하고 능선길을 따라 두륜봉을 거쳐 대흥사로 다시 돌아온다. 정상까지 가지 않고 고찰 입구의 '십리숲길'만 걷더라도 늦가을 단풍을 즐기기에 손색없다.
널찍한 주차장까지 올라가 산행을 시작해도 좋지만, 더욱 호젓하게 단풍길을 느끼고 싶다면 매표소에서 시작하는
‘걸어서 가는 길’을 추천한다. 두륜산의 단풍 절경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 관광객이 몰리는 오전 시간에 간다면 1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하지만, 발아래 펼쳐지는 단풍 숲 파노라마는 그만큼의 기다릴 가치가 충분해 보인다. 두륜산 케이블카는 대흥사에서 고산 윤선도의 녹우당,우항리 공룡화석지, 우수영 명랑대첩지, 땅끝마을로 이어진다.
두륜산 케이블카 / 9am~5pm, 왕복 13,000원(성인) /
haenamcablecar.com 가을 새벽의 경이로운 빛깔
우리나라에서 가장 붉은 단풍을 자랑하는 내장산 단풍 (c) 국립공원공단
가을이 올 때마다 SNS에 해시태그로 ‘#내장산’을 검색한다. 단풍으로 이미 유명한 설악산, 가야산, 지리산 등은 언제나 인기 폭발이고, 내장산은 산을 오르는 이보다 단풍놀이하러 몰리는 하이커들이 더 많다.산이 지닌 고유한 풍경이 제각각일 테지만, 개인적으로 내장산의 새벽 단풍의 감동을 잊은 적 없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 시간이 긴 덕에 내장산은 그 어느 명산보다 선명한 단풍빛을 낸다. 내장사 일주문에서 바라본 단풍숲길 (c)국립공원공단
일주문에서 내장사까지 108그루의 새빨간 애기단풍 터널과 길을 걷는 내내 들리는 원적계곡의 청량한 물소리, 새벽빛 떨어지는 검은 바위 속 이끼 숲은 매 순간 감각을 깨우고 창조적인 생명력이 넘친다. 30분가량 단풍길을 걸어가면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우화정 연못의 경이로운 빛깔에 취하게 될 것.
내장산에 가려면 최근 이미지 검색으로 단풍의 절정을 확인하는 동시에, 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오전 시간대를 피해야 한다. 근처 숙소에서 1박을 하고 새벽 5시경부터 내장사 숲길을 걸어보기를 추천한다.단순히 단풍놀이가 목적이라면 굳이 능선을 따라 등산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적벽에 각인된 돌단풍을 따라
폭 1.5m의 벼랑길을 총연장 3.6km 걷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현재 가장 아찔하고 힙한 잔도 길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한탄강을 가파른 절벽을 따라 허공 사이에 난 잔도를 걸으며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 용암이 굳은 현무암 기둥의 절리와 깊은 협곡의 비범한 경치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웅장하고 종종 기이해 보이기까지 한다. 출발지는 순담매표소, 드르니매표소 두 곳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우측 통행을 하고 있어 순담(상류)에서 출발해야 한탄강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안전한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가 육중한 한탄강 절경을 끌어들이는 전망대, 허공에 조성한 스카이웨이 등에 잠시 머물며 협곡의 환상적인 가을 풍경을 경험해보자.
돌 단풍이 절리에 붉은 암석처럼 빼곡하게 박혀 있고, 수직 아래로 뻗은 한탄강은 세찬 소리로 발끝을 휘몰아간다. 3.6km의 잔도길 위에서 한탄강의 비경을 경험해보자 (c)철원군
한탄강 주상절리길 순담매표소 / 9am~6pm(4pm 입장 마감), 10,000원(성인, 5,000원은 지역상품권으로 다시 돌려준다)